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실적인 고민 - 계속 해야 할까?
공무원 수험생들에게 여름 가을은 겨울보다도 더 시린 계절입니다. 한 해의 시험이 끝나고 내년을 위한 강좌들은 성큼성큼 진행됩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이상 객관식 공무원 수험에 전념했지만, 불합격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재도전을 위한 마음을 먹기까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픈 마음에 대한 위로도 필요하지만 개개인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조언도 필요하죠. 제 이야기가 여러분의 앞에 놓여 있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2. 수험을 멈추어야 하는 경우
자신이 다음 두 가지 상황에 해당한다면 재도전을 다시 한 번 고려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1) 합격에 필요한 최소의 학습시간도 만들 수 없는 경우
요즘 공무원 선발인원이 감소하기도 했고 시험이 23년 지방직처럼 쉽게 나오면 합격선은 90점에 육박하거나 이를 아예 넘기는 지역들도 발생할 것입니다.(일반행정 기준) 5과목의 난도를 분석해 보았을 때,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시험장에서 풀기 어려운 지엽적인 문제들을 제외하면 90점이라는 점수는 실수가 거의 용납되지 않는 합격선입니다. 따라서 합리적 범주에서 적절한 난도로 출제된, 맞혀야만 하는 문제들을 100분간 긴장을 이겨내고 실수 없이 풀어내려면 평소에 꾸준한 학습시간이 필요합니다.
전업 수험생인데, 자신의 의지 문제로 한 주에 60시간 이상 학습하기 어렵다면 도전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직장 병행이나 육아 등의 상황으로 1년 내내 저렇게 학습하지 못하셨지만 합격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활용 가능한 시간을 절박하게 쓰셨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만드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단지 의지 문제로 주당 60시간을 채우지 못하신다면 집중력이나 효율이 높다고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이 이 시험의 경쟁을 이겨낼 수 있는 인재인지 잘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2) 3년 이상 수험에만 매진했던 경우
다른 활동 없이 3년 이상 수험 생활을 하신 경우에는 일정 기간 재도전 전에 리프레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활동을 통해 2~3개월은 수험에서 벗어나시는 게 좋습니다. 최선을 다했더라도 결과는 안 좋을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지역이나 직렬 선발인원이 너무 적거나 합격선이 높은 경우에는 다른 직렬, 지역을 고민하면서 공직에 입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돌아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방안도 생각해보는 우회 전략이 때로 더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그간 한 방향에만 생각이 매몰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생각을 해보시고 가족들과 상의도 하시면서 천천히 판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3. 내가 이 시험에 계속 도전한 이유
저도 단기에 합격을 한 케이스는 아닙니다. 재도전을 고민할 때 주변에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위에 말씀드린 내용 중 제가 직접 실천했던 것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시험에 계속 도전한 이유이자 합격에 도달할 때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두 가지입니다.
1) 9급 공무원 시험은 일반인이 도전할 수 있는 시험이라는 믿음
성인고시들은 선발 인원이 극소수라 경쟁률이 극단적으로 높거나, 경력자나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은 도전조차 하기 어려운 수준의 내용과 범위로 경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9급 공무원 시험의 경우 고등학교 때 했던 국어, 영어, 한국사가 필수과목이며, 모든 직렬을 다 합하면 1년에 수 천 명을 선발합니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취업 분야의 여러 성인고시 중 9급 공무원 시험은 일반인이 목표로 삼기에 가장 해볼 만한 시험이라 판단하여 도전을 했습니다.
영어 베이스나 문해력을 포함한 기초학습력, 그리고 체력 등에서 개인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9급 합격자들은 대부분 평범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성과를 만들어 낸 경우들에 해당합니다. 저도 수험생 때 이런 사실을 인지했고 ‘마지막으로 열심히 노력해 보자’라는 마인드로 도전했습니다.
2) 주변 사람들에게 당당해지고 싶은 마음
수험생활을 하면 오랜 시간 주변을 챙기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들이 누적되면서 지인들에게 미안함이 쌓이고 그 미안함이 쌓여 부끄러움이 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고립된 시간이 많아질수록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해지고요.
실제 합격한 뒤에 여러 모임이나 경조사를 갈 때 가족과 친구들이 축하해 주고 환영해주었지만, 수험생 때에는 시험에 떨어진 나를 무시할 것 같다는 착각을 하며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들었습니다. 스스로 이렇게 변해가는 것이 싫고 주변 사람들에게 당당해지고 싶었기에 재도전에 대한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 두 가지 생각을 토대로 합격에 대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힘들 때마다 합격해야 하는 이유를 떠올리면서 버티고 버텨, 결국 합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재시를 앞두신 여러분들도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시고 이 시험을 합격해야만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많이 힘들고 고민이 되시겠지만, 여러분의 선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응원합니다.
* 이유진 국어 다음(DAUM) 카페에서 더 많은 합격 수기와 면접 복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영철(영철 공방) 합격생 멘토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 3관왕
現 유튜브 채널 영철공방 성인고시 컨설턴트
노량진 청년 일자리센터 특강 강사
前 난공불락(現메가공무원), 공단기 근무
이유진
現 메가공무원 국어 대표 강사
前 박문각남부고시학원 국어 전임 강사
KG패스원 국어 전임 강사
서경대학교, 홍익대학교, 웅지세무대학교 출강
비타에듀, 이투스청솔, 메가스터디 언어영역 강사
https://cafe.daum.net/naraeyouj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