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중국은 과연 미국과 전쟁을 할 수 있을까? : 중국 국내정치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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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중국은 과연 미국과 전쟁을 할 수 있을까? : 중국 국내정치의 중요성
  • 신희섭
  • 승인 2023.06.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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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2023년 6월 19일 중국 시진핑 주석은 브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했다. 이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의 자리 배치가 화제다. 2018년 폼페이오 장관을 만났을 때처럼 시진핑 주석은 브링컨 장과의 옆자리에 대등하게 앉지 않았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과 중국의 외교부 장관이 서로 마주 보게 하고 상석에 자리한 것이다. 이유는 분석이 따로 필요할까 싶게 단순하다. 미국에겐 불만을 중국 국민에겐 강력한 중국이란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중국이 외교에서 국내정치를 많이 고려한다는 점이다.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할 수 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 외교는 국내정치의 지지도를 높이는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국은 선거를 통해 공산당이 책임 추궁당할 일이 없다.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국내정치를 많이 고려한다.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공산당 정권의 정당성이다. 통치에 필요한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강력한 지도자로서 시진핑 주석을 부각해 미국에 맞서는 중국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둘째,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도모해 적극적인 정부 지지를 끌어내는 것이다. 앞의 이유가 소극적이라면 이것은 적극적이다.

셋째 이유도 있다. 중국공산당 내부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이다. 덩샤오핑 이후 2번 연임제를 폐기한 시진핑이기에 공산당 내부의 불만을 줄이면서 자신의 영도를 도모해야 한다. 중국 정치에선 인민보다 정당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역할에 충실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론이 긴 이유가 있다. 최근 중국은 공세적인 행보를 보인다. 이러다 미국과 중국이 한판 붙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많다. 합리적 관점에서만 보면 중국은 미국과 전쟁을 수행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재래식 군사력에서 많이 열세에 있으므로 전쟁 초반에 피해가 막심할 것이다. 또한, 피해가 커서 어떤 정치적 이익으로도 이를 상쇄할 수 없을 것이다. 전쟁론에서 국가들이 전쟁을 수행하게 만드는 정치적 이익은 영토확보, 정책변경, 정권변화 3가지를 들 수 있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이 전쟁으로 흘릴 피의 양이 얻게 될 이익을 압도한다.

지리 차원의 거리도 문제다. 미국 본토와 중국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미국은 끔찍한 보급 전쟁을 수행해야 하고, 중국은 장거리 투사 능력이 크지 않아 미국에 대칭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미국과 중국은 1대 1로 전면전을 펼치기 어렵다. 게다가 미국과 전쟁이 벌어지는 순간 중국은 인도국경과 남중국해 등에서 벌떼 같은 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때는 이때다”하고 영토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도 전쟁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동맹국 혹은 우방 문제로 전쟁에 개입할 확률이 높다. 대표적인 지역이 한반도에서 한국과 대만관계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대만이다.

반면에 중국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국내정치다. 국내정치로 얽혀 있어 싸우지 말아야 할 전쟁을 시도하는 것이다. 첫째 경우는 국내정치에서 뒤로 물러서기 어려운 경우다. 이 상황은 전취 아니면 전무 상황이다.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결심한 때가 대표적이다. 이때 일본군은 물러설 곳이 없다고 생각하자 선제공격전략을 채택했다.

둘째 경우는 민족주의 등으로 인민들의 열의가 강력해지면서 통제력을 잃는 경우나 반대로 민족주의 정서를 활용해 공세적 전략을 선택해 국내 지지 기반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국가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 경우는 내부 경쟁이 강화되면서 내부 경쟁세력을 제거하는 기회로 전쟁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대체로 전쟁을 내가 시작하고 내가 통제하면서 필요한 때에 정확히 끝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전쟁은 성격상 내가 시작한다고 내가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지막 경우는 자신을 속일 때다. 즉 자신이 실제 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고, 충분히 전쟁을 치를 수 있다고 오판하는 때이다. 조직 내 정보 누락이나 지도부의 오인과 오판이 작동하면서 자기 스스로 기만하는 경우다. 청일전쟁이나 중국이 베트남을 침공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최근 중국이 국제적인 견제를 받으면서 국내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중국 민족주의를 강화할 수도 있고, 내부 경쟁세력의 제거가 필요할 수도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맹신하는 경우일 것이다. 정보 공개가 취약한 비민주주의 특성상 객관적 검증이 어려운 것도 이 문제에 한몫한다.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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