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66) /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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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66) /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
  • 정명재
  • 승인 2023.12.0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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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다사다난했던 올해도 어느 덧 12월의 달력만 남겨두고 있다. 세상은 더 없이 어지럽게 흔들리는 요즈음이다. 연말의 정취와 새해에 대한 희망을 품는 것이 아득히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연초에 결심한 많은 계획과 목표를 적은 수첩을 꺼내는 것은 때론 고통스러운 일과가 된다. 핑계를 찾아 이루지 못한 일들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아도 뚜렷한 답을 찾기는 어렵다. 게으름일 수도 있고, 괜한 상념에 사로잡혀 일을 미룬 적도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워 자숙의 시간을 가져 보지만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시 시간이 주어진다면 지금보다는 나은 선택과 행동을 하기를 바라본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에는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조금 더 현명해지고, 조금 더 차분해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반복되는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덜 갖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지난 시간 아쉬움보다 아직 남은 한 달에 감사하며 지내보자.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반성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시간. 나만을 생각했던 이기심에서 우리를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 버릴 것에 미련을 두지 말고 비움으로써 자유로울 수 있는 기간이다. 보내는 것과 맞이하는 설렘이 교차하는 때이다.
 

수험생들과 지낸 지 참 오랜 시간이 흘렀다. 어려서는 좋은 대학의 꿈을, 조금 나이 들어서는 좋은 직장의 꿈을 그리고 세월이 한참 지나서는 좋은 자격증의 꿈을 갖는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수험생들과 보낸 시간이 많았다. 수험생이 된다는 것은 때로는 몇 개월인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몇 년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우리가 어려서 꿈을 꾼 시작은 막연한 기대에서 시작되었다. 그러고 나서 어른이 되어 보면, 그때의 선택에 따라 시작된 그대로의 삶의 궤적을 따라갈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가본 적 없는 인생길을 향해 걸어가는 수험생들과 동행하는 삶을 선택한 건 오롯이 나의 결정이었다.

어머니의 수술로 인해 새벽에 들어갔다 일이 밀려 아침 일찍 서재로 나온 하루다. 잠시 쪽잠을 청하여 피로를 풀고 다시 일에 몰두해 본다. 작은 사무실에 나만의 책상과 독서등 그리고 스피커에서 울리는 작은 피아노 음악을 벗 삼아 보낸다. 책 작업은 때론 고통스러운 일임이 분명하다. 몇 달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들여야 한 권의 책이 나온다. 누군가가 나의 책으로 공부하여 합격을 도모할 것이기에 신경 쓸 것들이 참 많다. 시험문제의 출처에 대한 자료와 논문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원고를 작성하기에 눈 건강도 좋지 않아지고 오타 등의 실수 또한 일어나게 된다. 그래도 책이 출간되고 수험생의 응원 섞인 글들이 올라오면 힘이 생긴다. 수험생이 보는 수험서를 집필하지만 독자가 찾는 책을 쓰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시험을 보는 일이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기에 나침판이 되고 등대의 역할이 되길 소망하며 원고를 썼다. 독자들은 알아야 한다. 어떤 수험교재도 완벽한 수험서는 없다는 것을. 다만 도움이 될 부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이 정도에서 만족하고 부족한 부분은 열심히 찾아 자신에게 완벽한 책으로 보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수험생들 중에는 욕심이 많은 경우가 있다. 처음부터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번 떨어진 경험을 곱씹으며 지난 실패를 잊지 못해 절치부심하는 경우인데 마음의 평정을 잃기 쉽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인내와 고통 그리고 땀과 눈물을 바쳐야 한다. 거저 얻는 건 없었다. 건강은 몸을 단련해야 얻을 수 있고 행복은 마음을 단련해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시험에서 합격의 당락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을 다 잘하면서 공부도, 시험공부도 잘하려고 하면 힘들다. 때로는 우선순위를 따져 포기할 것과 양보할 것을 따져보아야 한다. 인생은 선택의 순간에 늘 직면하게 되고 그 선택은 항상 옳은 것도 아니고 또 항상 틀린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 순간에는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할 뿐이다. 돌이켜 보면서 그때의 선택을 아쉬워할 것이지만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지금 알 수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시간이 흘러 알게 되는 경험의 지혜와 세월이 건네주는 연륜의 가치는 언제나 조금 아쉽게 더디 찾아온다. 때가 되면 피는 꽃 한 송이가 아무런 노력 없이 그냥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될 때, 우리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그 시간의 무한한 노력을 알게 된다.

시험이란 것이 합격한 누군가가 있으면 떨어지는 누군가도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나보다 공부량이 많고 적고를 따지고, 시험운이 있고 없고를 따지며, 경쟁자로만 바라보는 경우이다. 사실, 시험에서의 경쟁은 남들과 합격을 다투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란 걸 알게 될 때가 온다. 각자의 상황이 다르고, 각자의 학습능력이 다르며 시험이 임박했을 때 처한 환경이 다르다. 이것을 인정할 때 시험에 대한 진정한 통찰력이 생긴다. 모두 다른 환경에 처한 상황이기에 누가 더 유리하고 불리하고를 따져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해 낼 때, 우리는 아낌없이 그 성공을 인정하고 축하하는 넓은 안목을 가져야 한다. 누군가의 성공에는 그만큼의 성공 요인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나보다 못한 누군가가 무엇을 이룬 것이 아니라 나보다 못한 누군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이룬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계절은 한겨울의 중심으로 향하고 있다. 매서운 바람과 추위가 몰려올 것이지만 내면의 강인함을 기르고 각자가 꿈꾸고 누리려 했던 세상으로 한 발씩 다가가길 소망해 본다.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거창한 꿈이란 없다.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후회를 줄일 수 있으며,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돕는다. 공부란 것이 반복의 노력이고 연습만이 완벽을 만드는 법이다. 처음에는 어렵고 낯선 지식과 개념도 자주 보고 읽다 보면 차츰 내 것이 된다. 경쟁은 남들과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와 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경쟁자를 두려워 말고, 외부의 환경에 좌우되지 말며, 자신의 내면에 싹트는 나태와 무지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살다 보면 힘든 날이 다가오는 법이다. 그리고 그 고통스러운 시간에 인내하고 참아내며 이겨내야 할 시간들이 찾아온다. 나약한 자는 세상을 탓하고 환경을 원망하며 주변의 도움 없음으로 힘들다고 외친다. 평범한 자는 묵묵히 자신의 시간을 받아들이고 원망하지 않으며 현재를 살아간다. 그리고 지혜로운 자는 힘든 날을 축복으로 여기며 인내와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2024년 시험 일정에 대한 사전공고가 발표되고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정을 쳐다보며 지난 실패를 거울삼아 내년을 기약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시간에 대한 반성은 아쉬움에서 멈추지 말고 현실적이고 냉철한 자기 분석이 필요할 때이다. 지난 시간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면 개선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수험생이 되어 합격을 하고자 하는 이유가 단지 개인의 행복과 명예를 위한 것이 아닌 사랑하는 가족과 지켜야 할 약속으로 이어져 꼭 이루어지기를 함께 소망해 본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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