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58) / 틈새를 공략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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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58) / 틈새를 공략할 때
  • 정명재
  • 승인 2021.10.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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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자신에게 특별한 재주가 있지 않다면 큰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 누군가에게 정보를 얻는 세상이기보다는 웹상에 펼쳐진 많은 정보를 취사선택(取捨選擇)하기도 어려울 만큼 웬만한 정보는 인터넷상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건 일단은 정보의 탐색에서 그 출발점이 된다. 한번 입력된 정보에 갇혀 정보의 울타리에 빠져 버린 경우에는 옹색하고 폐쇄적인 세상에 함몰되는 일도 흔하다.
 

공무원 시험을 예를 들어 보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시험이다. 나이와 학력 그리고 경력의 제한이 없는 시험 시스템이다. 직렬이란 것이 있어서 행정직과 기술직으로 나뉘며 특별한 기술적 소양이나 경험이 없이도 건축직이나 기계직 등에 응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계 출신이니까 기술직 시험에는 아예 관심조차 갖지 않고 수험생으로만 남는 경우가 많다. 일반행정직의 경쟁률에 비해 기술직렬 경쟁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때로는 지방직 공무원 시험에서의 기술직 경쟁률이 5:1 안팎인 경우도 있다. 2021년 지방직 시험에서의 경쟁률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역에 따라 상이하지만 2:1인 경우도 있었다.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공무원 시험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하다. 시험공부를 시작한 수험생 중에서 시험의 전반적인 계획이나 목표를 세울 때 시험의 난이도와 경쟁률을 미리 살피지 않고 무턱대고 시작한 경우가 많다. 우연히 접하게 된 정보와 자신의 관심 분야라는 이유로 연중 여러 번의 시험 응시기회가 주어지는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끝난 채 다시 1년을 기약하는 경우도 흔하다. 9급과 7급 시험은 매해 다른 날짜에 치러지기에 준비를 미리부터 잘 한다면 다수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일반행정직에서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하였다면 기술직 시험으로의 도전도 생각해 봐야 한다. 능력이나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닐 때는 응시생이 많고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한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자격증의 경우를 살펴보면 의외로 시험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자신의 관심분야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많아 자신이 준비하는 시험 이외에는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으려는 경향이 뚜렷한 경우도 있다. 주변의 수험생 중에는 자격증 시험에만 몇 년씩 투자하며 수험인생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반면 빠른 선택과 준비로 큰 시험을 몇 년씩 준비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알맞은 난도의 시험을 하나씩 준비하여 조금 더 어렵고 취득하기 어려운 시험으로 도전하는 경우도 보았다. 시험의 종류가 많지만 인접한 분야일 경우, 시험의 내용이나 과목이 중복되는 것을 이용하면 레버지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레버리지 효과(leverage effect)란 지렛대를 이용하여 적은 힘으로 큰 것을 드는 경우를 말한다. 민법을 예를 들면, 공인중개사 시험과목 중 하나이지만 민법을 공부한 경우라면 행정사 시험, 공인노무사 시험, 세무사 시험, 법무사 시험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경영학 공부를 하면, 산업안전지도사, 공인노무사, 가맹거래사, 경영지도사, 기술지도사 시험 등에 공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시험의 경우 기출문제의 축적으로 인해 반복되는 문제가 해마다 유사하게 출제되고 있으며 기출문제의 중요성을 감지한다면 의외로 공부방향을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도 있다. 어렵다고 생각해 시작도 하지 못한 경우보다 한번이라도 도전해 본 수험생에게는 교훈처럼 내려오는 깨달음이 하나 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데....’ 이다.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처음 한 발의 내딛음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만든 벽장에 가두어 둔 생각의 영역을 벗어나려는 시도와 도전이면 충분하다. 늘 생각에만 머물러 있으며, 나중에 도전하겠다는 추상적인 계획보다는 실패하고 포기하더라도 한번 도전해 보자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배짱과 용기가 필요할 때이다.

공무원 시험에 많은 도전을 하고 어느 정도 깨달음을 얻은 필자의 생각이 평범하고 소심한 수험생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 역시 처음 도전할 때의 두려움과 낯설고 생소한 용어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많다. 건축직, 기계직, 도시계획직, 수산직, 조경직, 방재안전직 등이 그랬다. 또한 행정법, 민법, 행정학 등이 그랬다. 하지만 일단 도전하고 하나씩 그 뜻을 음미하며 시험문제에 익숙해질 무렵에는 친근하고 편안한 문제로 다가오는 법이다. 최근에 강의하는 산업안전보건법령 또한 그렇다. 처음에는 몇 번을 읽으면서 그 뜻과 의미를 따라갔지만 이제는 법령의 조문 제목만 보고도 그 의미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공부란 마음만 먹는다고 해서 그 완성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루 이틀 그리고 계속하여 그 뜻을 따라 가는 일정이 쌓여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르지 않는 법인데 초심자나 초보자는 빠른 길, 쉬운 길만 찾기에 바쁘다. 첫 도전에 실패나 성공을 가늠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배우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한 번 쉽게 성공하였다고 해서 계속하여 그러한 일이 생기지는 않는 것이다. 중도에 난관(難關)이 있을 수 있고, 쉽다고 생각한 부분에서 실수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에 상황이 좋게 흘러갈 때는 어려운 시기를 대비하여야 하고, 반면에 지금 어렵고 힘든 시간이라면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여유가 필요한 것이다.
 

수험생이 되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는데 이는 완주본능(完走本能)이다. 중도 포기는 언제든지 가능하다. 중도에 계획을 변경하는 것도 때에 따라서는 필요하다. 그렇지만 끝까지 수험생활을 마쳐 원하는 목표를 이루어 보겠다는 결심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계획을 수정하거나 공부방법을 바꾸고 강사나 책을 바꾸는 것이지, 시험 자체를 포기하거나 하다가 그만 둘 공부라면 시작조차 하지 말았어야 했다. 한두 번 실패했다면 냉정하게 자신의 공부방법을 돌아봐야 하고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찾아 수정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하면 된다. 그 중 하나가 시험에 대한 전반적인 통찰력을 갖추는 일이다. 틈새를 찾아라. 그리고 틈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해 보자. 남들이 모두 아는 정보에만 국한되지 말고 조금 낯선 영역으로의 도전도 생각해 보자. 생각보다 많은 기회가 펼쳐질 수도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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