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32)-‘국민은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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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32)-‘국민은 왕이다’
  • 강신업
  • 승인 2023.10.2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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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서구청장 선거에서의 국민의힘 대패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패배’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말할 것도 없이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통한 선거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10월 11일 강서구에서 김태우 후보가 얻은 득표(39.37%)는 한국갤럽 9월 셋째 주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지지율(39%)과 거의 일치했다.

강서구청장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의 ‘총선 모의고사’였다. 선거 기획, 전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윤석열 정부의 역량을 살펴보는 리트머스 시험지였다. 그런데 그만 굵고 선명한 빨간 줄이 들어온 것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번 패배가 뼈아픈 것은 일개 구청장 선거를 대선급으로 키워놓고 패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승산이 없는 선거였는데 선거의 구도를 친윤 대 반윤 구도로 만든 것은 엄청난 패착이다. 이 부분 너무나 오만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는 국민에게 외면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인사 독선이 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거대 야당에 막혀 대법원장 하나 임명 못 하고 법안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는 사실상의 식물정부이면서도 겉으로는 골리앗처럼 몸집을 키운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국민은 정부 여당이 약자라는 생각을 갖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거나 말거나, 야당의 반대가 있거나 말거나, 청문보고서가 채택되거나 말거나 자신이 맘먹은 인사는 끝내 관철한다. 이것은 오만한 강자라는 인상을 주어 국민의 지지 철회로 이어진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이 도통 뭔지를 모르겠다. 정치의 목적은 누가 뭐래도 민생이건만 민생을 살피는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 가령 자영업자와 서민들은 고금리와 고물가에 허덕이고 있는데 금융기관은 이자 장사로 엄청난 배를 불리고 있다. 그런데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민생정책은 나오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은 뜬금없이 이념이 중요하다며 전체주의 운운한다. 그러더니 갑자기 김한길을 내세운 윤석열 신당설이 나온다. 국정철학이 무엇인지, 도통 어지럽다.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소통한다며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할 때만 해도 기자회견 등 많은 소통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의 명분이었던 소통을 헌신짝처럼 집어던져 버렸다. 의례적인 도어스테핑 몇 달 하다가 아예 소통을 멈춰버린 것이다, 그러더니 이후에는 소통이라는 말조차 잊어버린 듯 취임 1주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고 오직 자신이 원하는 곳에 가서 원하는 말만 하고 있다. 국정 상황에 대해 보고하는 자리를 만들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국민의 말을 듣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의 방법은 오로지 소통이다. 소통 없이는 국민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알 수 없고, 국민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알지 못하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그리고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정치는 바로 설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장악하고 마치 하인처럼 부리고 있다. 대통령실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손사래 치지만, 국민의힘을 두고 “용산 출장소” “용산의힘”이라는 비판과 비난은 끊이지 않는다. 전당대회에서 김기현은 아예 국민의 선택지 밖에 있는 인사였는데 용산은 나경원을 우격다짐으로 주저앉히고 안철수를 두들기며 김기현을 억지 당 대표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당내민주주의는 철저히 짓밟히고 유린당했다.

심지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당 대표에 출마한 강신업 변호사의 출마를 막는 직권남용 범죄를 저질렀다. 최악은 이렇게 억지로 만들어진 김기현 당 대표가 용산의 눈치만 보는 용산의 꼭두각시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운이 좋아서, 정말 백성의 땀과 노력으로 겨우 0.73% 이긴 선거를 마치 자신의 능력이나 인기로 승리한 것처럼 착각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권은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이것을 다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시대적 사명을 저버리는 것이다. 검찰총장에게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맡긴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말한 것처럼 ‘국민은 왕이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 말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구두선(口頭禪)으로 사용하지 말고 정말 국민을 왕처럼 모시는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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