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규 칼럼] 5. 대통령경호처 7급 면접 지원자와 면접관에게 당부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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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규 칼럼] 5. 대통령경호처 7급 면접 지원자와 면접관에게 당부하는 말
  • 민진규
  • 승인 2023.09.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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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관으로 인생행로를 살아갈 자신감을 담은 답변 준비
K-경호는 구호가 아니라 이질적인 인재를 채용해야 달성 가능

2017년 9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관이었던 키스 실러(Keith Schiller)가 사임했다. 당시 그의 연봉은 16만5000달러로 많았지만 공무원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20년간 경호하며 친분을 쌓았지만 백악관 비빌경호대(USSS)의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가 폐쇄적인 것도 한몫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은 우수 인재를 유지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연봉을 제시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개방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전 세계에서 이른바 천재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구글과 애플 등에 입사하려고 모여든다. 이들 기업에 수십 년째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대통령경호처도 K-경호를 앞세워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뛰어난 역량을 갖춘 K-경호에 대한 해외의 찬사와 더불어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오는 10월 경호처 7급 면접을 준비하는 지원자와 면접관에게 몇 마디 당부를 남기고 싶어 이 글을 쓴다.

 

▲경호처 지원자의 고민과 면접관의 인식 [출처=iNIS]
▲경호처 지원자의 고민과 면접관의 인식 [출처=iNIS]

오늘도 경호관을 꿈꾸며 체력단체가 정신수양을 하는 젊은이가 많다. 청춘을 불사르며 인생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경호처 지원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지원자의 고민과 이를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이 선택한 공무원으로서 사는 인생행로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본다. 지난 몇 년 동안 공무원 조직을 떠난 MZ(밀레니얼+Z) 세대 공무원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업무, 폐쇄적인 조직문화, 소통 부족 등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둘째, 경호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중장기적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이나 고위 인사를 경호하는 업무는 특수하므로 대체 시장을 찾기가 어렵다. 즉 다시 말해 경호관을 중도에 그만두고 유사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셋째, 정부의 주택정책 실패와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으로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경호관도 공무원이므로 급여가 높은 편이 아니다. 7급 공무원은 각종 수당을 포함해도 민간 기업의 급여 수준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다. 월급을 저축해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는 집을 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넷째, 이전 세대에 비해 경제적 여유를 경험하며 살았으므로 양질의 삶을 추구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공무원 급여가 높은 주거비·생활비·자녀 양육비 등을 감당할 정도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양질의 삶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지만 자신의 눈높이를 낮춰야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경호처 지원자는 경호관으로서 사회적 인식과 삶의 여유를 보장해줄 경제적 수입에 대해 심사숙고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사회경험이 충분하지 못한 20대 중후반의 청년들이 30여 년 이후의 삶까지 고려해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주변의 지인이나 부모님의 조언을 종합해 경호관이 되겠다고 결심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자신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경호관으로서 인생은 어떻게 영위할 것인지 등을 정리하며 면접의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MZ 세대를 포용해 구성원 자부심과 평판 고양 추구

1963년 경호처가 창설된 이후 60년 동안 수많은 경호관이 근무하고 퇴직했다. 이들 중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은 사람도 있고 평범한 갑남을녀로 인생을 마감한 이도 있다. 현직자뿐만 아니라 퇴직자의 삶이 자랑스럽게 되려면 조직이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아야 한다. 경호처 면접관이 고민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지원자인 MZ 세대의 특징을 이해하고 포용하겠다는 태도(attitude)를 가져야 한다. MZ 세대는 소확행, 일과삶의 균형, 양성평등을 추구한다.

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의 약자로 주택 구입, 결혼 등과 같은 크지만 성취가 불확실한 행복을 얻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일에서 행복을 느끼겠다는 의지다. 급여를 저축해 집을 사는 것보다 친구들과 카페에서 케익을 먹고 차는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일벌레로 불리는 기성세대와 달리 개인적인 삶도 중시한다. MZ 세대가 공무원을 그만두는 것도 매일 야근, 주말 근무 등 비효율적인 근무 방식 때문이다. 남성 위주의 조직에 반발하고 양성평등에 대한 소신도 확고하다. 남성 위주의 관리자가 갖고 있는 고리타분한 여성차별 인식도 거부한다.

다음으로 MZ 세대와 같이 경호처의 전통을 고수하며 사회적 평판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VIP(대통령)의 안위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 특성, 경호업무에 투입된 경찰·군 등 이질적인 조직과의 통합, 조직 구성원에게 자부심 고양, 완벽한 임무 수행과 충성심에 대한 사회적 평판 유지 등은 처장과 관리자들이 짊어져야 할 운명이다.

처장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확고한 리더십을 세우지 못하면 달성하기 어려운 미션(mission)이 대부분이다. 군림하기보다는 이해관계자 모두를 모시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rship)을 가져야 한다. 서번트 리더십만 보더라도 국내에 도입된 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공무원 조직에는 정착되지 못했다.

MZ 세대로부터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내려면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도록 임무를 부여하고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경호처에 대한 우호적인 평판도 구성원의 자부심을 고양하는 핵심 요소다.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며 지지를 획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면접관은 열린 마음으로 지원자의 면면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하겠다고 다짐해야 한다. 조직은 동질적(homogenous)인 사람보다 이질적(heterogenous)인 인물이 많아야 발전한다. 자신과 비슷한 생각보다 올바르며 다른 생각을 가진 지원자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면접을 책임지고 있는 관리자와 면접관 모두 경호처가 60년 역사를 주춧돌 삼아 도약할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길 바란다. K-경호도 구호로 달성할 수 없으며 유능한 인재가 몰려들어 세계적인 평판을 얻을 때 가능한 비전(vision)이다.

- 끝 -

<strong>민진규</strong>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민진규 교수
現 국가정보전략연구소(www,inis.kr) 소장
종로국가정보학원 국정원·대통령경호처 논술/면접/국가정보학 전임 교수
종로국가정보학원 국립외교원·외무영사직·출입국관리직 면접 전임교수
공시마 공기업 자소서/면접 전임교수
前 국방부 정보부대 정보분석관(예비역 공군 대위)
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 교수(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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