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직 면접서 ‘女男 중 누가 채용될까요?’...인권위 “차별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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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직 면접서 ‘女男 중 누가 채용될까요?’...인권위 “차별행위”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3.11.14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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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모 도의회 사무처장에게 차별시정 권고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비서 채용 면접에서 남성 응시자에게 성별 기준으로 채용 결과를 예측하도록 질문한 것은 차별적 행위에 해당한다는 기관 권고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는 지난달 31일 채용 면접 과정에서 면접위원이 직무와 관련 없는 성차별적 질문을 하지 않도록 사례 교육을 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할 것을 A 도의회의 a 사무처장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진정인 B씨는 피진정인 a가 모집한 A 도의회 공무직원 수시채용시험 사무보조원(비서실)에 지원한 남성으로, 서류전형 합격 후 면접시험에 응시했다.

B씨는 면접위원이 “이 직무는 비서이기 때문에 뽑는다면 여성을 뽑을까요, 아니면 남성을 뽑을 것 같나요?”라고 묻자 당혹스러운 질문에 망설이다 “여성을 뽑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불쾌함을 느낀 B씨는 남성이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음에도 이러한 질문을 한 것은 남성 응시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a 사무처장은 “면접위원이 해당 질문을 한 것은 사실이나, 채용 예정 비서직 업무는 일정 관리 및 의정활동 지원, 사무보조(문서 수발, 전화 응대 등)를 하는 단순 업무로, 남성인 진정인이 이 업무에 임할 각오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자 질문하였을 뿐 성차별 의도는 없었다”며 “응시자별 득점 결과를 볼 때 해당 질문이 진정인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소위원회 위원장: 남규선 상임위원)는 “면접시험에서 남성인 진정인에게 ‘비서직 업무에 여성과 남성 중 어떤 성별이 채용될 것 같은지’를 물은 것은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비서 직종의 고용 현황을 감안할 때 남성 응시자에게 유리하지 않은 채용 결과를 전제 또는 예견하는 질문”이라며 “성별을 이유로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다른 면접위원들에게 성별에 따라 직무가 구분되어 있다는 고정관념을 전파해 남성 응시자를 합격시키는 데 부정적 시각을 갖게 할 우려가 있고, 더욱이 이러한 질문을 받은 응시자는 면접 압박감이 높아지고 자신감이 저하되어 결과적으로 채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위원회는 A가 모집한 사무보조원 채용 면접에서 성별을 기준으로 채용 결과를 예측해보도록 질문하는 것은「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서 규정하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a 사무처장에게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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