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3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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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38회
  • 김동률
  • 승인 2020.07.2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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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아침의 눈)

7급 공무원시험 합격

<아공법 4.0>, <아공법 외전> 저자
 

공부시기별 독서속도

공무원시험은 대단한 사고력을 요구하는 시험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암기를 많이 한 사람이 잘 볼 수밖에 없는 시험이다. 암기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같은 내용을 반복하면 된다. 해가 바뀌어도 최신 합격수기에서 회독수개념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다. 회독(순환)마다 독서법을 약간 달리할 필요가 있는 이유는 이와 같은 반복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수험생마다 일률적으로 독서법을 처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00명의 수험생이 있다면 배경지식 수준 역시 100가지다. 공부습관도 100가지다. 독서속도도 개인별 독서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다만 정규순환과 최종정리에서 독서방식이나 속도를 대략어느 정도로 달리해야 하는지는 논의할만한 가치가 있다.

순환별 독서속도

정독이니 속독이니 하는 말이 있지만 사실 같은 순환에서도 어떤 부분은 정독하고, 어떤 부분은 속독해야 한다. 정독이라고 해서 마음이 풀어져 세월아 네월아 읽어서도 안 되지만, 속독이라고 해서 의미 파악 없이 대충 읽어서도 안 된다.

아래의 도표는 하루 12시간(순공 10시간) 공부하는 수험생이 전략과목에 하루 8시간(순공 7시간) 투자했을 때를 가정한 독서속도다. 1,200페이지짜리 전략과목 기출문제집을 공부하는 기준이다.

<정규순환 평균 독서속도>

정규순환

공부일수

하루 진도

시간당 독서속도

12순환

15

80

10

3순환

12

100

12

4순환

8

150

18

5순환

4

300

36

6순환

2

600

75

시험 막판에는 흔히 하루에 한 과목 전범위를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하루에 한 과목 전범위를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을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내용 이해 없이 활자만 읽는 것조차 어렵다.

위 도표의 독서속도가 가능한 이유는 읽어야 할 진도에서 삭제된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순환이 반복되면서 읽는 속도도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어떤 페이지를 봐도 나름대로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다음에 뭐가 나올지 예측도 된다.

묵독과 음독

묵독은 소리 내지 않고 속으로 읽는 것이고, 음독은 겉으로든 속으로든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공시 공부에서 독서의 기본은 묵독이다. 묵독이 음독보다 훨씬 빠르다. 공부의 시작부터 끝까지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음독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습관이다. 음독은 정보 입력 절차를 굳이 한 번 더 거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음독은 집중이 잘 되지 않는 상태이고, 글 읽는 속도도 현저히 저하된다. 오감(五感)을 이용해서 공부하라고들 하는데 적어도 수험 독서에서는 결과적으로 단점이 더 많다. 물론 묵독을 잘 하다가도 막히는 부분이 나왔을 때 무의식적으로 음독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런 경우까지 교정할 수는 없다. 우리는 다시 묵독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통독과 속독

공무원시험 교재를 처음 마주한 날, 누구나 설레고 두렵다. 대망의 1회독, 어떤 방식으로 읽어야 할까. 해당 과목의 전공자가 아니라고 가정하자. 결론부터 말해 1회독은 통독에 가까운 정독이 바람직하다. 이게 대체 무슨 요상한 말인가. 그냥 정독하면 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하고, 먼저 통독과 속독에 관해 얘기해보자.

엄밀한 의미의 통독은 수험생이 처음부터 할 수 있는 독서법이 아니다. 통독은 처음 보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내리읽는 것이다. 정독처럼 단어나 개념 하나하나 깊숙이 헤아리며 읽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대충 읽는 것도 아니다. 1회독을 엄밀한 의미의 통독으로 하면 회독이 끝난 후 머릿속에 남는 게 아무것도 없다. 통독은 정독과 다독으로 단련된 독서가만이 할 수 있다.

한편 속독은 문장을 요소별로 읽지 않고 문장 전체를 하나의 덩어리로 읽는 것이다. 판례의 경우 회독수가 쌓이면 판례 한 단락이 하나의 덩어리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수준의 속독은 처음 12회독 때부터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보는 수험서는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지식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신문 칼럼이나 에세이와는 다르다. 처음부터 수험서를 속독하는 것은 해당 과목의 전공자조차 쉽지 않다.

