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61) / 수험생이 되면, 共感(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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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61) / 수험생이 되면, 共感(2)
  • 정명재
  • 승인 2021.10.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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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나이가 더 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누군가는 여행을 꿈꾸며 산과 들을 누비는 인생을 바란다. 또 누군가는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원하며 다른 누군가는 끊임없는 자아실현(自我實現)을 소망할 수도 있다. 그동안 만난 수험생들 중에서 30대 이후의 수험생이 간혹 있었지만, 최근에는 60대를 전후한 수험생들도 상당수 만나고 있다. 물론 그들이 모두 공무원 수험생인 것은 아니다.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경우 상당수가 40대 이후가 많다. 이들은 다수가 자발적 수험생이다.
 

자발적인 공부를 지향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누군가의 요구 또는 제안에 힘입어 시험 준비를 시작하는 비자발적 수험생이 있다. 팔랑 귀 성향의 수험생은 누가 좋다더라, 앞으로 유망할 것이라는 확인 미상(未詳)의 이야기에 수험생활을 시작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말뚝 귀 성향 수험생들은 자신의 의지와 필요에 의해 자발적인 공부를 시작한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시험에 대한 자료와 합격 후의 전망을 이리저리 찾으며 확신에 찬 신념으로 출발의 의미를 다진다. 물론 어느 경우가 더 좋다는 진부한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니다. 출발에서의 이러한 차이가 훗날 합격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명확한 결론은 없다. 실제 내가 만난 합격생들 중 어떤 이는 부모의 이끌림에 의해 공부를 시작해서도 합격에 쉽게 이른 경우도 꽤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공부를 시작하였지만 몇 번 떨어지고, 실패의 쓴맛을 체험한 후 본격적으로 공부에 몰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자발적인 공부를 지향하며 본인의 의지로 선택한 이들이 긍정적 그리고 지속적으로 도전을 멈추지 않고 매진(邁進)하여 성공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외울 것이 많은 과목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과목이 있다. 범위는 좁지만 난도(難度)가 높은 경우가 있는 반면, 범위는 넓지만 난도가 낮은 경우도 있다. 이처럼 시험공부를 할 때 과목에 대한 안목(眼目)이 있어야 공부가 수월하다. 무턱대고 암기만 지향하는 공부, 이해하려고만 하다 보니 시간만 흘렀지 정작 시험점수는 잘 나오지 않아 공부가 산(山)으로 향하는 경우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사를 공부하다 보면 스토리(story) 위주의 공부는 재미있다. 이야기 한국사 또는 만화 한국사를 보는 것도 아주 유익한 공부방법이다. 하지만 시험문제를 마주하다 보면 이러한 스토리 위주의 공부로 모든 것을 커버(cover)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순하게 연도를 암기하거나 시대를 구분하는 것을 묻는 경우, 암기를 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도 많다. 공부의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 때와 장소에 맞는 옷차림이 필요한 것처럼 시험과목에도 필요한 도구가 제각각인 것이다. 적절한 배합으로 공부를 하자. 암기와 이해 그리고 나름의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가미하여 나만의 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공부법이다.

수험생이 되면 누구나 슬럼프를 경험하게 된다. 매일의 날씨가 다르듯 그날그날의 공부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날은 공부가 잘 되고, 집중력도 좋지만 때로는 책을 펼치는 것도 싫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공부가 손에 잘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날씨가 너무 쾌청해도 마음이 뜨고,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는 감성지수가 높아져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취미생활이 많아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즐겨보는 이들은 시간에 맞춰 자신에게 흥을 돋우는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 타고난 학습태도가 다르니, 모든 이의 공부법에 하나의 정도(正道)가 있는 건 아니다. 공부방법에서 어떤 것이 절대적으로 옳고 그름은 없다. 공부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누군가가 충고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공부법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에게 맞고 공부가 잘 되는 그것이 자신만의 최상의 공부법이다.

개인적인 나의 공부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라. 잘 정돈된 책상, 아늑하고 편안한 의자, 고요한 분위기의 장소 등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바쁜 시간에 쫓기고, 일상의 피로에 지쳐있다면 책상에 앉아 책을 펼치는 일조차 어려울 때가 많다. 책은커녕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환경에 처한 경우도 있다.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해야 하고, 집안일에 회사 일에 매어 사는 경우이다. 그럼에도 미래를 꿈꾸고 준비하는 시간을 애써 외면하지는 말자. 언젠가는 다가올 위기와 불안감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마음에 씨앗 하나를 뿌리고 키워야 한다. 매미가 울고 난 가을에는 가을벌레들이 우는 것처럼 시간은 예정대로 흐르는 법이다.

처음부터 잘 하려고 하지 말자. 공부를 하다 보면 서툰 방법으로 고생만 하고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름의 암기장을 만들고, 좋다는 공부법으로 문제를 열심히 풀어봤지만 효험을 느끼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이다. 그렇더라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고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면 된다. 누구나 처음은 아마추어이지만 조금씩 누적된 공부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다 보면 전문가로 향하기 마련이다.
 

다각적 시도를 할 것인가? 아님 한 우물을 팔 것인가? 예를 들어 7급 공무원만 준비하는 수험생이 있는 반면, 7급과 9급을 동시에 준비하는 경우가 있다. 아주 현실적인 고민이다. 역시 나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펼쳐보면 후자(後者)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연중 단 한 번의 시험에만 몰입하다 보면 실패했을 때의 타격감이 크다. 하지만 플랜B를 생각해 실패할 경우보다는 양자를 동시에 준비하여 기회를 넓힐 것을 추천한다. 여러 시험을 동시에 준비한다고 하여 겁부터 낼 필요는 없다. 두 가지 시험에서 중복되는 과목이나 연계되는 과목이 있다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에 그러하다. 산업안전지도사와 공인노무사, 산업보건지도사와 경영지도사 등도 연관된 과목이 있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시험이다. 하지만 여러 시험을 준비하려면 이전보다는 좀 더 부지런하게 생활해야 한다는 것쯤은 직감할 것이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언젠가 피어날 생(生)을 기다리며 나무는 남루한 모습으로 기꺼이 남는다. 낙엽이 처음부터 낙엽은 아니었다. 한때는 여름날의 푸름을 간직하며 생생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나무에 딱 달라붙어 그 건강함을 더한 젊음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그를 낙엽으로 만든다. 책갈피에 고이 묻은 낙엽 하나에도 인생(人生)이 숨어 있다. 세상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이 스승 아닌 것이 없는 것처럼 마음을 다스려 수험생의 길을 걷고자 했다면 그 길에서 갈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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