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한국에도 있는 국제하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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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한국에도 있는 국제하천 문제
  • 신희섭
  • 승인 2023.06.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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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국제하천은 두 개 이상의 국가를 흐르는 하천으로, 국가 간 협력과 분쟁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영토적인 문제와 자원 문제 그리고 환경 문제 등 세부적인 문제를 가진다. 국제하천은 전세계에 261개가 된다. 전세계 국가 수가 200개 정도 되기 때문에 아주 많은 것도 아니지만, 아주 적은 것도 아니다.

국제하천은 ‘상류국-하류국 문제’를 야기한다. 상류국이 국제하천을 오염시키거나 댐을 만드는 등의 구조를 변경하게 되면 하류국은 피해를 보는 것이다. 최근 중국이 티베트의 수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티베트에서 발원한 강 유역 국가들과 분쟁 중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댐을 건설해 피해를 주고 있는 강과 국가가 바로 메콩강과 베트남이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중국이 메콩강 상류에 15개의 댐을 건설하고 수자원을 통제해 농업과 어업에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이제 중국은 브라마푸트라강과 갠지스강도 통제하려고 한다. 인도와 분쟁이 생길 것은 명확하다. 인도의 경우 이전에도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와 국제하천문제로 분쟁을 경험했다. 중국과 관련된 수자원 분쟁은 이후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로 이어지는 서아시아 국가와의 분쟁 격화로 이어질 것이다.

국제하천은 국제정치적으로 크게 3가지 쟁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대체재가 없는 담수 자원 확보 문제로 수자원 안보와 식량안보에 직결된다. 전세계의 물 중 97.5%가 해수고 오직 2.5%만이 담수다. 이 담수 중에서도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담수는 0.23%에 불과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체재가 없다는 것이다. 즉 물이 없으면 생존이 안된다. 실제 전세계 인구 40%는 물 부족 문제로 고생하고 있다.1)

먹고 사용할 물이 부족해지는 것은 수자원 안보와 직결된다. 특히 상류국에서 수자원을 움켜쥐고 공유를 거부하면 하류국은 마실 물이 부족해진다. 내 가족과 국민이 마실 물이 없어 죽어가게 된다면 눈이 안 돌아갈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나아가 물은 식량 확보에도 직접적이며 필수적이다. 2011년 시작된 에티오피아의 댐 건설이 이집트의 수자원과 식량안보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둘째, 상류국과 하류국 간 문제는 권력과 직결되어 있다. 만약 국제하천의 상류국이 약소국이면 하류국은 군사적 위협과 경제제재 등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상류국이 강대국이고 하류국이 약소국이면 하류국은 사용할 수 있는 대책이 별로 없다. 중국과 메콩강 분쟁이 이를 잘 보여준다.

셋째, 환경 문제와도 연계된다. 수자원은 토양오염과 지하수 오염과도 관련된다. 상류국의 무분별한 댐 건설과 같은 수자원 활용은 하류국에게 고스란히 환경피해로 이어진다. 또한, 위생과 질병 문제도 야기한다. 개도국의 경우 질병의 80%가 물과 관련되고, 사망원인의 1/3 이상이 오염된 물과 관련 있다.2)

그래서 국제하천은 협력과 갈등의 양가적(ambivalent) 특성을 가지는 것이다. 즉 갈등이 격화되는 경우 무력분쟁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 이것은 협력하라는 강력한 압박이 된다. 그리고 국제하천 문제를 해결하려는 국가들의 협약이나 제도 구축을 이끈다.

여기서 핵심은 국가의 이해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기 위해서는 제삼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국제기구가 이 역할에 제격이다. UN과 세계은행은 국제하천 문제에서 중재에 성공한 여러 번의 경험이 있다. 인더스강 분쟁은 세계은행이 중재했다. 갠지스강 분쟁과 메콩강 분쟁은 UN이 중재했다. 전세계 최초의 국제기구가 1815년 비엔나 체제 +시기 라인강항행위원회로 만들어진 것이 그저 우연만은 아니다.

교과서에서만 있을 듯한 국제하천 문제를 대한민국도 가지고 있다. 2002년과 2005년 북한이 금강산댐(임남댐)을 통해 수억 톤의 물을 방류했다. 전두환 정부 시절인 1986년 말 많던 평화의 댐이 이를 막아주었다. 2009년에는 북한의 황강 댐 무단 방류로 임진강 하류에서 야영하던 대한민국 국민 6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북한은 하천이용과 관련한 협의를 하거나 방류 관련 사전통고를 하지 않고 있다. 상류국 위치의 북한이 하류국인 대한민국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년 장마나 집중호우가 올 때마다 혹시 북한이 방류하지는 않을지 걱정한다. 2023년 환경부는 북한 황강댐 유역 위성영상 촬영주기를 하루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늘려 대비하기로 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등으로 남북관계가 답보인 상태에서 남북협의가 의미 있을 리 없고, 국제기구의 중재를 사용할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국제하천 문제에서는 이스라엘과 중동국가마저 협력한다. 그런 점에서 임진강과 북한강은 남만도 못한 남북관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각주--------------------------

1) 신연재, “물 문제와 국제하천 분쟁,” 『국제정치연구』 제9집 1호, 2006년. pp. 171-172.
2) 신연재, ibid.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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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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