속독은 텍스트에서 핵심을 빠르게 추출하는 독서기술이기도 하다. 그런데 공무원시험은 원칙적으로 어떤 문단에서 핵심을 빠르게 추출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다(국어 비문학·문학이나 영어 독해문제를 제외한다). 어떤 문장이 출제됐을 때 해당 문장이 맞는지 틀린지 여부만 빠르게 판별하면 된다. 처음부터 속독만 해서는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없다.

공부의 처음부터 엄밀한 의미의 통독이나 속독이 가능하다면 그 수험생은 해당 과목 지식을 사전에 학습했을 가능성이 높다. 배경 지식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른 것이다.

정규순환 : 정독을 중심으로

정독이라고 해서 너무 늘어져서는 안 된다. 하루에 공부하기로 한 분량을 소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정독해야 한다. 1회독 때 너무 어려운 문장을 만났을 때는 적당히 스킵하고 넘어갈 줄도 알아야 한다. 또한 뭔가 집대성해놓은 것 같은 도표를 만나면 과감히 다음 순환으로 넘겨야 한다.

1회독 때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 존재한다. 이 문장을 이해하기 위한 지식은 나중에 나올 진도에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공무원시험 과목은 수학처럼 단계별 진도가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려운 지문은 2회독 때 이해하는 게 수험학적으로 효율적이다.

내 머리 탓하지 말자. 현시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장만 음미하면 된다. 읽다가 도저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면 다음 회독으로 이해를 미룬다. 이런 의미에서 1회독 시 정독은 통독에 가깝지만 엄밀한 의미에서의 통독은 아니다.

문제집의 보기지문을 읽을 때는 오답 포인트를 중심으로 왜 그런지를 따져가며 읽는다. 회독이 누적되면 해설이나 옳은 지문도 약간은 의심의 눈초리로 읽는다. 해당 지문이 틀린 지문으로 출제됐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최종정리 : 속독을 중심으로

어차피 시험 막판에 가서도 해당 교재를 100%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본서는 말할 것도 없지만 문제집이라 해도 해당 교재를 100% 암기할 순 없다. 공부할 때는 당연히 꼼꼼해야 하지만, 진도 속도를 위해 어느 선에서는 타협할 줄도 알아야 한다.

최종정리 기간에 들어오면 이미 이해가 필요한 공부는 거의 다 끝난 상태다. 이때부터는 한 문장씩 곱씹어서 공부하는 게 대체로효율적이지 못하다. 빨리 읽으나 천천히 읽으나 각인되는 효과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종정리 기간부터는 의식적으로속독을 해야 한다.

예컨대 행정법총론 공부가 어느 정도 누적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기출문제집 해설에 수록된 판례를 읽을 때 해당 문장 다음에 나올 문장들이 자연스럽게 전개돼야 한다. 즉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다음에 등장할 문장들이 어느 정도 예측돼야 한다. 문장이 예측한 대로 흘러간다면 그냥 쭉쭉 읽어 내려가야 한다. 곱씹을 시간도 없고 곱씹는 의미도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많이 반복하여 볼수록 시험장에서 기억을 떠올리기 쉬워진다. 어떤 합격생은 시험장에서 마치 사진을 찍은 것처럼 수험서의 특정 페이지가 떠오른다고 한다. 일종의 학습 잔상이 남은 것이다. 이게 바로 시험 막판 반복적인 속독의 효과다.

물론 아무리 최종정리 기간이라고 해도 속독 일변도가 되어선 안 된다. 정독이 필요한 부분도 없는 게 아니다. 머리에 새겨 넣어야 할 암기거리도 있다. 한 문장씩 끊어 읽으면서 해당 문장이 왜 맞는(틀린) 지문인지 빠르게 인지하며 읽어 내려간다. 그러다가 뭔가 걸리적거리는 지문이 등장하면 비로소 잠시 멈춰 정독하며 음미한다. 이후 다시 빠르게 다시 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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