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원, 검찰, 변협, 로펌으로 이어지는 사법 카르텔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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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원, 검찰, 변협, 로펌으로 이어지는 사법 카르텔 끊어야
  • 법률저널
  • 승인 2023.08.0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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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직 판사의 성 매수 사건이 사회적 충격을 줬다. 유사한 사건이 과거에도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는 판사, 검찰, 변호사 단체, 그리고 로펌이 연결되어 눈에 띄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사법 카르텔’, ‘기득권 카르텔’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사법 카르텔은 우리 사회의 정의를 훼손하고,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 사법 카르텔을 끊기 위해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판사 징계는 현재로서는 정직, 감봉, 견책이 전부이다. 이는 일반 공무원이 직무 태만이나 품위 손상 등으로 중징계를 받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다른 국가, 예를 들어 영국이나 독일에서는 판사들이 성범죄를 저지른 때 파면·해임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판사가 저지른 성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도 낮다. 검찰은 처벌을 아끼며, 판사들은 금고 이상의 형만 받지 않으면 판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문제를 일으킨 판사들은 대형 로펌에 취업하여 거액의 연봉을 받는 것이 실정이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성 매수를 한 판사는 가벼운 형사처벌만 받고 퇴직했다. 이후 변호사 등록을 신청하였고, 최종적으로는 변호사 등록이 승인됐다. 또 다른 판사는 여성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잡혔지만, 이 판사 역시 가벼운 처벌만 받고 퇴직한 뒤 로펌에 취업했다.

판사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성적인 비행을 저지르고, 이에 대한 적절한 처벌을 피한 후, 대형 로펌에서 높은 연봉을 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정의에 반한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현행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판사들이 받는 징계가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성범죄나 성 비위를 저지른 판사들이 가벼운 징계를 받고, 이어서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되는 것에 대한 비판이 크다. 해외에서는 성 비위를 저지른 판사들이 파면이나 해임을 당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감봉 정도의 가벼운 처벌만을 내리는 것이다. 이는 일반 공무원이라면 파면·해임될 수 있는 사안인데,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판사들이 감봉만 받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법원 체계를 개혁해야 한다. 판사에 대한 징계도 다른 공무원과 같게 적용되어야 하며, 특히 성범죄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때에는 강력한 징계를 받아야 한다. 또한, 이런 범죄를 저지른 판사가 변호사로 등록하는 것도 제한해야 한다. 대한변협이 변호사 등록에 관한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해 이런 판사가 변호사로 전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한, 대형 로펌들이 성 비위나 성범죄 전력이 있는 전 판사를 채용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감시도 강화해야 한다. 로펌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나 윤리성을 생각해야 하며, 그들의 영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비윤리적인 인사를 채용하는 것은 절대 허용되어선 안 된다.

성범죄 혐의로 처벌을 받고 퇴직한 판사 출신에게 변호사 등록을 허용하는 대한변협의 태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법조인끼리 서로 허물을 덮어 준다’ ‘팔이 안으로 굽게 돼 있다’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 현재 변호사법에는 ‘공무원이 재직 중에 기소되거나 파면·해임·면직·정직 처분을 받은 경우’ 또는 ‘위법 행위와 관련하여 퇴직한 경우’ 등은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로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성범죄 혹은 성 비위로 인해 정직 처분을 받고 퇴직한 판사의 변호사 등록 신청이 대한변협에 의해 허용되고 있다. 이는 곧, 변호사법의 제정 취지와 법조인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법조인은 법률에 따른 공정한 사회를 위해 신뢰성과 윤리성을 바탕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도 성범죄 혐의를 받은 판사가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은, 이런 법조인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공정성과 정의를 추구한다면, 판사의 성 비위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징계와 그 이후의 과정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제는 법원, 검찰, 변협, 로펌으로 이어지는 사법 카르텔을 끊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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