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06) / 공부하기 좋은 계절
상태바
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06) / 공부하기 좋은 계절
  • 정명재
  • 승인 2022.09.20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가을은 공부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Autumn is the better season for studying. 가을은 날씨가 서늘하고 하늘이 맑으며, 수확이 풍성해 마음이 안정되어 공부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로 불리는 건 농경문화의 관습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낮에 일하고 밤에 책을 읽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일반적이어서 낮보다는 밤의 온도가 독서 환경에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가을은 등화가친(燈火可親: 서늘한 가을밤은 등불을 가까이하여 책을 읽기 좋다)이라는 말처럼 너무 춥지도 않고, 너무 덥지도 않아 등불을 가까이하여 글 읽기에 좋은 계절이었다. 봄 역시 날씨가 좋지만 농사를 새로 시작해 몸과 마음이 지쳐 고단한 것에 비해, 가을은 수확을 끝낸 상태라 마음까지 풍요로워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낙엽이 지는 가을에는 왠지 고독하고 쓸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우리 몸은 계절 변화에 따라 신경호르몬에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의 분비가 줄어드는데 이러한 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게 된다. 낙엽이나 열매가 떨어지는 모습과 함께 풍경의 전체적인 선명도 역시 낮아지게 되다 보니 쓸쓸하고 외로운 감정마저 갖게 되는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신경심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해소방법으로 책을 읽을 것을 권장한다. 책을 읽는 동안 스트레스 수준은 약 68%정도 감소하는 동시에 심장 박동수가 낮아지고, 근육의 긴장도 풀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음악감상 61%, 산책 42%보다 높은 수준이다.

책을 읽는 것은 텔레비전이나 유튜브처럼 보기만 해도 모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매체와는 달리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고와 의지를 필요로 한다. 시간이 없어서 독서를 하지 못한다고 하는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독서를 하지 못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는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하여 얻은 지식을 아주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설파했다. 공부 역시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지식을 머릿속에 쑤셔 넣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세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행위이다.

뉴스로 들려오는 경기전망이 어둡다. 경기침체와 함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스테그플레이션’이라 하는데 이러한 기조가 전개되고 있다. stagflation은 stagnation(경기침체)과 inflation(물가상승)의 합성어인데 학자들마다 미래 예측이 다르고 향후 전개될 경제상황도 제각각이지만 어느 정도 공통된 주장은 있다. 여하튼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공부할 것을 택해 공무원 시험 준비나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임에는 어느 정도 공감할 것이다. 미래에는 학벌보다는 능력을 알릴 수 있는 현실적인 징표인 자격증이 선호될 것이기에 시간이 허여(許與)하는 한 최선을 다해 공부할 것을 추천하는 미래학자들이 많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상당수는 수험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험생이기에 행복한 순간도 있을 수 있는데 그게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공부를 통해 불투명한 미래를 바꿀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

공자는 논어(論語)에서 “배우고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呼: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 하며 배움의 기쁨을 중시하였다. 힘든 노동에서 벗어나 공부만 하는 학생은 어찌 보면 행복한 존재이다. 수험생들 중에는 한번 실패로 좌절하며 공부의 재미를 잃는 습관을 먼저 배우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한번 도전하고 두 번 도전해 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에서도 배울 것이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 인생에서 쉽게 찾아오는 행운은 곧 사라지지만 힘들게 일군 성취나 목표는 그 존재감을 쉬이 잃지 않는 법이다. 그러므로 어렵게 얻은 기회를, 어렵게 얻은 공부시간을 헛되이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시간이 많다고 쓸데없이 유튜브나 게임 등에 빠져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면 공부할 시간이나 책을 가까이 할 시간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옛 성현(聖賢: 성인과 현인)들은 독서를 통해서만 나보다 뛰어난 사람과 차원 높은 교감을 나눌 수 있다고 믿었기에 독서상우(讀書尙友: 독서를 통해 현인들과 벗이 될 수 있다)의 자세를 강조하였다.

불교 선사 중 종진스님의 글인 보왕삼매론 중에는 이러한 구절(句節)이 있다.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함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다. 공부를 할 때면 외롭다는 생각이 들곤 할 것이다. 책을 읽을 때에도, 문제를 풀 때에도, 시험장에 들어갈 때에도 혼자다. 결국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라 생각하니 외롭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참 지나 생각해 보면 그 시간은 외로운 시간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고 나를 찾아가는 과정임을 알게 될 때가 온다.
 

공부를 할 때 찾아오는 불청객 중 또 하나는 불안감이다. 미래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태풍의 진로를 보라. 바람의 방향, 온도의 변화에 따라 그 방향은 바뀔 수 있다. 누구도 알 수 없는 미래를 가지고 미리부터 겁먹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틱낫한 스님(1926~2022)은 말한다. ‘지금 여기에서’ 출발하라.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몸과 자신의 삶에 대해 마음을 가다듬어 깨닫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우리 집에 있는 것이라고. 과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미래는 우리 앞에 닥치지 않았다. 우리는 오직 현재를 살아간다. 과거는 이미 없는데 과거에 얽매인 이들은 현재의 경이(驚異)와 즐거움을 모른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는데, 미래에 사로잡힌 이들은 미래의 합격, 승진, 출세 혹은 내일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 포로가 되어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즐기지 못한다. 우리가 찾고 있는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에 있다. 오직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최고의 경이로움과 행복을 만날 수 있다. 깨달음이란 앉아 있을 때 앉아 있음을, 걸을 때 걷고 있음을, 먹을 때 먹고 있음을 지각하는 것이라 한다. 앉아 있으면 앉아 있음의 즐거움을 알고, 걸을 때는 걷는다는 것에 기뻐하고, 먹을 때 먹음의 행복에 환희심을 내는 것이다.

가을이다. 마음이 어지럽고 개인사(個人史)가 복잡한가? 책을 읽으며 마음의 위안을 찾고 길을 구할 때이다. 살아가는 모든 순간을 기적으로 바꾸고 싶은가? 기적은 다름 아닌 ‘지금 이 순간’이다. 이 가을 좋은 책 한 권을 찾아 서점에 들러야겠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등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