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74)-국론을 분열시킨 죄 - 역사의 오욕으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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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74)-국론을 분열시킨 죄 - 역사의 오욕으로 남아
  • 강신업
  • 승인 2020.08.0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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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문재인 정권에서의 국론분열이 심각하다. 집권당인 민주당은 국민을 통합하기는 커녕 갈라치기를 하는 데 여념이 없다. 특히 국정의 최종책임자인 문재인 대통령조차 국론통합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민주당의 국민 분열행위를 짐짓 모른 체하며 그 수혜를 누리는 듯도 하다.

문재인 정권은 일찍이 국민을 진보와 보수라는 프레임으로 갈라놓았다. 자신을 자칭 개혁세력으로 칭하며 자신의 편이 아닌 세력을 반개혁세력이라 적대했다. 검찰 개혁을 시도한다며 흠 많은 조국을 내세워 국민을 조국 지지파와 조국 반대파로 갈라놓았다. 그 결과 국민들이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각기 시위를 벌이면서 엄청난 국력 낭비와 국론분열이 일어났다. 다분히 의도적인 이런 국민 갈라치기 결과 검찰은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하는 검사와 그렇지 않은 검사로 분열되었다. 심지어 정치적 중립과 안정성을 그 생명으로 하는 법원마저 친정부 세력과 반정부 세력으로 갈라져 서로 반목하는 일이 벌어지고 일부 법관들은 서로를 경원시하며 심지어 같이 식사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무성하다.

이 나라가 예로부터 당파싸움이 잦았다고는 하지만 지금처럼 국민이 철저하게 분열된 적은 없었다. 정치인들 싸움에 국민까지 끌어들여 서로 싸우게 한 것은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사실 정치란 것이 분쟁을 해결하는 것인데 문재인 정권은 어찌 된 일이지 어울리지 않는 이념 싸움뿐 아니라 지역 간, 세대 간 싸움을 부추기고 심지어 철 지난 반일감정을 소환해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 적대하도록 만든다. 최근에는 급기야 임대인과 임차인까지 상호 협력관계가 아닌 적대적 관계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임대차 문제는 수요와 공급의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꼭 필요한 최소한의 사항을 법으로 규정해야 함에도 시시콜콜 지침을 제시함으로써 착한 임대인과 임차인마저 서로 싸우게 한 것이다. 이것은 사실 문재인 정부의 무능함에서 비롯된 부동산 정책실패를 국민의 부담으로 돌린 것이다. 예로부터 유능한 자는 사람 숫자보다 물건이 부족하면 물건을 만들어 사람 숫자에 맞추지만 무능한 자는 물건을 더 많이 만들 생각은 못 하고 부족한 물건을 쪼개서 사람 수에 맞춘다. 내 집을 갖고 싶은 것이야 너무나 당연한 인간의 욕구인데 문재인 정부는 집을 더 공급해서 모든 국민이 갖게 할 생각은 못 하고 더 좋은 곳에 더 좋은 집을 가지려고 시도하는 국민을 나쁜 사람으로 몰고 있다.

사실 정치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상호 협력관계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홉스에 따르면 사람의 본성은 원래 이기적이기 때문에 홉스의 ‘자연상태’에서는 모든 사람이 서로에게 적일 수밖에 없다. 즉, 홉스가 말하는 자연상태, 어떠한 원리나 법이 없는 상태에서 인간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통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자연상태에서 모든 사람은 자기를 보호하는 일차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의 증대를 추구한다. 그러나 무한한 힘의 축적과 행사는 그에 비례해서 인간의 삶을 불안정하게 만들게 되고, 이런 딜레마를 겪으며 인간은 다른 사람과 공존하지 않고는 자기보존의 목적을 성취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즉, 인간은 만인 대 만인의 투쟁 상태가 인간 모두에게 생존의 위협이 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상호협정을 통해 모든 사람의 타고난 자유와 권리를 제한함으로써 시민법의 한 형식인 사회계약을 성립시키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인간은 자연상태를 벗어나 문명상태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국가는 구성원들이 합의에 따라 자연상태를 문명상태로 변화시킨 조직이다. 따라서 국가지도자의 일차적 임무는 국가의 구성원들을 화합하게 하고 투쟁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국론통합은 고사하고 대한민국을 만인 대 만인의 전쟁터로 변질시켰다. 이것은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문재인 정권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을 분열시키는 일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역사의 평가는 냉혹하고 오욕은 길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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