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MBTI 학습 컨설턴트

이 글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학습 전략에 대해 MBTI 성격유형검사의 많은 이론 중에서 오로지 학습과 관련된 부분에 한정해서 쓰였다. 현재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그리고 군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그리고 이들을 옆에서 멘토하고 있는 부모님이나 학원 강사와 같이 분들, MBTI 학습컨설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내용이 구성되었음을 밝힌다.
 

☞ 지난호에 이어

3. MBTI와 공부습관

ㄹ. NFP 타입

NFP 기질의 사람들은 ENFP, INFP가 속하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유형들이다. 항상 엉뚱한 상상과 독특한 발상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으나 벌리는 일을 다 수습하기도 전에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NFJ와 비슷하게 감정 기복이 커서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서는 극도의 감정변화를 보이며 특히 자신을 미워하는 집단 속에 있으면 극도의 우울증과 함께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경쟁 자체도 매우 싫어한다.

대체로 매우 게으른 편이고 집중의 길이가 길지 않아서 공부에 있어서 공부량의 절대 부족으로 인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엉뚱한 상상, 공상, 몽상을 좋아하다 보니 공부하다가도 조금만 집중력이 흐려지면 엉뚱한 생각으로 빠져드는 경우가 많아서 매우 힘들어하는 편이다. 자제력이 부족한 경우 그런 생각에 빠지면 장시간 낭비해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 대비 공부질, 공부량 자체가 매우 안 좋은 편이다.

NFP 유형은 가장 손이 많이 가는 타입이다. 독학으로 합격하는 사례는 드문 편으로 이들은 반드시 자신을 관리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특히 섬세한 감수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잘 다룰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실패사례 #4 ENFP

서울에서 만난 수험생이다. 관리형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2년 차 공무원 시험 수험생이었는데 첫인상이 매우 밝은 모습으로 2년 차로 보이지는 않았었다. MBTI 검사 결과 ENFP 유형이었고 전형적인 NN 타입이었으며 일화 기억 특화자였다. 그동안 기출문제 위주로 열심히 한다고 했다는데 성적이 계속 안 나와서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그래서 좀 더 깊이 있게 정밀진단을 해본 결과 관리형 독서실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었다고 했다. 자기 나름대로는 정말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성적은 잘 나오지 않고 게으른 습관 때문에 매번 지각해서 엄격한 규정과 벌칙으로 정말 많이 힘들어했다고 했다. 엄격한 관리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걸 이때 절실히 느꼈다. 엄격한 스파르타형 관리형 독서실의 경우 거기에 적응할 수 있는 성격유형이 매우 한정적이라서 관리가 필요한데도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정말 갈 곳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집 근처 대학도서관을 추천하며 당시 유행하던 생활 스터디를 하는 것이 어떠냐고 조언했다. 아침에 출석 체크, 함께 점심, 저녁 식사, 그리고 마지막 출석 체크까지 해서 공부량과 습관을 잡도록 했다. 또한 NN 타입의 효율적인 공부법과 정리방법을 가르쳐줬다. 그 후 적당한 생활 스터디에 들어가서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복병은 엉뚱한 곳에서 나왔다. 남자친구가 문제였다. 남자친구와 크게 싸우게 되었고 결국 헤어지게 되면서 겨우 마음 잡고 공부하던 수험생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건 정말 나도 어찌해줄 도리가 없었다. 결국 생활 스터디도 빠지게 되었고 얼마 안 가서 공부도 포기해버렸다. 정말 ENFP 유형은 섬세한 감정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는 걸 확실히 깨달은 사례였다.

