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62)-포스트 코로나, 변화와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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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62)-포스트 코로나, 변화와 생존
  • 강신업
  • 승인 2020.05.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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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코로나19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삶이 근본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또 코로나가 변화시킨 세계에 우리는 어떻게 적응하고 대처해야 할 것인가. 생물학적 의미의 적자생존이 아닌 사회경제적 의미의 적자생존이 시작된 지금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예측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코로나 이후 우리는 ‘행정 만능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

과거 아테네에서 만들어진 민주주의 이론, 서구 유럽 근대사회가 만들어낸 자유주의 이론, 마르크스-엥겔스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주의 이론은 더는 독자생존 할 수 없다. 보수나 진보, 자유주의나 민주주의의 등의 거대 담론도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새로운 주의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세상은 존재방식이 아닌 존재 그 자체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우리는 지금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행정 능률이라는 현재의 이익으로 대체되는 현장을 목도하고 있다. 입법에 대한 행정의 우월 현상이 나타나면서 행정명령에 의한 자유의 규제가 일상화되고, 심지어 행정이 전통적 의미의 사법적 판단마저 우회하는 행정 만능시대가 도래했다. 전 세계적으로 자유주의가 쇠퇴하고 전체주의 경향이 강화되던 차에 코로나 사태는 이를 되돌릴 수 없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이후 정치는 ‘새로운 윤리’를 요구받을 것이다. <빠져나갈 수 있으면 무엇이든 하라>는 마키아벨리적 윤리가 성행하게 될 것이다. 국민 개개인만큼이나 정당도 정치인도 살아남는 것이 지상 목적이기 때문에 세련된 마키아벨리즘, 21세기판 마키아벨리즘이 등장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코로나 이후 세계는 ‘신 계급사회’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코로나는 계급 분화를 심화시켜 신 카스트 시대의 도래를 앞당길 것이다. 부유층과 빈민층의 교류가 차단되고 부유층의 삶의 방식과 빈민층의 삶의 방식이 급격하게 분화될 것이다. 최상의 부유층들은 안전하게 격리된 공간에서의 거주나 만남을 추구할 것이고, 이는 부유층 전용 호텔, 부유층 전용 골프장 등 부유층 마케팅을 심화시켜 경제적 능력에 따른 사회적 계급을 탄생시킬 것이다.

코로나 이후는 ‘새로운 생활 방식’이 요구될 것이다. 사람들은 허용 가능한 가장 소극적 삶의 방식을 추구할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는 현재를 누리는 쾌락주의가 유행하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는 사치스럽거나 비효율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줄어들면서 지극히 개인주의적 생활방식이 형성될 것이다.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의 확산은 일의 방식, 의사결정의 방식, 이동의 방식, 주거의 방식, 거래의 방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모여 사는 것보다 흩어져 사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탈도시화가 촉진될 것이다.

코로나 이후는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진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시공간을 초월한 생태계가 조성되고 디지털로 무장한 새로운 서비스가 주축이 되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비대면 사회를 지탱하기 위한 기술이 발달해 비대면 교육, 비대면 유통, 비대면 의료 등 언택트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헬스케어 산업이 고속 성장할 것이고 원격 진료 기술이 발달할 것이고, 이것이 인간의 수명연장을 가져와 코로나 이후 세계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간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목도하게 될 것이다. 인간 삶의 비사회화가 비혼을 조장하면서 인구는 감소하게 될 것이고 그 자리를 로봇 인간이 채울 것이다.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적어도 인간 대 로봇 인간의 비율이 4:1에 이르게 될 것이다.

코로나 이후 ‘세계 질서의 재편’이 일어날 것이다. 경제의 세계화가 한풀 꺾여 소위 ‘슬로벌라이제이션(slowbailzation)’에 본격 진입할 것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나타난 중국의 부상은 상당 부분 주춤하게 될 것이고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하여 민첩하게 대응한 국가들은 상대적 승자가 될 것이다.

코로나 이후 달라진 시대에 빨리 적응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운명이다. 그것은 또한 변화된 세상에서의 최상의 생존방책이다. 적자생존, 교과서에나 나오던 말이 갑자기 우리 앞으로 쑥 다가섰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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