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59회
상태바
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59회
  • 김동률
  • 승인 2020.12.23 1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동률(아침의 눈)

7급 공무원시험 합격

<아공법 4.0>, <아공법 외전> 저자
 

습관성 잡념과 몰입

2019년에 103세가 된 화백이 있다. 국내 최고령 현역 화백 김병기(1916∼) 선생은 ‘여기, 지금(Here and Now)’ 개인전 간담회에서 이런 말씀을 했다.11) “기자들이 나만 보면 맨날 장수의 비법 따위를 묻는데, 그런 거 좀 그만 묻고 작품 얘기 좀 하라고.” 한 시간 넘는 간담회에서 입담을 과시한 그가 끝날 무렵 아쉬운지 한 말씀하신다. “작품 질문 또 없느냐.”

대학교수이자 수필가였던 고(故) 장영희(1952∼2009) 선생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다. 무거운 주제를 정말 재미있게 쓴다. 그는 자신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대부분 ‘신체장애와 암 투병을 극복한 희망의 상징’으로 점철되는 것에 불쾌함을 드러냈다.12) 한 잡지와의 인터뷰 조건으로 ‘장애니 암이니 그런 얘기 말고, 그냥 인간 장영희, 문학 선생 장영희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장애인 교수’ 운운해야 비로소 ‘아참, 내가 장애인이었지’ 하고 인지했다고 한다. 나 역시 장영희 선생의 에세이를 처음 읽었을 때만 해도 그 사실을 몰랐다. 글이 딱 내 스타일이어서 어떤 분인지 검색해보는 과정에서 장애와 암 투병 사실을 알게 됐다.

□ 몰입하여 산다는 것

보통의 사람들은 이 두 분이 이룩한 미술적 문학적 업적에 별로 관심이 없다. 세상 사람들은 때로는 정의롭지만, 때로는 아마추어 같다. 그저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럴듯한 뭔가를 해냈다는 것에만 관심을 쏟는다. ‘장애인, 암환자임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살아간다는 점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이 두 분은 사람들의 그런 시선이 부담스럽다. 자신의 본질은 그런 게 아니라고, 나의 진짜 본질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소리 없이 외친다. 
         
이 분들을 보며 ‘몰입’이라는 게 뭔지 깨닫는다. 김병기 화백과 장영희 선생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프로페셔널’이다. 이 두 분은 고령이나 장애, 질병 따위 안중에도 없고 자신의 분야에 파묻혀 사는 아티스트 그 자체다. 그저 ‘리스펙트’할 뿐이다.

수험생으로서 프로페셔널이란 뭘까? 하늘이 두 쪽 나도 오늘 도서관에 가서 목표 공부시간을 채우는 사람이다. 공부시간을 채우면 그게 바로 프로다. 목표 공부시간을 채우려면 몰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습관성 잡념에 빠지는 걸 경계해야 한다.

□ 습관성 잡념 떨쳐내기

공부를 하고 있는데 정작 머릿속에서는 ‘아디다스 추리닝’을 떠올리고 있다거나 ‘휴대폰 바꿀 때 됐는데 아이폰으로 한번 가볼까’ 따위의 생각을 병행해선 안 된다. 잡념은 몰입을 위협하는 최악의 변수다. 잡념은 또 다른 잡념을 생산한다.  

‘잡념’은 수용할 게 아니라 떨쳐버려야 한다. 억지로라도 떨쳐버리는 걸 습관화해야 한다. 하루하루 마음이 안일해지는 것을 경계하고, 애착을 제거하며 살아야 한다. 머릿속이 어지러워서는 안 된다. 세상 고민 혼자 다 짊어지고 있어서는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 단순해지지 않으면 않을수록 수험기간만 늘어난다. 

‘아무 생각 없는 상태’에서 공부하는 게 심리적으로 가장 안정된 상태다. 무념무상의 상태를 습관화하려면 내 의지가 필요하다. 쓸데없는 자극과 정보에 노출되지 말아야 한다. 인터넷이나 TV는 어쩌다가 우연한 수준으로 봐야 하고, 사람도 거의 안 만나다시피 해야 한다. 즉 어떤 생각에 ‘잠길’ 일 자체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생활의 단순화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걱정과 불안이 찾아올 때도 있을 것이다. 이것도 일종의 습관성 잡념이다. 잡념도 반복적으로 뿌리치다보면 빈도가 약해진다. 나중엔 잡념이 드는 상태가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노력의 결과다. 언제 그랬냐는 듯 걱정과 불안은 내 일이 아니게 된다. 잡념을 뿌리치고 몰입이 반복되면 스스로의 생활이 알차게 느껴지는 충실감을 받을 수 있다. 

-----------------------------------------------------------------------------

11) 김고금평, 「103세에 청산유수 달변...“요즘 현대미술에 저항하는 나 발견”」, 『머니투데이』, 2019. 4. 17.  

12)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샘터, 2009), 182∼186쪽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