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35)-이준석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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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35)-이준석의 선택
  • 강신업
  • 승인 2023.11.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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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총선의 계절이다. 정가의 관심사는 온통 총선 공천 얘기다. 그중 이준석이 신당을 만들어서 대구로 출마한다는 얘기가 호사가의 입을 달군다. 이준석이 정말 신당을 만들지, 대구로 출마할지를 두고 저마다 여러 얘기를 내놓는다. ‘신당’과 ‘대구 출마’ 모두 필자는 이준석이 국민의힘을 향해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 일종의 블러핑을 하는 것으로 본다. 물론 블러핑이 통하지 않을 때 이준석이 신당을 만들고 대구로 출마할 수는 있을 것이다. 벼랑 끝 전술이 통하지 않을 때 방법은 벼랑으로 몸을 던지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준석은 과연 국회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4번 연속 낙선의 불명예를 안고 쓸쓸히 정치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까? 이것은 이준석이 이렇게 벼랑 끝까지 몰린 이유를 짚어보면 어렵지 않게 답이 나온다. 답은 이준석 자신의 업보 때문이다. 그는 박근혜의 탄핵으로 보수진영이 초토화되고 문재인에 의해 보수 인사가 유린당할 때, 보수를 건질 희망으로 떠오른 윤석열을 이유 없이 멸시하고 폄훼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주군인 유승민만이 대통령감이고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미망과 오기에 빠져 윤석열이 국민의힘의 대선후보가 되는 것을 방해하고 심지어 윤석열이 국민의힘의 후보가 된 뒤에도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 당 대표의 행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반동적인 짓을 일삼다가 급기야 분노한 당원들에 의해서 내쳐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도 이준석은 당 대표에서 자신이 억울하게 내쳐진 것으로 호도한다. 그는 정신세계가 독특해서 인과 관계를 ‘원인에서 도출되는 결과’가 아니라 ‘결과에서 나오는 원인’으로 도치한다. 그는 자신이 성 상납을 받고 그러한 사실이 폭로되자 여론을 호도할 목적으로 가세연 김세의 등을 고소하고 또 자신의 무고함을 뒷받침하고자 자신의 비서실장 격인 정무실장 김철근을 한밤중에 대전으로 내려보내 가짜 증거를 작출하는 행태를 보였다. 여기서 성 상납보다도 더 충격적인 것은 이준석이 이런 사실을 덮고자 무고까지 하고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그러고도 이준석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반성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억울한 피해자 흉내하고 있다.

이준석이 벼랑 끝 전술을 펴는 숨겨진 또 하나의 이유는 출구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인요한 위원장이 내미는 손을 잡고 국민의힘에 남아본들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복원하는 일은 요원하고, 잘해봤자 노원병에 공천받을 수 있을 것인데, 이것은 자칫 자신의 정치생명을 끊는 일이 된다는 것을 영악한 이준석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생리상 손해 보는 장사는 절대 안 하는 이준석은 일단 최대로 블러핑을 해서 통하면 국민의힘에 남고 통하지 않으면 신당을 꾸린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이준석의 정치는 성공할 것인가? 그렇지 못할 것이다. 이준석은 이미 밑천을 드러내고 말았다. 이준석은 당 대표를 하면서도, 그리고 12년에 가까이 정치의 중심부에 있으면서도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지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정치를 하는 이유와 정치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 적도 없다. 그에게서 거시적인 정치적 목표도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의 정치 철학이나 그가 정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도 없다. 그래서 이준석의 정치는 직업이 없는 백수가 그럴듯한 포장용으로 정치를 소비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준석이 어떠한 선택을 하든 그것은 이준석의 자유다. 분명한 것은 그가 국회의원이 되든 그렇지 않든 그는 정치권 언저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어쩌면 그는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 자체를 즐기는지도 모른다. 그의 진짜 속내는 정치인이 되어 국정을 책임지는 데서 오는 의무나 부담은 지지 않은 채 유명세를 즐기는 ‘신종정치인’으로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 이준석이 정말 정치를 하려는 뜻이 있다면, 아니 이제 본격적으로 참정치를 해볼 뜻이 있다면 이준석은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정치가 무엇인지, 정치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참 정치인의 자세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깊고 오랜 성찰을 시작해야 한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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