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28)-정신 차려라,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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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28)-정신 차려라, 국민의힘
  • 강신업
  • 승인 2021.09.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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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국민의힘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패했다. 2018년 6월 13일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17곳 중 14곳, 기초단체장 226곳 중 151곳에서 승리한 반면,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광역자치단체 중 대구와 경북 2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고, 기초단체장에서는 겨우 53곳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2019년 4월 15일 치러진 총선에서도 대패했다. 선거 결과 지역구 의석은 더불어민주당 163석, 미래통합당 84석, 비례대표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9석(33.8%)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7석(33.3%)을 차지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2004년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 이래 16년 만에 과반 1당은 물론 1987년 개헌 이후 전체 의석의 5분의 3(180석)을 넘어서는 첫 단일 정당이 됐다. 반면 미래통합당과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은 개헌저지선인 101석보다 2석 많은 10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내용을 보면 더 참담하다. 민주당은 경기도 59석 중 51석(석권율 86%), 서울도 49석 중 41석(석권율 84%), 충청 28석 중 20석(석권율 71%), 호남 28석 중 20석(석권율 71%), 제주도 3석 중 3석을 (석권율 100%) 차지했다. 영남을 제외한 전 지역을 싹쓸이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대패할 당시 당 대표는 홍준표였다. 홍준표는 시도지사 선거 9곳에서의 승리를 장담했지만, 부산과 경남까지 내주고 대구와 경북 2곳을 지키는 데 그쳤다. 지방선거 참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은 홍준표 자신이었다. 19대 대선 때부터 이어져 온 막말과 망언 그리고 통계에 따르지 않은 가짜 뉴스성 발언으로 국민의 불신을 불러온 것, 국정농단 이후 반성하지 않는 태도, 새로 들어선 정부의 발목만 잡고 늘어지려는 막무가내식 행태 등이 이어지며 야당 역사상 전무후무한 패배를 당했다.

미래통합당의 총선 패배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공천 참사’다. 황교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도 하지 않는 위성정당을 만드는 방법으로 야권의 파이를 스스로 줄인 것은 물론 몰상식, 비합리, 무원칙의 공천을 자행했다. 공천관리위원장은 ‘막천’이라는 비판을 받고 위원장직을 사퇴했고 파동이 일며 공천 전체가 코미디가 되어버렸다. 막판에는 여섯 개 지역구에서 공천 뒤집기가 발생하고 중진들에 대한 무연고지 돌려막기, 이미 결정된 공천의 막판 흔들기가 일어났다. 갑자기 아무나 내리꽂는 공천이 횡행했다. 비례대표 공천도 대혼란이 일어났다.

국민의힘이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서울·부산시장 4.7 재보궐선거는 사실 국민의힘의 자력에 의한 승리가 아니다. 그것은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희생한 안철수에 힘입은 바 크고, 문재인 정권의 연이은 부동산 정책 실패 등 국정 난맥상에 대한 민심 이반에 기인한 것이다.

그런데, 대선 경선에서 또다시 국민의힘의 패배주의가 되살아나고 있다. 마치 아무나 나가면 당선될 것 같은 착각과 자만에 빠진 것이다. 심지어 홍준표나 유승민 등 일부 후보들은 본선 경쟁력을 가진 후보를 뽑기 위해 꼭 필요한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는 것조차 극력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도대체 바보여서 역선택 방지를 당론으로 정해놓고 있겠는가. 역선택 방지조항이 없으면 문빠, 대깨문 민주당 세력은 인해전술로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여 기필코 약체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만들고 본선에서 철저히 버릴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의 문제점은 바로 소아적 패배주의다. 본선을 생각하는 선거가 아니라 경선만을 생각하는 선거, 정권교체를 생각하는 선거가 아니라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선거를 하려 든다. 당의 승리나 정권교체에는 일말의 관심도 없는 후보들, 본선에서 이길 자신도 없으면서 자기가 나가야 한다고 우기는 소영웅주의자들이 우글거린다.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확실한 후보를 공천하는 것뿐이다.

정신을 차려라, 국민의힘!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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