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규의 2021년 경찰 수험생을 위한 제언 / ④경찰의 현안 이슈
상태바
민진규의 2021년 경찰 수험생을 위한 제언 / ④경찰의 현안 이슈
  • 민진규
  • 승인 2021.03.30 15: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지난 2월 발생한 구미 3세 사망 여아 사건의 진행 상황이 점점 의혹의 도가니로 치닫고 있다. 홀로 방치돼 아사(餓死)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고, 더불어 죽은 아이는 엄마가 낳은 것이 아니라 외조모가 출산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국과수의 DNA검사 결과를 지렛대로 용의자들의 진술에 의존하던 경찰 수사도 한계에 봉착했다. 급기야 친부로 의심되는 수백 명의 DNA 검사를 진행하고, 구미와 인근 지역 산부인과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지만 아직 외조모의 출산 정황이나 친부를 찾지는 못했다.

결국 언젠가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전문가들은 경찰이 자백에 의존한 수사 관행과 결별할 때가 도래했다고 진단한다. 초동 수사의 실패와 구태의연한 수사 방식에 대한 비판은 경찰이 감내하고 뼈를 깎는다는 심정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믿는다.

지난 칼럼에서는 경찰에 대한 부정적 및 긍정적 측면에 대해 살펴봤지만 이번에는 경찰관의 바람직한 자세를 언급하려고 한다. 경찰조직을 구성하는 핵심 자원은 경찰관인데 이에 대한 고찰이 경찰 수험생에게도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국수본이 미국 FBI를 모델로 하려면 정신자세까지 도입해야 성공 가능

▲ 경찰관의 바람직한 자세
▲ 경찰관의 바람직한 자세

지난 75년 경찰 역사에서 국민 다수로부터 존경을 받는 경찰관을 찾기 어렵다. 경찰 지휘부의 해바라기 근성, 경찰 조직의 전근대적인 조직문화, 경찰관의 올바른 가치관 부재 등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경찰관의 바람직한 자세는 봉사 정신, 학습 자세, 바른 생활 등 3가지 영역과 연관돼 있다.

첫째, 봉사정신은 ‘민중의 지팡이’ 역할 자임, 민생안전 확보를 위한 투철한 사명감, ‘불철주야’업무 헌신으로 달성된다. 경찰관이 현장에서 많은 고생을 하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지팡이’처럼 국민이 의지하고 고난에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담당하는지는 의문이다.

민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일선 경찰관을 많이 만나지만 여전히 보신주의에 물들어 안전 현장의 방관자로 활동하는 이들도 다수이다. 범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겁을 먹고 현장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해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에 분노를 표시하는 국민이 많다.

둘째, 학습 자세는 새로운 유형의 범죄 대처 능력 고양, 다문화∙외국인을 대응하기 위한 언어 습득, 법률과 사회 변화 관련 지식 공부로 구현된다. 최근 랜섬웨어(ransomware)와 같은 변종 컴퓨터 바이러스로 피해를 입는 국민이 많지만 가해자가 처벌을 받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 로맨스스캠(romance scam)와 같은 범죄도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스캠은 용의자가 중국이나 미국 등에 위치해 있어 국내 수사인력으로는 수사하는데 한계가 있다. 외국어 능력도 부족하고 해외 범죄 조직의 현황이나 범죄 수법도 정확하게 파악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새로운 법률의 제∙개정, 사회 변화에 관련된 지식도 공부해야 한다.

셋째, 바른 생활은 화목한 가정 생활로 정서적 안정, 조직생활에서 바른 예의 준수, 화합 및 조화로운 사회생활 영위로 실천할 수 있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을 들먹이지 않아도 수양이 부족한 사람이 경찰관으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란 어렵다는 것은 잘 알 것이라 믿는다.

