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28)-계유정난 한명회, 임인정난 김만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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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28)-계유정난 한명회, 임인정난 김만배
  • 강신업
  • 승인 2023.09.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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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한명회는 수양대군을 부추기고 계략을 짜 홍윤성 등 건달들을 이용해 김종서, 황보인 등을 죽이고 이후 수양대군을 왕으로 만들었다. 이른바 계유정난(癸酉靖難)이다. 김만배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임인정난(壬寅靖難)을 기획했다.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시도다. 그러나 계유정난과 달리 임인정난은 실패했다.

비록 김만배의 정란은 실패했지만, 계획은 나름 치밀하고 대범했다. 윤석열이라는 희대의 인물이 나타나지만 않았더라면 아마도 보기 좋게 성공했을 것이다. 형수 욕설 파장과 대장동 등 사법적 위험이 컸음에도 이재명이 대선에서 0.73%까지 거의 대등하게 따라붙은 것은 어쩌면 김만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

김만배가 언제부터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는지 알 수는 없다. 그리고 그 동기도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미 2020년에도 김만배는 정영학, 남욱 등 소위 대장동 일당들에게 “이재명 대통령 되지!”라고 하여 이재명이 대통령이 될 것을 확신했다는 것이다. 이 확신을 단순한 만용이나 자기과시로만 보기 어려운 것은 김만배가 실제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은밀하고 음험한 작업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상당 부분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만배는 누구인가? 소위 ‘대장동 사업’을 통해 수천억을 벌어들인 김만배는 변호사 남욱, 회계사 정영학 등을 부하처럼 부리며, 정진상, 김용, 유동규 등 이재명의 성남 라인을 떡처럼 주무르고 대장동 사업을 통해 8천억 원에서 1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단일 아파트 개발사업에서 한 개인이 벌어들인 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무엇보다 김만배의 엄청난 위력이 드러난 대목은 소위 50억 클럽 사건이다. 김만배는 소위 50억 클럽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일약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국민의 힘 박수영 의원이 2021년 10월 국회에서 발표한 50억 클럽 명단에는 박영수, 김수남, 최재경, 곽상도, 권순일 등이 들어있었다. 일개 전직 법조기자이자 부동산업자가 현직 대법관, 전직 특검, 전직 검찰총장, 전직 민정수석 등에게 거액의 돈을 주고 재판거래를 성공시켰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김만배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도 드나들기 어렵다는 대법관실을 무려 8차례나 드나들며 재판부 로비를 통해 공직선거법으로 다 죽어가던 이재명을 살려냈다. 이재명 구출을 위해 그는 한때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위세를 갖고 있던 전직 특검 박영수와 형님 동생 하며 수시로 만나고, 대장동 사건이 막 터졌을 때는 전직 검찰총장 김수남을 카페에서 만나 사태 수습을 논의하기도 했다. 김만배의 위력은 비단 법조 인맥을 통해서만 발현된 게 아니다. 그는 사실 신학림과의 거짓 인터뷰를 통해 대선 공작을 자행했다. 소위 ‘이재명의 한명회’ 역할을 자임한 것이다. 그는 전에는 이재명이 경기도지사 후보 시절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한 거짓말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항소심에서 300만 원의 벌금형을 받고 사실상 정치적 사망에 이르렀을 때 대법원을 움직여 이재명을 구해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것도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의 일환이었다.

김만배는 아마도 이재명을 대통령 만들고 국무총리나 국정원장을 꿈꾸었을 것이다. 아니면 대장동 같은 사업을 수백 개해서 적어도 준재벌이 되는 것을 꿈꾸었을 것이다. 이런 추정이 얼마든지 가능한 이유는 그가 대장동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성남시장 재선 당시 위기에 빠진 이재명을 구해냈기 때문이다. 김만배는 당시 이재명의 형수 욕설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이재명이 위기에 처하자 이를 구하기 위해 상대 당 후보가 선거 승리를 위해 불법 녹음을 했다는 가짜 뉴스를 언론 공작을 통해 퍼뜨렸다. 이재명은 이런 김만배를 자신의 책사로 두고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추구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저들이 꿈꾸었던 임인정난은 끝내 실패했다. 그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을 잘못 보았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정치가 계속되는 한 이런저런 정치공작은 계속될 것이다. 대선 공작은 이득이 많이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눈을 부릅뜨고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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