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00) / 그대에게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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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00) / 그대에게 쓰는 편지
  • 정명재
  • 승인 2022.08.0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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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벌써 200회를 맞이한 칼럼(column)이니 시간이 꽤 흘렀다. 처음 수험생들을 만나 그들과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나눈 추억이었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었으며, 참고 인내하며 정직한 가르침과 배움을 알아가는 순간이었다. 모든 것은 변하며 나 역시 처음 모습 그대로는 아니다. 그럼에도 한 가지 변함없는 사실은 수험생의 마음이며 내가 그들을 대하는 마음이다. 수험생이 되어 보면 깨치는 것들이 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재미있는 순간도 있지만, 힘들고 지치는 시간을 견뎌야 하며, 슬픈 기억을 아무렇지 않게 이겨내야 하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책상에 앉아 책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 것임을 안다.
 

나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읊조리는 문구가 있다. 노력하지 않는 결과를 추구하지 않게 하시고, 땀 흘리지 않는 결실을 바라는 어리석음을 없애주시며, 뿌린 대로 거두는 정직한 마음을 가지게 하소서. 공부는 농부의 삶이며, 공부를 하는 것은 수행(修行)에 정진하는 수도승의 일과(日課)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큰 욕심을 부리게 되면 탈이 나기도 하고 금세 실망하기도 한다. 마음을 비우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겼으면 끝까지 볼 각오로 책을 대해야 하고, 강의를 수강하기로 했으면 첫 강의를 시작으로 마지막 강의까지 수강하겠다는 결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공부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변수(變數)가 많이 작동한다. 그 중에서도 마음의 변화가 심한데 나태(懶怠)하고 게으른 생각이 들어오기도 하고, 부정적인 생각들을 만나기도 한다. 때론 포기하고픈 생각까지 미치면 공부를 왜 하는지에 관한 회의(懷疑)에 빠져 잠시 방황하는 시간도 맞이한다.

공부를 하는데 자격은 따로 없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나누었을 때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현재의 시간이다. 과거에 공부를 많이 했건 그렇지 않건 큰 문제될 것은 없다. 오히려 과거(過去)에 공부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 때문에 공부에 뛰어들어 성공적인 해피엔딩을 보여준 사례도 많다. 나이가 들수록 공부에 대한 필요성은 줄어들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와 현실의 장벽에서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와 자존심의 바닥을 보았을 시간이다. 비정규직의 삶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에 공부를 시작하는 이들도 있고, 가족들의 생계에 치여 시간에 쫓기며 살았지만 늦게라도 자신의 가치(價値)를 찾고픈 마음에 공부에 뛰어드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모두 과거의 기억을 품고 현실의 삶에 충실하다. 순수한 열정이 있으며 때론 절박하며 시간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임을 안다.

200회의 칼럼을 쓰는 동안 내 곁에는 많은 수험생들이 있었다. 언제는 공무원 수험생이었으며, 또 언제는 자격증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었다. 많은 과목의 책을 집필하고 또 강의하였다. 어느 한 명의 수험생에게라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부족한 능력이지만 수험서를 내고 강의를 하였다. 다행히도 적잖은 수험생들이 합격소식을 전하였고 또 일부는 아쉬운 불합격을 알렸다. 강사가 되어 보면 알겠지만 합격을 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눈에 밟히는 법이다. 강사의 역할이란 게 시험장에서 실력을 발휘할 지식을 심어주는 일이라 오로지 합격 아니면 불합격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기도 한다. 이것이 강사(講師)의 숙명이겠지만.

지금 이 시간을 살아보자. 예전의 삶이 어떻든지 그것이 현재(現在)의 나를 괴롭히더라도 지금 주어진 이 시간만이 유일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공부를 시작한 이유를 곰곰이 되짚어, 오랫동안 잊지 않도록 하자. 처음의 마음이, 스스로에게 한 다짐이 나를 이끄는 등대가 되며 그 결심(決心)이 굳건해야 덜 흔들리고, 덜 방황하게 된다. 처음부터 너무 잘 하려고 애쓰지 마라.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다. 하지만 자주 보고 익히며, 반복과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모호한 개념이 선명해지고 그 속뜻까지 알 정도가 된다. 누구나 연습하면 이룰 수 있는 과정이니 참고 견디며 하루를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멋진 수험생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고마움을 전한다. 내 곁에서 숱한 어려움을 견딜 수 있게 힘이 되어 준 모든 것들에 감사한다. 좋은 기억도, 때론 안 좋았던 기억도 모든 순간이 내게는 약(藥)이 되고 좋은 가르침이었다. 공부를 할 때는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라. 무수히 많은 공해(公害)에 시달리는 현대인이다. 각종 뉴스와 가십(gossip)이 넘쳐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에 시간을 좀먹는지 모른 채 집중한다. 시간이 넘쳐나서 주체할 수 없는 경우라면 괜찮지만 수험생에게는 집중할 수 있는 한정된 에너지만 있다. 시험공부 기간을 오래 잡을수록 동력(動力)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수험공부 기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공부를 할 때는 조용한 시간과 조용한 공간을 찾아 그곳에서 공부(工夫) 삼매경(三昧境)에 빠져야 한다. 이것이 가장 좋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법률저널에 나의 이야기가 칼럼이란 이름으로 연재된 지 4년이 넘었다. 사실, 칼럼을 읽는 독자들은 대개 수험생들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합격이 되어 일상에 바쁜 삶을 살아가면서 굳이 수험생들의 처지에 관심을 갖진 않는다. 수험생을 위한 칼럼은 수험기간 동안 좋은 친구역할을 해 왔기를 소망하며 쓴 글이다. 합격보다는 불합격을 경험하는 수험생들이 훨씬 많으며, 공부재미를 먼저 알기보다는 공부에 대한 두려움과 공부방법에 대해 몰라 방황하는 이들이 더 많다. 삼삼오오(三三五五) 짝을 이루며 지내던 중·고교시절이 아니니, 수험생이 된 후 어디 마땅히 내 감정을 털어놓을 곳도 없으며, 수험생에서 합격생으로 가는 과정을 속 시원히 물어볼 데도 없다. 기대했던 시험에 불합격해 보면 안다. 현실의 불안감과 답답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공부를 이어가는 수험생들이 많다.
 

실수와 실패의 달인(達人)이 바로 나였기에 적어도 누군가에게 조언과 충고를 할 정도는 될 것이라 생각해 글을 썼고 오늘도 칼럼을 이어간다. 넘어지지 않고 배울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없다. 넘어지고 깨진 상처를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마라. 오히려 아무런 상처 없이, 굳은 살 하나 보이지 않는 손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수험생인 그대는 도전하였고, 많은 실패와 실수를 통해 배웠으며, 앞으로 살아갈 인내와 용기를 가슴 깊이 깨쳤음을 알 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풍(消風) 같은 여정의 마지막에선 기분 좋은 웃음으로 수험생의 시간을 아련히 잊고 세상에 하고픈 일을 하러 가벼운 걸음으로 떠나길 바란다. 나는 그대가 합격할 그 순간까지 마음의 편지를 담은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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