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중국이 약화하는 것은 좋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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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중국이 약화하는 것은 좋은 것인가?
  • 신희섭
  • 승인 2023.12.01 10: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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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최근 중국이 위기라는 주장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국 약화론 혹은 중국 위기론은 5가지 경제적 문제가 있다고 한다. 첫째, 소비 분야 냉각, 둘째, 중국 지방 정부의 부채와 부동산 문제, 셋째, 청년실업 문제와 인구 고령화 문제, 넷째, 미국의 공급망 통제와 수출 제동, 다섯째, 빠져나가는 해외투자.

반면 중국 약화론 혹은 중국 위기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경제가 사회주의운영방식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국가 기준으로 볼 때 위기지 실제 그리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령 지방 정부 부채는 중앙정부가 어느 날 부채 탕감을 발표하면 끝이 난다.

중국이 정말 약화하고 있는지는 단기적 관점에서 예단하기 어렵다. 평가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 중앙정부의 위기 타개책이 먹히는지를 파악해 봐야 한다.

중국이 약화하거나 심각한 위기를 맞는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이것은 우리에게 좋은 것일까?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높은 상황에서 중국 약화론이나 중국 위기론은 좀 편하게 소비된다. “그래? 잘됐네”라고 받아들여지거나 “그거 쌤통이다”도 나온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고려해 볼 것이 있다. 중국 약화가 감정적 혹은 이념적 차원을 넘어서도 좋은 것일까? 이 질문에 두 가지 도구를 사용해서 비판적인 차원에서 살펴본다. 첫째, 구조적 측면이고 둘째, 합리적 관점이다.

먼저 국제관계라는 구조적 차원에서 보자. 현재 미국 패권체제에서 중국의 국력 약화는 미국의 상대적 국력 증강을 의미한다. 패권이론가들은 패권국과 도전국의 국력 차이가 벌어질수록 전쟁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중국 국력 약화는 전쟁이 발발할 확률을 낮춘다.

하지만 세력균형이론가들은 생각이 다르다. 중국의 견제 가능성이 패권 국가 미국의 독주나 자의적인 대외정책을 막을 수 있다. 민주주의 국가지만 패권이면 미국은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 힘을 통한 견제만이 해법이다.

또 다른 시각이 최근에 제기되었다. 터프츠 대학의 마이클 베클리 교수는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에서 성장하는 중국보다는 성장세가 꺾인 중국이 위험하다고 말한다. 성장하던 강대국이 성장이 정체되거나 성장이 끝나고 몰락하기 시작하면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성장세에 있을 때는 계속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더 성장하고 싶지만 안될 때 그때 강대국은 쇠퇴라는 절벽에 몰리게 된다. 경제위기의 불안감과 다른 국가들이 자신을 포위할 것이라는 공포심이 작동해서 무리수를 두게 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성장할 때 자신감과 우월감이 꺾이고 두려움과 열등감이 작동해 전쟁까지 불사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는 지난 150년간의 사례들을 동원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중에서도 1차 대전 시기 독일 사례와 태평양전쟁의 일본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도 있다.

안보 차원에서 위의 3가지 논리들은 모두 일정한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나라 지도자와 지도부가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처하는지에 따라 미래 역사는 결정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의 힘 약화를 그저 적대감만을 가지고 연예 뉴스 보듯이 볼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두 번째 경제적 차원에서 합리적 평가도 필요하다. 한국은 1992년 중국과 수교했고, 2004년부터는 중국이 한국 수출의 1위가 되었으며 지금까지 1위 무역 국가다. 수출과 수입에서 각각 20%대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다른 말로 하면 중국과 교역으로 먹고사는 기업과 경제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중국 경제위기는 자신들의 경제위기다. 실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빨간불이다. 늘 흑자를 보던 구조가 옛날 일이 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탈동조화를 하건 디리스킹을 하건, 미시적으로 한국은 고통을 받는다. 게다가 과거 중국이 저숙련 제조업을,

한국이 고숙련제조업으로 분업화된 구조가 중국의 제조업 발전으로 상호경쟁하는 구조가 되었다. 미국이 탈동조화를 안 해도 한국의 대중국 수출 흑자가 어렵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높은 상호의존 상황에서 변화에 적응하려면 한국경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한국경제가 수출경제고 대중국수출입이 1위인 상황에서 한국도 자동차 쇼바(쇼크 업소버)처럼 충격 완충장치가 있어야 한다. 과속방지턱 넘다 차가 부서질 판이다.

중국의 국력이 강화되는 것도 꼴 보기 싫지만, 너무 한 번에 약화하는 것도 우리에게 부담이다. 참 어쩌란 말인가!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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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덕 2023-12-01 15:44:44
지방정부 부채를 중앙정부가 탕감하면 그만이다?...부채는 그대로 중앙정부로 넘어갈뿐 사라지지 않습니다 6조억 달러 정도인데 중국 정부의 1년 예산이 1~2조 달러 정도인데 중앙정부가 탕감한다고? 빌려준 은행은 어디서 돈이 떨어짐니까?... 이런글이 혹세무민하는 글이라 봅니다 부채는 탕감을하던 없다고하던사라지지않습니다 탕감하면 중국인민이 갚아야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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