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66) / 12월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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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66) / 12월의 다짐
  • 정명재
  • 승인 2021.11.3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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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지난 시간 아쉬움보다 아직 남은 한 달에 감사하며 지내보자. 12월은 그런 달이다.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반성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시간. 나만을 생각했던 이기심에서 우리를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 버릴 것에 미련을 두지 말고 비움으로써 자유로울 수 있는 기간이다. 보내는 것과 맞이하는 설렘이 교차하는 때이다.
 

늘 싱글벙글하는 나의 조카는 나이는 스물이 넘었지만 아직도 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표정이 귀엽다. 그도 그럴 것이 정신연령이 남들보다 조금 낮은 知的障礙를 가지고 있다. 어릴 적부터 외삼촌인 나와 외할머니랑 살다 보니 세상 물정을 알 턱이 없는 아이이다. 강아지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어릴 적 키우던 강아지들을 연실 이야기하며 추억을 상기시키는 걸 좋아한다. 오늘은 모처럼 고향에 계신 老母와 조카를 만나고 왔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한 달에 한 번 정도 고향에 다녀온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쉽게 휴식을 누리지 못한다. 지난 세월을 잘 살지 못한 悔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간이어서 공허한 가슴을 달래곤 한다.

수험생들과 지낸 지 참 오랜 시간이 흘렀다. 어려서는 좋은 대학의 꿈을, 조금 나이 들어서는 좋은 직장의 꿈을 그리고 세월이 한참 지나서는 좋은 자격증의 꿈을 갖는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수험생들과 보낸 시간이 많았다. 수험생이 된다는 것은 때로는 몇 개월인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몇 년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우리가 어려서 꿈을 꾼 시작은 막연한 기대에서 시작되었다. 그러고 나서 어른이 되어 보면, 그때의 선택에 따라 시작된 그대로의 삶의 궤적을 따라갈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가본 적 없는 인생길을 향해 걸어가는 수험생들과 동행하는 삶을 선택한 건 오롯이 나의 결정이었다.

12월이 다가오면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연초에 결심한 많은 계획과 목표를 적은 수첩을 꺼내는 것은 때론 고통스러운 일과가 된다. 핑계를 찾아 이루지 못한 일들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아도 뚜렷한 답을 찾기는 어렵다. 게으름일 수도 있고, 괜한 妄想에 사로잡혀 일을 미룬 적도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워 自責의 시간을 가져 보지만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시 시간이 주어진다면 지금보다는 나은 선택과 행동을 하기를 바라본다. 조금 더 현명해지고, 조금 더 차분해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반복되는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덜 갖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인내와 고통 그리고 땀과 눈물을 바쳐야 한다. 거저 얻는 건 없었다. 건강은 몸을 단련해야 얻을 수 있고 행복은 마음을 단련해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시험에서 합격의 당락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을 다 잘하면서 공부도, 시험공부도 잘하려고 하면 힘들다. 때로는 우선순위를 따져 포기할 것과 양보할 것을 따져보아야 한다. 인생은 선택의 순간에 늘 직면하게 되고 그 선택은 항상 옳은 것도 아니고 또 항상 틀린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 순간에는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할 뿐이다. 돌이켜 보면서 그때의 선택을 아쉬워할 것이지만 당시에는 가지고 있던 정보와 지혜의 결정판이었다.

지금 알 수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시간이 흘러 알게 되는 경험의 지혜와 세월이 건네주는 年輪의 가치는 언제나 조금 아쉽게 더디 찾아온다. 나이가 들어서 현명해지는 것은 조금 현명한 것이다. 나이가 어리다고 지혜롭지 못하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지식은 나이에 따라 늘기도 하지만 지혜는 나이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모든 이들에게서 배울 게 있고, 어린아이에게서도 지혜를 찾을 수 있다. 나의 조카를 보고 오는 날이면 나는 늘 부끄럽다. 지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에게서는 욕심을 찾을 수 없다. 그저 하루가 즐거우면 행복하고 작은 것에도 기뻐하고 편안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 근심과 걱정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다만 현재를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 아이의 마음을 모두 읽을 수는 없지만 말이다.

수험생들 중에는 욕심이 많은 경우가 있다. 처음부터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번 떨어진 경험을 곱씹으며 지난 실패를 잊지 못해 切齒腐心하는 경우인데 마음의 평정을 잃기 쉽다. 시험이란 것이 합격한 누군가가 있으면 떨어지는 누군가도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나보다 공부량이 많고 적고를 따지고, 시험運이 있고 없고를 따지며, 경쟁자로만 바라보는 경우이다. 사실, 시험에서의 경쟁은 남들과 優劣을 다투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란 걸 알게 될 때가 온다. 각자의 상황이 다르고, 각자의 학습능력이 다르며 시험이 임박했을 때 처한 환경이 다르다. 이것을 인정할 때 시험에 대한 진정한 통찰력이 생긴다. 모두 다른 환경에 처한 상황이기에 누가 더 유리하고 불리하고를 따져서는 안 된다. 불평등의 평등이란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해 낼 때, 우리는 아낌없이 그 성공을 인정하고 축하하는 넓은 안목을 가져야 한다. 누군가의 성공에는 그만큼의 성공 요인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나보다 못한 누군가가 무엇을 이룬 것이 아니라 나보다 못한 누군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이룬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2022년 시험 일정에 대한 사전공고가 발표되고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정을 쳐다보며 지난 실패를 거울삼아 내년을 기약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시간에 대한 반성은 아쉬움에서 멈추지 말고 현실적이고 냉철한 자기 분석이 필요할 때이다. 지난 시간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면 개선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게으름과 나태의 순간이 마음가짐이 아니라 건강과 체력적인 문제였다면 운동하는 습관도 중요한 요소로 배치하여야 한다. 시험공부를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 본 사람들은 안다. 시험공부는 결국에는 체력싸움이고 건강한 체력이 정신력을 뒷받침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1년 365일 중 귀하지 않은 날이 어디 있겠냐만 12월은 그중에서도 가장 귀한 날들이다.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달이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수험생이 되려는 이유가 단지 개인의 행복과 명예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지켜야 할 약속으로 이어져 꼭 이루어지기를 함께 소망하는 축복의 시간이기를 기원해 본다. 그들은 당신의 성공과 실패에 큰 관심이 없다. 단지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려는 그 마음을 보고 있을 뿐이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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