ㅁ. NTJ 타입

NTJ 기질의 사람들은 ENTJ, INTJ가 속하며 매우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며 이성적인 사람들이다. 대체로 머리가 매우 명석하며 이해력이 빠르다. 감정 기복이 거의 없으며 감정마저 이론적이고 논리적으로 판단하려고 한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타인의 행동이나 말을 분석하고 따지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으며 타인의 비판에 대해서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학습에 있어서 모범생 스타일이 많다. 실제로 수능시험에서 가장 고득점자가 많이 나오는 유형이 INTJ들이며 ENTJ들도 우수한 편이다. 또 사법고시 같은 고시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인다. 단지 방대한 양의 단순 암기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이해하지 못하면 기억하기 힘들어하는 경향을 많이 보인다.

이들은 한 과목을 잘하기 시작하면 나머지 과목도 같이 잘하기 시작하는 경향을 보이며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과목에서 강점을 보인다. 경험적이고 주관적인 측면이 강한 과목을 매우 싫어한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 비율이 가장 낮은 유형이다.

ㅂ. NTP 타입

NTP 기질의 사람들은 ENTP, INTP가 속하며 천재형들이 많다. 머리는 매우 비상하여 하나에 꽂히면 깊이 파고드는 경향이 크며 정보 수집력이 매우 뛰어나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안하는 것에 매우 흥미를 느끼며 전통적인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대체로 게으른 편이고 사람들의 감정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편이라서 깊이 있게 교우 관계를 지속하는 경우가 적다. 대체로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것만 하려는 경향이 매우 크며 스스로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는 모습도 보인다.

불합리하고 비인격적인 대우에 대해서 매우 분노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유형들을 지도할 때는 반드시 합리적이고 합당한 이유로 이들을 통제하는 것이 좋다. 감정적이고 주관적으로 이들을 대할 때 이들은 상대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이 NTP 유형은 타고난 머리와 공부를 하고자 하는 열정이 시너지를 일으키면 엄청난 성과를 보이지만 열정이 없다면 공부는 그저 취미가 되어버리는 사람들이다.
 

실패사례 #5 INTP

어느 날 어느 여성분께서 사무실로 찾아오셨다. 자기 동생 좀 컨설팅해달라고 요청하셨다. 하루종일 집안에서 지내면서 말로는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고 하는데 공부보다는 컴퓨터로 게임이나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낸다고 하소연을 했다. 잘 씻지도 않고 방안에 틀어박혀서 하루종일 있으니 가족들 모두 걱정이 크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특별히 그 집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애초에 집 밖에 나가는 것을 매우 귀찮아해서 그렇다고 했다.

약속된 날짜에 그 여성분과 함께 그 집으로 찾아갔다. 어머님이 맞이해주셨는데 그 동생은 방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거실에서 기다리니 나왔는데 덥수룩한 머리와 마른 체형의 남자가 나와서 인사했다. 그리고 MBTI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그 동생의 방안을 대충 둘러보았다. 매우 어질러져 있고 환기를 안 해서 냄새가 좀 났었다.

검사 결과는 처음 짐작했던 대로 INTP 유형이었고 N 타입의 학습 스타일을 가진 일화 기억 특화자였다. 네 지표 모두 매우 뚜렷해서 전형적인 INTP 유형이었다. 쉽지 않겠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공무원 시험 준비는 이제 2년을 넘어가고 있다고 했고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하루에 공부량이 내키는 대로 들쑥날쑥해서 종잡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런 경우에는 진짜 내가 직접 관리형 독서실이든 스터디카페든 만들어서 관리하지 않으면 답이 없는 상황이다. 일단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를 매우 싫어하고 다른 사람의 간섭 자체를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어찌 손 쓸 여지가 없었다. 심지어 방 밖으로 나오는 것은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잠깐 나오는 게 다라고 하니 난들 별수 있을까 싶었다.

일단 상담은 끝나고 나와서 다시 그 여성분을 만나서 있는 그대로를 말씀드렸다. 동생은 애초에 공무원 시험에 뜻이 없고 하라고 해서 억지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 본인의 의지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해드리기 힘들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결국 공부는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 이후에나 효과적인 학습법이 있고 관리법이 있는 것이다.

☞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