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생과 함께 ‘이유진의 백일기도’ 17 / ‘맘시생’의 합격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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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생과 함께 ‘이유진의 백일기도’ 17 / ‘맘시생’의 합격 수기
  • 이유진
  • 승인 2021.07.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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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메가공무원학원 국어 대표 강사

이번 지방직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맘시생’이란 말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저 말고도 많은 엄마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어떤 공시생이 힘들지 않고 외롭지 않겠냐만은... 육아 + 살림 + 공부 이 3종세트는 정말 버겁죠... 심지어 직장을 병행하며 4종 세트를 해내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힘들었고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은 시간들이네요.
 

사실 제가 이번에 합격한 지역은 유례없는(?) 많은 선발로 예년 같았으면 조금 부족했을 점수로 운좋게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도 했습니다.

제가 전하고 싶은 말은... 운이 좋아서 합격했어요가 아니라, '제가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운을 잡을 수 있었고 그래서 합격할 수 있었어요.'입니다.

작년 11월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시작할 당시에는 사실 이번년도가 아닌 내년을 목표로 했고요. 하지만 작년에 합격한 친구가 계속 조언을 한 것 중에 하나가 무조건 바로 앞 시험을 목표로 잡고 공부를 하라고 한 것입니다. 6개월이면 충분히 할 수 있다. 6개월 공부해서 합격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그 당시 아이들은 4살, 2살이었고 둘째는 어린이집도 안가는 상황이었습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죠...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진짜 19년에 합격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래서 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둘째도 어린이집 보내고 나니 낮에 6시간은 공부할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애들 재우고 밤에 2~4시간 정도 더 했고요. 물론 집안일 포기했습니다. 겨우겨우 애들 밥해 주고 빨래하고 간단한 청소하는 수준으로 살았죠. 신랑 퇴근도 빠른 편이 아니라서, 오롯이 육아는 제 몫이어서 살림에서 손을 뗐습니다.(물론 이 과정에서 신랑과 타협은 필요하겠죠)

중요한 건 낮에 아이들 없는 시간에는 정말 공부만 하셔야 한다는 거예요. 이거 하나만은 정말 확실히 지켰어요. 너무 소중한 시간이어서 잡생각, 쓸데없는 고민하는 시간도 너무 아깝더라고요. 집에서 공부하는 거보다 나가는 게 낫고요. 집에 있음 자꾸 집안일 할 게 눈에 보입니다. 모든 과목 진도를 당해 시험으로 맞추고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준비했기 때문에 선발공고가 난 뒤로 3개월 반 가량을 더 집중해서 달릴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만약 20년을 목표로 느긋하게 준비하고 있었다면 대거 선발의 기회를 놓쳤을 수도 있겠죠. 운이라는 것도 결국엔 내가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찾아와야 잡을 수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너무 맘에 담아두지 마세요

사실 수험생활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건 잠을 못 자는 것도 아니고 공부가 잘 안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었습니다. 시간에 쫓기고 피로가 쌓이다 보니 아이들한테 짜증도 많이 내게 되더라고요. 아이들 어린이집 가 있는 시간에 공부하고 아이들 있는 저녁 시간에 집안일 하고 하다보면 놀아주지도 못해서 큰 아이는 맨날 엄마랑 놀고 싶다며 엄마 시험 언제 끝나냐고 투정도 많이 했고요... 이때 확고한 목표의식이 없으면 많이 흔들립니다.

내가 왜 공무원을 하려고 하는지... 그 간절함이 없었다면 포기했을 거 같아요.

아이들에게 계속 얘기해줬습니다.

엄마가 왜 OO이랑 지금 못 놀아주는지... 왜 공부하는지... 그래도 좀 컸다고 큰 아이는 어느 정도 이해하더라고요. 그리고 최종합격 한 날 아이에게 엄마 합격했다고 얘기해 주니 "엄마 그동안 공부하느라 고생했어. 엄마 이제 도서관 안 가도 되겠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정말 아이 안고 펑펑 울었습니다.

아이가 작년에 여행 다녀온 걸 기억하고 올해 초부터 비행기 타고 싶다는 얘기를 계속 해서 엄마 시험 합격해서 비행기 태워줄게 라고 얘기했었는데 그 약속 지킬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네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계세요. 꿈꾸는 모든 엄마들이 그 꿈을 꼭 이루셨음 좋겠습니다.

* 이유진 국어 다음 카페에서 더 많은 필합 수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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