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31)-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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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31)-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과 평화
  • 강신업
  • 승인 2023.10.1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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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분쟁은 100년 전 시작되었다. 중동의 패권 국가였던 오스만 제국이 1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뒤 영국이 ‘팔레스타인’ 지역을 점령했다.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아랍인이 주로 거주하고 있었고 유대인은 소수였다. 그러던 중 2차 세계대전에서 벌어진 홀로코스트를 피해 유대인이 대거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했다. 2차대전 후 국제사회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을 위한 “고국(National Home)”을 건설할 땅을 내주기로 했다. 전쟁에 대한 유대인들의 공헌과 승전국 미영을 움직이는 유대인의 힘이 작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대인들은 로마제국에 의해 나라를 잃은 지 무려 2000년 만에 보금자리를 갖게 된 것이다.

이후 두 민족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대인과 아랍인들 간 폭력 사태가 이어졌고 그 해결 방법의 하나로 1947년 유엔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유대 국가와 아랍 국가로 분리하되 예루살렘은 국제 공동 통치구역으로 두는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두 세력의 갈등으로 유엔 안은 종국적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이 상태에서 팔레스타인을 통치하던 영국이 철수했고 유대인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국가 건국을 선언했다.

이후 1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지역의 대부분을 장악했다. 1967년 전쟁을 겪으며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 시리아 골란고원, 가자지구와 이집트 시나이반도까지 점령했다. 국제중재를 거쳐 이스라엘인들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가자지구는 일종의 팔레스타인 자치령이 되었다. 나름대로 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찾아온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하마스’라고 불리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팔레스타인 지배권을 갖게 되자 이스라엘은 강경 무장단체 하마스에 무기가 반입되는 걸 막기 위해 가자지구 인근 국경을 철저히 통제하게 되었고, 그 결과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쪽의 서안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은 큰 고통을 겪게 되었다.

이번 하마스의 공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현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분쟁 목적의 테러다. 특히 최근 서로 가까워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온건 아랍국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그러나 이-팔 갈등의 근저에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두 민족이 살도록 조치를 해놓고도 이를 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은 국제사회의 무책임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는 팔레스타인 난민 처리 문제에서부터,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의 잔류 문제, 그리고 양측의 예루살렘 공유 문제까지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문제는 큰 난제에 속한다. 어쨌든 내재해 있던 불만이 폭발하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가자지구 인근 지역에 무장 대원들을 진입시켜 이스라엘 주민 수천 명을 살해하고 수백 명을 인질로 잡았다.

그러나 이번에 하마스가 택한 방법은 최악이다. 전쟁도 아닌 테러, 그것도 유대 안식일에 축제를 즐기고 있는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 총격, 아무런 죄 없는 이스라엘 집단농장 키부츠에 대한 공격과 영유아를 포함한 주민에 대한 잔혹한 살해, 이건 정말 최악이다. 이스라엘은 즉각 팔레스타인 하마스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시민을 학살하고 인질로 잡고 영유아를 참수하는 등 만행을 저지른 하마스를 지구상에서 지워버리겠다는 뜻을 노골화하고 있다.

우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에서 다시 한번 냉혹한 국제질서를 확인하게 된다. 그건 다른 게 아니다. 어설픈 해결책은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강요된 평화는 오래가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잡초는 뿌리째 뽑지 않으면 언제든 잔디밭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쨌든 국제사회는 ‘이·팔 전쟁’이 세계분쟁으로 번지기 전에 전쟁 종식을 위한 적극적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하마스가 제거된다면 팔레스타인에 온건 정부가 들어설 수 있게 돕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악이다. 평화가 선이다. 그러나 전쟁이 평화를 위한 것이라면 평화를 얻기 위한 것이라면 전쟁은 필요악이다. 이번 ‘이·팔 전쟁’이 종국적 평화를 얻는 필요악이 되길 바란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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