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규 칼럼] 2. 국정원 조직을 혁신시킬 3가지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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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규 칼럼] 2. 국정원 조직을 혁신시킬 3가지 방안
  • 민진규
  • 승인 2023.10.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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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침공 예측 못한 모사드의 전철 밟지 않도록 경계
조직 지휘부보다 직원 스스로 합심해야 비전 달성 가능

지난 7일 팔레스타인 준군사조직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전격 침공하면서 중동의 화약고가 터졌다. 불과 수일 만에 양측의 희생자가 4000여 명을 넘어서며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정보기관으로 불리던 이스라엘 모사드(Mossad)의 정보실패(intelligence failure)에 대한 비판도 수그러들지 않는다.

모사드는 1951년 설립된 이후 2·3차 중동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후 4차 중동전쟁에서는 군사 정보기관인 아만(Aman)과 갈등하며 국가위기를 자초했다. 미국 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중앙정보국)도 하마스의 침공을 예측하지 못해 비난을 받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개발,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의 위기상황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 국가정보원의 정보역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국정원 조직혁신(Organization Innovation)을 위한 3가지 방안을 알아보자.
 

▲국정원 조직을 혁신시킬 3가지 방안 [출처=iNIS]
▲국정원 조직을 혁신시킬 3가지 방안 [출처=iNIS]

정치권의 냉엄한 반성이 국정원이 바로 서는 출발점

1961년 설립된 국정원은 장기간 군사독재와 민주화를 겪으며 선진 정보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국정원의 조직을 혁신시키려면 정치권의 노력, 국민과 시민단체의 후원, 직원들의 헌신 등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냉전시대 산물인 국정원은 국가안보보다 정권 안위의 전위대로 활동한 이력 때문에 정치권의 개과천선(改過遷善)이 없다면 정상화가 불가능하다. 국정원의 미션(mission)은 ‘국가안전보장’이므로 최고정책결정권자인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하는데 동원되어서는 안 된다.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하고 국민을 억압한 독재자와 이들의 조력자 역할을 담당했던 다수 정치인에 대한 역사적 단죄를 내려야 한다. 어설픈 진영 논리에 매몰돼 민의를 거슬린 정치인을 방치하면 독버섯과 같은 철새 정치인이 사라지지 않는다. 국정원을 사조직처럼 악용한 정치인과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다시 내릴 필요가 있다.

둘째, 국정원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는 상황을 방치한 국민과 시민단체 모두 주인의식을 되살려야 한다. 국민은 신성한 투표권을 활용해 정치인을 퇴출시키고 정부를 교체할 수 있다. 포악한 권력자가 두려워 권리를 포기했다면 국민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군사독재를 무너뜨린 최선봉에 섰던 시민단체(NGO)도 어느새 초심을 잃어버리고 권력에 탐닉하는 이익집단으로 전락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선배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권력을 감시하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순수한 시민운동의 결사체인 시민단체가 바로 서야 국정원을 악용하려는 정치인과 권력자가 사라진다.

셋째, 국가안전보장이라는 막중한 임무에 헌신하기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는 직원들도 강건한 기개(backbone)로 민의를 역행하는 정치인의 부역자 노릇을 거부해야 한다. 정권안보보다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을 우선하겠다는 각오를 다지지 않으면 평범한 월급쟁이로 전락하게 된다.

원장·차장·기조실장과 같은 지휘부와 일반 직원 모두 합심해 국정원의 핵심가치인 애국심(P), 탁월함(E), 책임(R), 헌신(F), 자부심(E), 창의성(C), 신뢰(T)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지휘부는 최고 정책결정권자의 정책에 대해 협조하는 것과 정치화하는 것의 차이(gap)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국정원의 조직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의 정보기관에 대한 인식 변화, 국민과 시민단체의 주인의식 실천, 직원들의 핵심가치 이해와 준수 등이 가능하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보수와 진보로 양분된 정치권이 국가안보조차 정쟁의 소재로 활용하는 작태부터 하루빨리 중단해야 한다. 정치권에 경고를 내릴 수 있는 권한은 투표권을 가진 국민이 행사하면 된다.

비전과 직원헌장에 실천해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아야

정치권의 심판하는 국민이나 감시하는 시민단체 모두 국정원 조직의 바깥에 있는 외부인에 불과하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사람은 직원들이다. 원장이나 차장 등은 정치권에서 낙하산을 타고 오므로 국정원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일반 직원들은 평생 동안 국정원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비전(vision)과 직원헌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퇴직 이후에도 보람되고 행복한 조직 생활을 반추하며 사회로부터 존경(respect)을 받으려면 어떻게 조직 생활을 영위해야 할까?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국정원 직원들이 지키는 헌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생각하면 먼저 알고 앞서 대비한다. 국정원이 다양한 국가위기를 사전에 예측해 최고정책결정권자와 정부가 대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팔레스타인 군사조직인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예측하지 못한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

둘째, 투철한 애국심과 사명감으로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한다. 국가를 사랑하는 애국심과 권력자와 정치인에 대한 비뚤어진 충성심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민의를 거슬리면 대통령이라도 탄핵시키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다. 잘못된 국가관과 사회관을 가진 정치인도 국가정책 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셋째, 국가정보기관 요원으로서의 신의와 명예를 지킨다. 명예를 뭇 사람이 훌륭하다고 인정해 보호해주는 존엄이나 품위를 말하며 권력으로 쟁취할 수 없다. 국정원 직원들이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헌신할 때 모든 국민은 존경을 찬사를 보낼 것이다. 자연스럽게 직원의 명예는 더 높아진다.

넷째, 보안을 목숨같이 여기고 직무상 비밀을 끝까지 엄수한다. 국가정보기관의 위기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부터 온다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다. 조직에 몸담고 수행한 직무상 비밀은 목숨을 걸고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정치권도 국정원의 비밀업무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악용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원장 이하 직원이 모두 직원헌장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국가와 국민 앞에 자랑스러운 초일류 정보기관’이라는 비전은 충분하게 달성할 수 있다. 비전을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임무 수행에 열정을 가진다면 국정원은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국가정보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판단된다.

- 계속 -

<strong>민진규</strong>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 교수
現 국가정보전략연구소(www.inis.kr) 소장
종로국가정보학원 국정원·대통령경호처 논술/면접/국가정보학 전임 교수
종로국가정보학원 국립외교원·외무영사직·출입국관리직 면접 전임교수
공시마 공기업 자소서/면접 전임교수
前 국방부 정보부대 정보분석관(예비역 공군 대위)
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교수(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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