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18) / 메맨토 모리(Memento 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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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18) / 메맨토 모리(Memento Mori)
  • 정명재
  • 승인 2022.12.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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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12월의 달력도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간다. 올해 역시 유난히도 사건, 사고가 많아 다사다난(多事多難)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세상은 어지럽게 돌아가고 경제상황은 침체기에 빠져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는 수험생들의 힘겨움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경제적 빈곤을 넘어 심리적 빈곤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는 수험생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크다.
 

노량진이나 신림동의 풍경도 예년과는 많이 다르다. 수험생들이 실종된 노량진이며 학원가의 분위기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처지로 인해 인터넷 강의를 활용해 고향에서 공부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게 특징이다. 오래 전, 내가 노량진에서 처음 둥지를 틀 무렵에는 거리에 수험생들이 넘쳐났다. 길을 걸을 때도 사람에 치여 한참을 기다려서 길을 지나야 했다. 그러나 상황은 변했고 수험생들의 공부행태도 많이 변했다. 실강을 듣기 위해 노량진으로 오는 풍경은 이젠 옛말이 되어가고 인터넷 강의로 지방에서 독학하는 수험생들이 부쩍 늘어났다. 트렌드(trend)는 빠르게 변해가지만 공부하는 수험생의 본질은 늘 같아야 한다. 합격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한다.

나는 누군가의 강의를 들어서 지식을 얻지 않았으며, 누군가와 함께 토론을 하며 지식을 늘리지도 않았다. 오직 책을 통해 읽고 또 반복하며 생각하는 공부를 하였을 뿐이다. 공부를 하고 지식을 섭렵하며 시험에 임하는 방법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을 수 있지만 도달지점은 같아야 한다. 마치 작은 시냇물의 지류(支流)가 넓은 강을 가로질러 바다로 향하듯이 지식의 도착점은 늘 같다. 한국사 공부를 예를 들면 암기법을 즐겨 쓰는 수험생이건 단순히 교과서를 읽어 이해하고 터득하건 문제를 풀어내고 답을 찾는 건 같다. 나의 경우 특별한 암기법을 선호하진 않는다. 어차피 시험에서 마주하는 건 문제와 지문에서의 글자뿐이다. 지문에서 연상되는 지식을 떠올리기 위해 자음과 모음에서 연상기법을 활용하는 정도다. 가끔, 걱정되는 수험생이 있다면 지식을 터득하기 위해 너무 많은 암기법으로 공부하는 경우인데, 지식이란 단순한 것이고 시험이란 단지 알고 모르고의 차이를 측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낱 지식의 깊이가 얼마나 깊을까? 인생의 깊이, 철학의 깊이, 종교의 깊이처럼 깊고 넓은 것이 아니다. 반복학습을 중심으로 하면서 심플하게 공부하는 걸 권장한다.

이번 주에는 2023년 대비 수험서를 하나 펴냈다. 시험을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느끼는 것은 시험의 특성이나 특징이 그렇게 자주 바뀌거나 변화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책을 통해 몰랐던 지식을 익히려 하고, 시험문제를 접하며 배움의 길을 찾아 더 나은 길로 향하려는 몸짓이 책을 구입하려는 동기(motivation)일 것이다.

책이란 누군가의 마음의 소리라 할 수 있다. 시집 한 권을 읽고 인생의 좌우명이 정해지기도 하고, 좋은 글 하나에 인생의 깊이를 더할 수도 있는 것처럼 내가 쓴 수험서 역시 그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집필한다. 책을 끝까지 본다는 건 고생이다. 그 고충이 다하면 어느 정도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겪는 실패의 아픔은 수험서 저 너머에 있지 않았고 저자인 내게도 느껴질 때가 많았다.

시험을 보러 가기 위해 수험서를 한 권씩 골라 책장에 담는다. 시험공부를 한다고 외치지만 받아본 점수 앞에서 초라했다면, 그동안 어떤 전략으로 임하고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바뀌지 않는 자신의 공부습관과 방식을 고수(固守)한다면 점수 역시 오르기는 힘들지 않을까? 관성의 법칙처럼 늘 제자리에서만 걷고 있다면 이제는 마음을 내려놓고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한다. 다행히 기회(機會)라는 행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언제나 기회는 그대를 향해 웃고 있었고,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단지 그대가 무심히 지나친 것뿐이었다. 지금도 기회(機會)는 저 멀리서 그대를 향해 오고 있으며 그대가 손을 내밀고 잡아주길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준비하는 자, 마음을 열고 들으려 하는 자, 기회를 소중히 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시간은 그대를 위해 충분한 여유를 주었다. 부족함을 한탄하지 마라. 부족한 가운데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니 오히려 축복이라 여기자. 물이 없는 자가 물을 찾아 가듯이 합격이 고픈 그대라면 분명히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피하지 말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실패를 딛고 한 발씩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는 그대의 발자국을 돌아보라. 여기서 멈춘다면 다시 걸어갈 그 길은 배(倍)가 되어 산(山)처럼 쌓일 것이다. 수험생의 길이란 가시밭길 여정과 같다. 밑 빠진 항아리에 물 붓기처럼 지식을 넣으면 자꾸 사라지는 신기한 현상을 경험하기도 할 것이다. 실패의 역경을 넘어 거친 바람을 맞이하더라도 놀라지 말고, 처음 목표한 그 길을 걸어가길 당부한다. 누구나 합격에 이르는 길에서 만나야 할 시련이고 값진 경험이었다. 유독 그대에게만 주는 시련이 아닐진대, 두려워 말고 책에서 길을 찾아라. 책에 합격에 이르는 해답이 있음을 믿어라.

공부는 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은 건강상식이나 좋은 음식에 관심을 두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여행 관련 정보를 찾아 핸드폰 검색을 하게 된다. 핸드폰에서 검색했던 정보를 확인하면 지금 나의 관심사가 그곳에 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잘 외워지지 않거나 풀이를 볼 때는 기억하던 걸 시간이 지나면 하얗게 잊어버리는 지식도 있다. 주말에 만난 수험생의 핸드폰에는 매일 공부하면서 중요하게 정리한 노트필기를 핸드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저장해 둔 걸 보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오로지 종이로 된 수험서만이 유일한 대안(代案)은 아닐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면에 활자(活字)로 된 수험서를 더 즐겨하지만, 핸드폰으로 암기할 사항이나 문제를 접하면서 수시로 들여다보는 것도 좋은 공부법일 수 있다.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올해 나의 시간은 어땠는지 돌아본다. 미진(未盡)한 부분도 많았고, 실수도 적잖이 한 시간이었다. 한편으론 감사할 일들도 많았으며 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삶의 교훈도 배운 시간이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 하였다. 연로하신 어머니의 주름이 하나 더 늘었음을 알았다면 나의 시간도 그만큼 많이 흘렀음을 깨닫는다. 영원한 승리자도 없으며, 영원한 패배자 역시 없다. 고대 로마에서는 원정(遠征)에서 승리를 거두고 온 개선장군이 시가지(市街地) 행진을 할 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 소리로 외치게 했다고 한다. “메맨토 모리(Memento Mori)!” 이는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의역하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너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뜻이다.

한번뿐인 인생이다. 지금 할 수 있다면, 바로 지금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현재에 최선을 다해 보자.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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