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60) / 공부 방법
상태바
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60) / 공부 방법
  • 정명재
  • 승인 2023.10.20 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주말에는 어김없이 일을 한다. 이러한 생활이 반복된 지도 참 오랜 시간이 지났다. 나의 생활이 주말과 평일의 경계선이 없는 일이다 보니 모두가 기다리는 주말이란 개념이 없다. 가끔 주말이 기다려지는 생활이 그립다. 수험생과 함께 하는 일은 그들이 쉬는 날에 바빠야 했고, 수업과 수업준비에 분주하기만 했다.
 

나의 책장에는 수많은 수험서가 놓여 있다. 종류도 무척이나 다양하다. 경영학, 도시계획, 조경, 기계, 건설, 방재안전 등의 서적들이다. 8년의 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오며 어느 순간 몰입하며 공부하고 책을 써 내려갔다. 나는 어느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시험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과정으로 이 모든 순간을 이어갔다. 그리고 최근에는 산업안전지도사, 건설안전기사, 경영지도사 등의 자격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영역의 한계와 지식의 구분을 내려놓고 인문학과 기술학의 분야를 넘나드는 중이다. 예전에는 나이 어린 공무원 수험생들을 많이 대했다면, 최근에는 나이가 지긋한 수험생들을 종종 만난다. 어느 순간이고 가르치는 일은 즐겁다. 누군가를 가르치고, 누군가에게 공부방법과 합격의 기술을 전하는 일은 보람 있는 일이었다.

찬 바람이 불고 다음 해의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들을 만나는 시간이 다가온다. 늘 그래왔듯 다가올 24년의 시험들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와중에 수험생들 중에서 공부 방법을 몰라 내게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시험문제의 유형은 생각보다 다양한 것이 아니다. 응시하는 시험에서 어떤 문제가 출제되었는지를 살펴보면 앞으로 출제될 문제의 유형과 주요 빈출 주제를 알 수 있다. 수험서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로 기출문제를 반영했다는 모의고사보다는 먼저 기출문제 원문을 수록하고 해설한 교재가 있다면 이를 먼저 구입해 공부를 하자.

기출문제를 볼 때 주의할 것이 있다. 단순히 문제를 풀고 점수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기출문제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대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저 수박 겉핥기식으로 문제를 살피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문제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용어들을 익혀 출제자가 이 문제를 통해 묻고자 하는 핵심을 찾고 변형 출제되었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많은 수험생들이 문제와 정답을 외우기에 급급한 경우를 본다. 기출문제가 반복 출제되는 과목도 있지만 응용되어 출제되는 시험이라면 단순한 정답 암기법은 지양해야 한다.

나의 경우 시험공부를 시작할 때 이러한 기출문제를 가장 근본으로 삼는다. 특별히 해설이 없어도 된다. 기출문제에 대한 풀이가 부족하다면 직접 인터넷을 찾거나 법령 등을 뒤져 왜 이러한 정답이 도출되었는지를 구하라. 처음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진도가 늦게 나갈지도 모르지만 어렵게 구한 정답이나 해설은 아주 오래 기억나는 법이란 걸 알게 될 것이다. 많은 과목을 가르치는 나에게 모든 과목의 어려운 부분을 모두 기억하는지를 묻는 경우가 있다. 기억의 망각곡선처럼 나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정확도나 이해도가 떨어져 다시 한참을 들여다봐야 한다. 하지만 오래 전 풀었던 아주 어려운 문제여도 때로는 한 시간 많게는 대여섯 시간을 투자한 적 있던 문제였기에 이내 기억이 나고 풀이를 할 수 있게 된다. 쉽게 온 것은 쉽게 사라지지만, 어렵고 힘들게 고민하면서 풀이한 이러한 문제는 뿌리부터 이파리까지 기억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공부법 중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즐겨 활용하는 방법은 ‘스토리텔링 기법’과 ‘글자 암기법’이다. 실제 시험장에 가 보면 안다. 시험지에는 글씨만 빼곡하게 있지 정답과 풀이는 없다. 수험생이 직접 문제를 읽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정답을 찾아야 한다. 어디에서 본 듯한 문제이고, 어디에서 본 듯한 용어란 것을 아는 경우가 있지만 기억이 선명하지 않고 정확한 암기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저 그림의 떡일 뿐 나를 위한 시험문제는 아니다. 기출문제를 분석해 보면 딱 떨어지게 암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이론문제라면 이론에서 주장하는 학자와 그의 주장을 단순히 암기하면 된다. 스키너의 강화이론을 고전적 조건화라 부르는지 조작적 조건화라 부르는지를 묻는다. 스키너는 조작적 조건화, 파블로프는 고전적 조건화라 부른다. 한편,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화에서 강화방법에는 정적강화, 부적강화, 소거, 처벌로 구분한다. 강화(reinforcement)에 대한 용어 정리를 해야 하고 조작적 조건화에서 다루는 강화 방법 네 가지를 구분하여 정의할 수 있어야 공부가 끝난 것이다. 만일 이러한 주제에 대해서 자세하고 세밀한 공부가 끝난 후에는 단순한 암기법을 따서 한 문장 내지는 하나의 도표로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길게 늘여서 공부하지 말고 한 마디로 요약을 하는 것이다.

스토리텔링 암기법은 많은 분량의 암기를 해야 할 때 효과적이다. 인간이 가장 암기를 잘 할 수 있는 숫자는 7개이다. 밀러의 매직넘버는 7개 전후이다. 프린스턴 대학의 교수인 밀러는 1956년 발표한 논문에서 기억의 단위가 단순한 개별 아이템의 개수가 아닌 의미로 묶어지는 하나의 덩어리(chunks)임을 알아냈다. 일련의 정보를 알려주고 즉시 기억해낼 수 있는 최대 개수가 대략 7개 정도임을 알아낸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구사하는 것은 내가 아는 경험을 바탕으로 암기하되 너무 길게 두문자나 암기법을 따지 말고, 덩어리 형태로 묶어서 암기하면 좋다.
 

시험공부를 하는 것은 하나의 기술을 연마하는 단순한 반복 작업일 수 있다. 시험공부에 특화된 이들이 있다면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암기법을 활용할 줄 아는 수험생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역시 꾸준한 노력과 시간 투자가 선행되어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남지 않았다. 인생의 시간도, 시험의 시간도 매양 같다. 늘 젊을 것 같던 청춘도 잠시의 시간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면 지금 공부하며 자신에게 투자하는 이 시간도 곧 지날 것임을 믿자. 그렇지만 결과를 위한 과정이 무시된 채 결과만 바라고 기다리기만 한다면 영원히 결과는 가까이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언젠가 합격할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그 날에 환하게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라. 노력하는 모습을 누군가가 보고 있지 않아도 그대의 눈빛에 흐르는 자신감과 시험장에서 거침없이 문제를 풀고 있을 모습을 상상해 보면 지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