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65) / 늦깎이 수험생
상태바
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65) / 늦깎이 수험생
  • 정명재
  • 승인 2023.11.24 17:5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가을은 사색의 시간이다.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계절은 시간의 흐름 속에 그 자리를 찾아가고 우리도 조금씩 나이가 들어간다. 낙엽이 떨어져 길가에 흩날리는 그들도 한 때는 푸르른 생명을 자랑하는 젊음이었다. 시간의 섭리에 맞춰 몸을 낮추고 그 온기를 다한 낙엽 하나를 주워본다. 시간의 아침은 하늘에서 시작되지만 마음의 아침은 우리의 내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수험생이 된 시기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소중한 시간이 된다.
 

인생은 어느 순간이건 소중하다. 수험생의 시간도 아름다운 인생의 한 때이다. 추억의 책장 한 페이지로 남을 이 시기를 애써 고통스럽고 힘겨운 치부로 여겨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는 경우가 있다. 오랫동안 공부하여 합격에 이른 수험생들은 생각보다 많다. 오래 공부하였다는 것이 결코 실패한 인생은 아니다. 수험생활을 빨리 끝내고 빨리 다른 인생으로 넘어가면 부러울 게 없어 보이지만 그곳에 도달하여도 또 다른 시험과 시련은 기다리기 마련이다. 공부하는 동안의 그 시간도 나의 인생이고 공부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그 마음도 내 것이다. 뚜렷한 목표가 있고 그 과정을 스스로 지켜보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순간이 온다면 올바른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합격의 선후에 자신의 인생을 저울질 하지 말 것이며, 다른 사람의 인생 역시 저울질 하지 말자.

내가 만난 수험생들은 나에게는 스승이다. 스쳐가듯 지나치는 행인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 중에 서로가 인연이 되어 만났으니 그러하다. 65세 이상의 수험생도 많다. 그들은 나이가 들었을 뿐 청춘들과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인내심과 배려로 세상을 대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자격증을 새롭게 공부하기 위해 나를 만났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것을 ‘초고령사회’라고 하는데 2025년에 대한민국은 이 단계에 진입한다. 60세가 되면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이보다 훨씬 앞서 퇴직을 하는 실정이다. 퇴직 후 삶을 걱정하는 것은 공무원이나 군인도 예외가 아니다. 퇴직 후 삶의 불안감은 경제적 걱정과 더불어 남은 시간을 무엇을 하며 보내야 하는가이다. 자신만의 특화된 기술이나 영역을 확보하지 못한 채 수동적인 삶에만 익숙한 이들에게는 은퇴 후의 삶은 지옥으로 변할 수 있다. 그 많던 지인들은 하나 둘 멀어지고 실세가 없는 신세가 되면 사람들은 떠난다. ‘은퇴 후 파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비율은 세계 1위로 두 명 중 한 명은 빈곤층(중위소득 50% 이하)에 속한다. 전 세계에 유례없는 빠른 비율이다.

세상은 이다지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 은퇴 후에도 늦깎이 수험생으로 안간힘을 쓴다. 공부를 하는 그들의 자세는 겸손했다. 살아온 연륜이 가르치는 지혜를 담고 있어 실패하는 것에 두려움이 적었다. 실패를 통한 성공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란 것을 아는 것이다. 쉽게 온 것은 쉽게 사라지며, 쉽게 얻은 기쁨은 빨리 사라지는 법이다. 고통스럽지만 이를 견디고 얻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아야 한다. 그렇게 수험생인 그들에게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치열한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목표를 두고 서로에게 온정을 느낄 사이가 강사와 수험생의 관계일 것이다. 나는 그동안 많은 시험을 치르며 수험생의 삶을 살아왔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강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시험공부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즉답을 할 수도 있다. 시험공부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듯 공부하는 그 시간을 소중히 그리고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시험공부를 하면서 인생을 배울 시간이 있을 것이며, 고독하고 적막한 순간순간에도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귀한 시간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원하던 것을 얻을 때가 오면, 한 계단 성숙한 인간으로 변모하였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는 소소한 모든 것들은 소중한 것이다. 힘든 시간과 아름다운 시간이 함께 어우러져 인생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저마다 꿈을 안고 살아가지만 각자에게 맞는 꿈과 희망을 찾으려 노력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존재들이다. ‘왜 사냐고 묻거든 그냥 웃지요’ 라고 말한 유명한 시 구절은 나이가 들수록 그 가치와 멋을 더한다. 지금 곁에 있는 그들과 함께 희망을 노래하고 웃음을 선사하며 행복을 찾아보자. 공부하는 것이 그 행복으로 가는 관문이 된다면 기꺼이 수험생들과 함께 안내자로서의 삶을 살고 싶다. 책 한 권을 쓰고 교재의 강의를 마치면 강사로서의 나의 역할과 책의 소명은 다한다.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열정 그리고 에너지를 집중한다. 그리고 강의를 통해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나면 조금은 헛헛한 감정마저 생길 때가 있다. 아마 시험공부를 마치고 원하던 합격을 하고 나서도 비슷한 감정이 들 수 있다. 나무의 나이테로 그 수명과 생의 여정을 알 수 있듯이 손때 묻은 수험서와 필기도구, 노트를 바라보며 그간의 땀과 열정을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다.

늦깎이 수험생 한 분은 매일 도서관에서 그리고 강의실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쓰고 있다. 시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그들은 나에게 시간의 소중함을 가르치며 기회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지식은 책에서 배우고 지혜는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오늘 1분을 비웃는 자는 내일 1초에 울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공부를 하고 있는 이 순간이 아름다운 시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지내보자. 소중한 하루가 모여 소중한 인생이 되니까.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수준 2023-11-26 07:02:56
이런 글쓸시간에 강의나 제대로 올려라

최진영 2023-11-24 18:15:11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이 글을 읽고 제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훌륭한 글 써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파이팅!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