조직생활에서 바른 예의를 준수하는 것은 상급자와 하급자 모두에게 해당된다. 최근 경찰관으로 임용된 MZ세대는 기존의 잘못된 서열 관행을 용인하지 않는다. 수백 년 동안 적폐로 지적됐지만 관행이라는 이유로 유지했던‘시보떡’문화를 척결한 것도 이들이다. 경찰관이라는 자부심이 크겠지만 다른 사회 구성원과 원만하고 조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바람직한 경찰관의 자세는 투철한 봉사 정신, 끊임 없는 학습 태도, 예의 바른 생활 실천 등으로 정돈할 수 있다. 경찰청이 국수본을 출범하면서 미국 FBI를 모델로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는데, FBI의 정신은 충성(Fidelity), 용감(Bravery), 고결(Integrity)이다. 경찰의 내외적인 환경(environment)은 우호적인데 정착 조직과 조직원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모르는 것처럼 보여서 안타깝다.

▶ 출세 욕망 때문에 사건을 조작하면 자신의 정신부터 망가져 불행

필자는 오랜 세월 동안 국가정보원과 각종 군사정보기관에 입사하려는 수험생을 지도하고, 정보와 보안 관련 공공 및 민간 기관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강연과 컨설팅을 수행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전∙현직 경찰관도 만날 기회가 적지 않았는데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현장을 누비면서 상담한 자료를 기반으로 ‘직업이 인생을 결정한다(글로세움, 2011)’를 집필했다.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경찰관이 행복(Happiness)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 염두에 둬야 하는 자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인생 2막을 잘 살아야 3막의 행복이 보장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요즘 100세 인생이라고 말하는데, 필자는 15년 전부터 인생 1막은 직장을 잡기까지, 인생 2막은 직업을 갖고 은퇴시기까지 그리고 3막은 은퇴 이후부터 죽음까지로 구분했다.

따라서 2막은 경찰관으로 근무하는 기간을 말한다. 인생 2막은 이기적이며 표리부동(表裏不同)하게 살고, 인생 3막은 진실되고 사회에 헌신하면서 살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한번 익숙해진 습관은 죽을 때까지 못 고친다.

다음으로 막중한 책임감과 시놉티콘(synopticon)으로 인한 피로감을 감당하려면 내적인 수양에 전념해야 한다. 모든 경찰관은 공권력을 지녔고 각종 흉악한 범죄자를 다루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강인할 것으로 간주하지만 착각이다. 일부는 범죄 현장에서 맞닥친 처참한 상황으로 고통을 받는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에 시달린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접 촉에 대한 불안감, 방역조치 위반 사례 단속,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빌미로 공권력에 대한 저항 등에 직면한 경찰관이 코로나 블루(Corona Blue)를 하소연하기도 한다. 또한 전국에 산재한 CCTV, 국민 모두 1대 이상 소지한 스마트폰으로 인해 일거수일투족이 감시 당하고 있다.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임무에 충실할 때만이 영혼의 안식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찰이 국민을 감시하는 것처럼 국민들도 경찰관을 감시하므로 외적인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 아직 권력기관의 적폐가 척결되지 않아 소위 말하는 ‘내 식구 감싸기’ 잔재가 남아 있지만 머지 않아 사라질 것이다.

나의 행동 하나 말 한마디가 모두 녹화된다고 생각하고 공적 및 사적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현명하다. LH 부동산 투기 의혹 사태도 해당 직원들의 안이한 생각에서 출발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과거 소련 정보기관은 2차 대전 당시 ‘부주의한 말 한마디로 배가 침몰한다’는 포스터로 공직자의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요약하면 경찰관으로 살아가는 인생 2막도 중요하지만 죽을 때까지 행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소양 축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허명(虛名)을 얻고 승진을 위한 실적을 쌓기 위해 사건을 조작하면 자신의 인성부터 먼저 파괴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좋다.

출세하기 위해 부하들을 소모품으로 전락시키고, 선량한 국민들에게 잔인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던 사람들의 말로는 한결같이 불행했다. 이들은 스스로‘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서 ‘평천하’를 달성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망가진 정신으로 가정마저 파괴시켰고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철저하게 격리된 채로 인생을 마감했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고 해도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면 패가망신(敗家亡身)한다.

- 계속 -

민진규
現 국가정보전략연구소 (www.inis.kr)소장
합격의법학원 국정원/대통령경호처 논술 및 면접 강사
前 국방부 정보부대 정보분석관(예비역 공군 대위)
남부행정고시학원 등 국정원 국가정보학 강사
칼럼 내용 문의 : 민진규(stmin@hotmail.com)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