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한국과 일본, 북한과 러시아는 동맹으로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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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한국과 일본, 북한과 러시아는 동맹으로 갈 수 있을까!
  • 신희섭
  • 승인 2023.09.2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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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은 마치 겨울 바다와 같다. 8월 18일 한미일 3국이 정상회담을 했다. 여기서 한국과 일본은 미국을 중심으로 안보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미동맹과 미일 동맹으로만 엮여있는 미국 중심의 차륜(Hub –and –spoke)동맹 망의 중간에서 어정쩡하게 있던 한일관계가 동맹에 준하는 관계로 가는 것은 아닌지를 두고 학계나 정치권이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다.

9월 13일 김정은과 푸틴이 만났다. 이들은 아예 대놓고 우주 기지와 군사시설을 방문해서 군사협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어떤 이슈로 어느 정도 선을 넘어 군사협력을 할 것인지에 세계적 관심이 쏠려있다.

이처럼 진영 간 대립이 확연하다. 과거 냉전기 북방 3각과 남방 3각이라고 부르던 냉전질서가 재림하는 듯한 모양새다. 발 빠른 언론은 이를 ‘신냉전’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이 시점에서 냉정하게 볼 것은 과연 이들 진영 강화의 끝이 무엇인지다. 핵심은 동맹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있다. 한국이 일본과 군사동맹을 체결할지와 북한은 과거 1961년에 소련과 동맹을 체결했던 그 전철을 다시 밟을지 관심이 많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들이 동맹을 체결하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동맹은 자주 국가 간 안보협력의 약속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런데 안보를 다른 국가와 같이하는 이유는 자기 혼자 담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초강대국을 제외하고 대부분 국가는 자신만의 국력으로 외부 위협에 대처하기 어렵다. 게다가 군사력을 증강하면 자국민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징병제를 사용하고 징병 기간을 늘려야 하기에 정치적 부담도 커진다. 또 빠른 시간에 군사력을 채울 수도 있으니 동맹은 상당히 매력적인 정책이다.

하지만 동맹이란 약속이 지켜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연구자에 따라 다르지만, 동맹국이 실제 전쟁에서 약속을 지키면서 전쟁에 참전한 경우는 20~40% 정도에 불과하다. 동맹의 신뢰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동맹국에 의해 침략받거나 공격받은 사례들도 상당히 많다. 그러니 동맹은 필요하지만, 위험한 수단이기도 하다.

북한의 경우는 중국과 소련과 1961년 동맹을 체결했다. 현재 중국과의 동맹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동맹의 신뢰성은 한국과 중국 간 관계가 개선되면서 변화무쌍해졌다. 게다가 중국과 소련은 약한 파트너인 북한에 대해 간섭하고 강제했던 전력이 있다. 소련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얼마나 고통을 받았으면, 주체사상이라는 논리까지 만들었겠는가!

이 논리는 한국도 동일하다. 한국은 한 번도 일본과 군사파트너였던 적이 없다. 그래서 동맹을 만들었을 때 도움을 줄 것이라는 신뢰성이 높지 않다. 잘못하면 한국 주머니만 털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많다.

동맹을 만드는 것과 관련해서 구성주의의 논리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동맹이 되기 위해서는 잠재적 적대국에 대해서는 공동의 적이라는 인식과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동맹을 만드는 국가끼리는 친구라는 정체성을 공유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과 일본은 주된 적이 다르다. 한국은 분단국가에서 북한의 도발이 가장 심각한 위협이다. 해양국가 일본은 대륙 국가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따른 해양확장이 가장 심각한 위협이다. 게다가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 캐나다 혹은 미국과 영국 같은 친구의 정체성을 공유하지 않는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기 일쑤다.

동일한 논리가 북한과 러시아에도 적용된다. 이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다르다. 게다가 주체사상으로 자주성을 강조하는 논리를 만든 북한은 러시아에 대한 신뢰가 클 수 없다. 북한은 미국, 러시아, 중국은 모두 자국을 도와줄 수도 있지만, 한편 자신의 정치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강대국이다. 그런 점에서 아무도 믿지 못하는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를 이용하겠지만 결국 주체사상의 원리대로 자주국방을 외치면서 군사력증강을 우선할 것으로 예상한다.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은 확실히 불안하다. 동맹으로 연결될 정도는 아니지만 북·중·러는 민족주의를 활용하면서도 한편으로 반미와 반제국주의 반패권주의를 내걸고 결속을 다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미일도 자유민주주의를 명분으로 비민주주의 국가군에 대항하는 결속을 다질 것이다. 전략적인 제휴와 결속이 강화되면서 당분간 이 지역의 안보환경은 겨울 바다처럼 차고 어둡다.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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