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13) / 자신의 길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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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13) / 자신의 길을 찾아라
  • 정명재
  • 승인 2020.11.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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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익숙하고 친근한 사물들이 우리 곁을 떠날 때, 우리의 생각은 확장을 거듭하게 된다. 대추나무에 달려 농익은 대추는 계절이 추워진 지금 나무에 없다. 무성하던 잎들도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계절이면 거리에는 황량한 나뭇가지만 남게 된다. 모든 것은 때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수험생으로 살아가면서 이맘때면 미래를 위한 준비로 마음은 분주할 것이다. 한해를 보내고 다시 맞이할 시간을 계획하는 일은 차분한 이 계절이 어울리기도 하다. 그래! 올해는 어찌어찌 지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어떤 인생을 만들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해가 지면 달이 뜨듯이 모든 사물은 각자의 시간에 맞춰 움직인다. 수험생의 시간도 일정에 맞춰 늘 흘러간다. 겨울이면 추운 바람에도 불구하고 새벽 어스름한 시간부터 도서관으로 향하는 작은 발걸음이 모여 봄의 전령을 맞이하는 것이다. 봄이면 국가직 9급 시험을 필두로 하여, 여름이 시작될 무렵이면 지방직 9급 시험을 보게 된다. 그리고 연중 상반기에 대부분의 주요 시험들이 몰려있다. 언제 시험을 볼까를 고민할 필요가 굳이 없을 것이다. 시험의 주기는 이렇듯 일정하다. 앞으로 시험일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카운트 하면서 D-day를 적어나가는 수험생들도 있다. 시간의 소중함을 알기에 좋은 습관이지만, 나는 일부러 시간을 재며 공부한 적은 없던 것 같다. 우리에게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시험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재미있는 경험을 여러 번 하였다. 시험이 있기 전의 시간은 1분 1초가 소중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나고 나면 1시간 하루를 마냥 흘려보내도 아쉬움은 없었다. 하루 종일 빈둥거려도, 하루 종일 인터넷 검색으로 시간을 보내도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그렇지만 합격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최종합격을 하기 전까지는 언제나 초조하고 불안한 심정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세상의 모든 관심이 합격에만 쏠리다 보면 주변을 돌보는 일도, 자신을 돌보는 일도 무심하기 마련이다.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지, 내가 잘 가고 있는지를 분주히 점검하는 노력이다.

심리학을 보면 사고의 집중력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생각의 편중이나 비틀림(bias)도 심해 사고의 영역을 확장하거나 다른 편의 생각을 읽는 것도 약하다. 이러한 인간 심리학의 특성을 살펴보면 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는 흔히 자신이 평소에 관심 없던 분야의 주제가 나오면 무심하게 넘기려는 경향이 심하다. 나는 문과생이니 이과의 공부에는 문외한(門外漢)이라고 생각해 아예 관심의 영역에서 축출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과생의 경우에도 법령이나 암기과목이 나오면 내가 잘 못한다고 미리 판단해 공부가 어렵다 받아들이곤 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많은 길이 있음을 알지 못하게 되며, 남은 선택지마저 줄이는 우(愚)를 범하게 된다. 수학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수학과 관련된 문제를 공포로 받아들이게 되며 화학을 못한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선택할 기회들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음식의 가림이 심한 경우 피하면 되지만, 학문의 영역에서 편견은 피해야 하고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은 존재하지 않는다. 계획에 맞춰 길을 떠나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변수를 만나게 되기도 하며, 헤쳐나아가지 못할 정도의 어려움도 겪게 마련이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누군가는 성공을 하게 되고 누군가는 실패를 겪게 되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건 성공하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듣다 보면 공통적인 줄거리가 있다. 어려움과 고통이 수반하지 않은 적이 없으며, 많은 실패와 고민이 늘 함께 했다는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르지 않은 것처럼 시작을 했다고 해서 성공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 첫 페이지를 넘길 때의 마음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마무리하려는 끈기를 지녀야 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집중력과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길을 찾는 과정에서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한번 들어온 생각을 바꾸려면 몇 배의 노력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인생 수업료를 지불하고 나서 깨친 것이 나의 경우도 너무도 많다. 몸에 체화되어 두 번 다시는 경험하기 싫은 소중한 실패일지라도 당시의 고통은 헤아릴 수 없이 크기 때문이다. 나의 노량진 생활은 처음에는 자영업으로 성공하는 것이었다. 하루 종일 일을 해도 일은 줄지 않았고 경제적 상황은 더 나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수준이었다.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사치스럽게 보였으며, 한 치 앞을 내다보는 일도 어려웠다. 자영업의 삶은 그 업종이 어떤 것이든 간에 쉽지 않은 일임을 그때 알았다. 공부의 길로 접어들어 인생의 방향을 바꾸었을 때에도 희망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그래도 자영업의 삶보다는 나은 삶이기를 바라는 정도에서 시작하였다. 희망이 클수록 실망도 크게 마련이란 걸 그때부터 알았던 것 같다. 누군가의 길을 따라가려는 마음은 이때부터 생긴 버릇이다. 9번의 합격이라는 목표를 세운 것은 이율곡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라가고픈 마음 하나였다. 학문의 영역에 경계(境界)를 두지 않았던 것은 다산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라 가고픈 마음에서 그랬다.

본받을 만한 업적을 가진 분들을 따라하는 일은 후대의 사람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이룬 길을 따라 가는 일은 그만큼의 수고를 줄일 수 있다. 우리 역시 각자의 길을 가고 있지 않은가? 훗날 누군가가 그대의 길을 흠모하고 따를 그 길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나의 자식이, 나의 후배가, 나를 아는 지인이 나의 길을 따르고 있다면 그 발걸음 하나하나가 묵직하고 조심스러워질 것이다. 실패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성공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큼의 의미를 두어야 한다. 도전하지 않은 이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것이고 그저 남의 이야기를 주워들어서 떠드는 일에 불과하기에 그러하다. 실제로 도전하고, 실패하며,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는 누군가가 훔쳐갈 수도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세상은 혼란스럽고 계절은 겨울로 접어든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떤 길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옳고 그른지를 분별하기도 어렵다. 민초의 삶은 바람이 부는 대로 움직이며,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오래 견딘다. 우리의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오늘을 사는 우리도 다르지 않다. 각자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가길 소망해 본다. 수험생이라 하여 약자의 마음으로 살아가지 말고 용자(勇者)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수험기간이란 제한된 시간은 무궁무진한 기회가 펼쳐진 시간임을 알고 이 기간에 그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말보다는 실천이 앞서고 행동이 따르는 일상에서 길을 찾아야만 이룰 수 있다. 이제,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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