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시험 코앞…하루하루가 소중한 시간
집콕에 나홀로 추석 “고향 갈 면목 없어”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28일부터 시작된 추석 황금연휴(9.28.∼10.3.)는 직장인들에게는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환영받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가족과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들 수험생은 고시원 방이나 독서실에 틀어박혀 국가고시나 하반기 공사 등 채용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5급 공채와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3차 면접이 열흘 남짓 앞두고 있어, 수험생들은 추석 연휴에도 면접 준비에 전념하느라 본가에 내려가기가 어렵다. 면접 준비 시간이 부족해 하루라도 소중한 이들에게는 추석 황금연휴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이번 5급 공채 3차 면접시험을 준비 중인 박모(26) 씨는 “사실 가족과 함께 추석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면접시험까지 열흘밖에 남지 않아 본가에 내려가지 못하게 되었다”라며 “가족들도 이해해 주시긴 하지만, 가족 모임에서 내 자리가 비어있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겁다”라고 말했다.
함께 준비하는 이모(25) 씨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그는 “연휴 기간에도 면접학원에서 몇 차례의 모의 면접을 진행하게 되어,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해야만 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 김모(27) 씨는 “올해가 정말 중요한 시기라 생각하고 있어서, 가족들에게는 미리 양해를 구했다. 다행히 가족들이 이해해 주셔서 조금은 마음이 편하다”라며 올해를 마지막으로 고시 준비를 마무리하려는 각오를 밝혔다.
이렇게 면접시험에 집중해야하는 수험생들은 추석 황금연휴를 남들처럼 즐길 수 없다는 현실이다.
내년 5급 공채를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고향에 내려가지 않겠다고 한 경우가 많았다. 가봐야 서로 불편하기만 하고 공부를 하겠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내년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김모(23) 씨는 “사실 가족들과 함께 추석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현실적으로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전에 고향에 갔을 때는 지속적으로 공부 얘기가 나와서 조금 부담스러웠어요. 부모님은 제가 항상 잘하길 바라시는데, 그로 인해 오히려 더 큰 부담을 느끼게 돼요. 그래서 올해는 고향을 방문하지 않고 서울에서 집중해서 공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수험생 박모(25) 씨도 “본가에 내려가면 친척들 사이에서 공부나 미래에 관한 이야기가 빠짐없이 나오죠. 그럴 때마다 내적으로 큰 부담감을 느끼곤 한다”며 “올해는 고향 대신 학원이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가족들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마음을 전했다.
이런 수험생들에게는 추석 황금연휴가 그저 창밖의 풍경일 뿐, 집중해야 하는 공부나 준비 때문에 추석의 의미를 느끼기는 어렵다.
이들 수험생도 결국에는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과 같이, 행복한 추석을 보낼 수 있는 그날을 고대하며 끈기와 희망을 품고 내일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