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96) / 까치의 집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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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96) / 까치의 집짓기
  • 정명재
  • 승인 2022.07.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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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새들이 집을 짓는 때는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이다. 나무가 뿌리를 깊게 내리는 것이나 사람이 집을 지을 때 땅을 깊게 파서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것과 이치가 같다. 태풍이나 기상이변(氣象異變)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식처를 준비하려는 것인데 우리 인생에서도 힘들고 어려울 때가 오히려 새로운 둥지를 준비할 때임을 알려준다.
 

풀죽은 목소리로 미래를 걱정하는 수험생의 이야기를 듣는다. 인생에 늘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삶이라 푸념 섞인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시험에서 번번이 떨어지고 다시 준비하는 기간이 꽤 오래된 수험생이다. 방법을 묻는다. 시험이 끝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기에 나는 잠시 쉬면서 고민해 보자고 답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할 때가 많다. 그리고 그때의 선택이 인생에 많은 부분을 바꿔놓기도 하고 때로는 행운 아니면 불행의 길이었음을 깨닫곤 한다. ‘알렉산더 딜레마’라는 개념은 적군을 무찔러 무패의 성공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본래의 핵심을 유지하는 것과 영토의 확장을 추구하는 것의 긴장상태를 묘사한 것인데 대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 대왕은 일관되게 후자인 영토 확장을 선택했다. 그 결과 대제국을 건설한 성공은 역사에 기릴 업적이었지만 그의 사후(死後) 바로 와해의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었다. 공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공부한 과목에 미련이 남았다면 핵심역량을 키워 전략적인 과목으로 내실을 기하면 된다. 만일 응시한 직렬에 매번 떨어지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직렬이나 다른 종목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관성처럼 살아온 인생에서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할 시기다.

시험공부에 있어 흔히 ‘선택과 집중’이란 말을 즐겨 사용한다. 이는 high risk, high return의 전형적인 전략이다. 선택한 것에 모든 자원과 노력을 집중하여 성공했다면 극대화한 경쟁력과 산출을 누릴 수 있지만, 만일 실패했다면 그로 인한 상실감과 손실은 클 수밖에 없다. 많은 수험생들이 한 분야의 시험에만 몰입하여 이에 맞춰 집중화 전략을 세운다. 어떤 이는 매 해, 단 1번의 시험에 응시한다. 예를 들어 6월에 있는 지방직 시험에 일 년을 투자하고 모든 일정을 이에 맞추는 경우이다. 그렇지만 6월이 지나 실패를 확인했다면 다른 대안(代案)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 타격감은 엄청난 상실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선택과 집중의 장점은 한 곳에만 집중할 수 있기에 초기 자원이 적은 경우에 있어서는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실패할 경우 분산된 투자나 계획이 없다면 그동안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에 초기 선택을 할 때 신중해야만 한다. 공부에 있어 어느 하나의 전략을 맹신할 필요는 없다. 선택과 집중 전략은 보통 시간이 없을 때 ‘벼락치기 공부’에 있어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도 한다.

‘선택과 집중’의 반대는 ‘다각화 전략’이다. 다각화 전략은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서 연관되는 부분에서 특화된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인데 수험생에게 적용하자면 시험과목의 연관성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공부를 하면서 특별한 전략을 세우지 않은 채 수험세계에 입문하다가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 그때 비로소 공부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어, 영어, 한국사는 모든 공무원 시험의 공통 과목이다. 조경학은 임업직과 조경직 공무원 시험의 공통과목이다. 도시계획과목은 도시계획기사, 도시계획직 9급, 방재안전직 7급 시험과목이다. 경영학은 많은 자격증 시험에서 공통과목이다. 산업안전지도사 및 산업보건지도사, 공인노무사, 가맹거래사, 경영지도사 및 기술지도사 등에서 경영학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렇듯 분야를 넘나들며 공통적인 시험과목이 있다면 하나의 시험에만 몰입할 수도 있겠지만 선택의 순간이 온다면 ‘다각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1년에 한 번만 시행되는 시험의 특성상 합격하면 기쁨은 배(倍)가 되지만, 불합격할 경우 다시 1년을 더 공부해야 한다는 지루함과 상실감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7월이다. 기대했던 시험일은 거의 지났다. 결과를 받아보고 다시 내년을 기약하며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선택의 순간이 온 것이다. 실패의 원인을 찾고, 실패요인을 분석하여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실천가능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세울 때이다. 막연하게 열심히 공부할 것이고, 이를 악물고 참고 견디겠다는 공허한 외침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올해, 원하는 점수를 획득하지 못해 아쉽게 실패를 경험한 수험생이라면 내년에는 합격을 해야 한다는 절박감은 증가된다. 그렇다면 아직 준비할 시간이 넉넉할 때 중장기적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짧은 기간 너무 많은 목표를 세우거나 실천하기 힘든 목표들로 계획을 세운다면 오히려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칠 수도 있다. 12월까지 계획을 세웠다면 월별 계획을 세우고, 다시 주간 계획을 세워보자. 어떤 분야를 준비하건 계획을 세워본다면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를 수집할 때는 전문가 내지는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들을 찾아보고, 자신의 상황을 냉철히 바라보며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범위를 조금 넘어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가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려워도 안 되지만 이루기 어려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자극이 되고,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조언(助言)한다.
 

 

비가 세차게 오는 날, 나무 위 까치는 바삐 움직여 집을 지을 나뭇가지를 물고 빗속을 날아간다. 위기라고 느껴질 때 그리고 인생의 흐린 날이라고 생각될 때, 부지런히 움직여 다음 계획을 수립하고 준비해야 한다. 좋은 날, 좋은 기분으로 계획을 세울 때에는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힘겹고 힘든 날 그리고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 속 위기의 순간을 거치면서 세울 계획에는 튼튼한 기초와 더불어 어떤 바람에도 끄떡없는 전략을 세우게 된다. 까치의 집짓기에서 지혜를 얻어라. 어려운 순간에도 기회가 있음을 그리고 힘든 시간을 거쳐 이룬 목표가 오래토록 지속될 튼튼한 뿌리를 갖춘 거목(巨木)이었음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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