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규 칼럼] 5. 국정원 인재를 혁신시킬 3가지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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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규 칼럼] 5. 국정원 인재를 혁신시킬 3가지 방안
  • 민진규
  • 승인 2023.11.0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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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서 혁신을 주도해야 국정원 미션 달성 가능
수평적 인간관계 기반한 학습조직 구축하는 것이 시급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매일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사망하며 국제사회의 우려도 심상치 않다. 미국과 서유럽의 이스라엘 지지에 대항해 이란, 러시아, 중국 등이 연합하며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지 걱정이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전쟁징후를 예측하지 못한 정보기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침공 관련 정보를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전쟁 중인 상황에서 내부분란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973년 10월 전쟁 이후 오랜 긴장 관계가 지속되며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요원들이 매너리즘에 빠져 정보판단에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높다. 정보실패(intelligence failure)의 극복할 국가정보원이 인재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고려할 전략을 정리해보자.
 

▲국정원 인재를 혁신시킬 3가지 방안 [출처=iNIS]
▲국정원 인재를 혁신시킬 3가지 방안 [출처=iNIS]

조직·정보·시대의 특징을 잘 파악해 종합적인 전략 수립

2001년 9·11테러 이후 기술정보(TECHINT)보다 인간정보(HUMINT)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정보요원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다. 산업화시대에는 기계가 가장 중요한 자산(asset)이었다면 정보화시대에는 사람이 가치(value)는 창출하는 핵심 요소다. 국가정보기관 요원을 혁신할 방안을 찾기 위해 조직, 정보 시대의 특징을 살펴보자.

첫째, 국정원의 특징은 업무, 개인, 기업문화가 다른 공무원 조직과 다르다. 정보기관의 업무는 지속적인 혁신과 역량개발이 필요하지만 일반 조직은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요원의 개인적인 측면에서 보면 정보를 취급할 수 있는 DNA를 갖춘 전문가로 인정을 받고 있다.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는 비개방성을 보이며 외부 기관과 교류를 두려워한다,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정보기관의 속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고 싶지 않은 심리도 작용한다. 다양한 배경을 갖춘 이질적인 직원의 채용을 꺼리는 것도 비슷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

둘째, 정보의 특징은 비(非) 소모성, 비(非) 이전성, 누적 효과성, 무한한 가치, 비밀성 등이다. 일반인은 정보를 지식과 동일한 의미로 인식하며 특징은 유사하다. 정보기관의 지식혁신은 내용(content), 장소(place), 방법(method)을 기반으로 이론(theory)을 정립해야 성공할 수 있다.

정보는 활용해도 사라지지 않으며 타인에게 전달해도 그대로 남는다. 정보가 계속 쌓여 누적되면 가치는 더욱 올라가며 소비하는 정보소비자(consumer)에 따라 가치는 달라진다. 고급정보일수록 배타적으로 비밀성을 유지할 때 효용(utility)은 높다.

셋째, 21세기는 4차 산업혁명의 진화, 민간 기업의 기술개발 역량 향상, 기술의 평준화, 비대면 사회의 진입 등으로 20세기와 천양지차(天壤之差)가 난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3차 산업혁명이 시작돼 정보사회를 만들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기술이 융·복합되고 있다.

인터넷에 공개정보가 넘쳐나고 기업 간, 국가 간 기술격차가 사라지며 최첨단 기술마저 평준화되는 중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단순한 기술적 우위만으로 창업 허브의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다. 인터넷이 사이버 세상으로 가는 창(window)을 열었다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비대면 사회의 대문(door)을 밀었다.

종합하면 국정원의 인재를 혁신하려면 조직의 특징, 정보의 특징, 시대의 특징을 잘 파악해서 요원들이 조직을 우선하는 성숙된 마음가짐으로 상생(相生)주의를 추구해야 한다. 서구의 개인주의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이기주의자를 양산하고 집단이기주의로 변질된 상황을 타파하지 않으면 인재혁신은 불가능하다.

교류·협력 활성화해 동반 성장 가능한 환경 및 제도 구비

수십 년 동안 다양한 민족과 인종을 만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자의식이 강하고 주관적인 민족을 만난 경험은 없다. 우수 인재를 영입해 육성하려고 노력해도 평범한 둔재로 전락하는 이유다. 변화를 싫어하고 자의식에 충만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자세로 내외부 인사들과 지식을 교류하도록 해야 한다. 교학상장은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는 의미다. 정보는 형체가 없고 소비하는 사람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므로 활발한 정보 교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정 부서나 요원만이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비밀이 아니라면 가벼운 커피 타임에서부터 공식적인 세미나까지 형식을 불문하고 공유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시간과 장소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사이버 플랫폼을 구축해 활용하면 좋다. 글로벌 기업들이 애용하는 학습공동체(Community of Practice·CoP)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다음으로 선배가 후배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도제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한다. 정보전문가는 교육을 통해 육성이 가능하지만 타고난 정보 DNA를 갖춘 사람과 비교할 수는 없다. 동물적인 감각과 초인적인 업무 몰입도는 훈련으로 주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능한 선배가 책임을 지고 후배를 육성하면 승진과 보너스 등을 제공하도록 성과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부서 내부에서 선후배가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끈끈한 인간관계를 촉진하는 지름길이다. 조직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이 사장(死藏)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누적돼 무한한 가치를 창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직과 개인이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역량을 개발하겠다고 합의해야 한다. 국가정보기관은 조직 지향적인 역량을 개발하라고 재촉한다. 하지만 요원은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장 지향적인 역량에 관심을 갖는다. 국가정보기관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조직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국가정보기관 요원이 비밀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역량도 있겠지만 범용 목적에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도 적지 않을 것이다. 퇴직 이후에도 국가와 사회에 헌신하려면 시장 지향적인 역량이 필요하다. 조직에 충성하며 청춘을 불태운 직원이 두려워하지 않고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 계속 -

<strong>민진규</strong>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 교수
現 국가정보전략연구소(www.inis.kr) 소장
종로국가정보학원 국정원·대통령경호처 논술/면접/국가정보학 전임 교수
종로국가정보학원 국립외교원·외무영사직·출입국관리직 면접 전임교수
공시마 공기업 자소서/면접 전임교수
前 국방부 정보부대 정보분석관(예비역 공군 대위)
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교수(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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