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코로나19, 신천지교회의 교리와 영남 정치권의 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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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코로나19, 신천지교회의 교리와 영남 정치권의 무능
  • 오시영
  • 승인 2020.02.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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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학장 / 변호사 / 시인
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학장 / 변호사 / 시인

 대한민국, 아우성이지만 고요하다. 아니 고요 속에 아우성이다. 전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균으로 모두가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거대한 우주를 논하는 세상에서 눈에 보이지도 않은 작은 존재가 “나 여기 있어!” 하고 존재감을 내뿜으니 우주마저 움츠러들고 있다 새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코로나19사태이다. 유독 몸을 챙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걸리면 나만 손해”라는 탈선된 욕망이 비로소 “몸을 통해 실증되어지는 순간”을 우리가 맞이하고 있다. 걸리면 나만 손해라는, 재수 없는 자의 넋두리가 푸념 아닌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가난을 부채질하려는 듯 두려움이 가난을 재촉한다. 세상이 이렇게 텅 비었던 적이 있던가? 그렇게들 모여서 혼잡과 시끄러움을 만들던 인간들이 모두 사라졌다. 마치 아침 햇살에 안개 사라지듯, 강한 빗줄기에 하늘 먼지 사라지듯 그렇게 다들 꽁꽁 숨어버렸다. 코로나사태는 수많은 자영업자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들을 더욱 더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 집 주변을 서성거리다 평소 잘 들리지 않는 슈퍼도 퇴근길에 들러 평소 잘 사지 않던 라면도 몇 봉지 사보고, 과자도 몇 봉지 사 본다. 길을 걸을 때에도 붕어빵 장사가 보이면 붕어빵도 사 먹고, 어묵도 사 먹고 한다. 쓰나미처럼 몰려드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모든 게 공포 속에 자지러지고 있는 이때, 소시민으로서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음에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람의 온기를 느끼고, 전해야 한다는 작은 마음으로 평소 안 하던 짓도 해 본다.

신천지교회에서 확대된 코로나19 전염병 확산이 대한민국 전체를 뒤집어 놓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잘 대처해 나가고 있었는데, 신천지교회의 교인들이 집단감염된 후 전국적으로 분산하여 활동하는 바람에 전국 방역망이 뚫리고 전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다. 신천지교회는 오래 전 정통 기독교단으로부터 이단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기독교 교단에서 이단으로 판정하는 기준 중의 하나가, 정통 기독교 교리를 위반하여 자신을 하나님이나 예수님과 동격시하는 교리를 교인들에게 전파하는 경우이다. 그리고 성경에 대한 해석의 전권을 자신만이 가지고 있다거나, 말세가 가까웠다며 극단적 종말론을 내세우며 교인들에게 공포심을 조장하여 현실사회를 허무주의에 빠지게 만든 뒤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포기케 만들거나 집단거주 또는 전재산의 교회 헌납이라는 정통 기독교 교리에 배치되는 교리를 주입식으로 강제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그러한 잘못된 교리 가운데에는 문란한 성적 풍속을 조장하거나 일부일처제 등 기존 사회질서와 달리 반사회질서행위를 조장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비밀리에 행동하는 원칙을 수립하여 행동하도록 훈련함으로써 일반인들이 이단 종교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정통 기독교도 초대교회 시절에는 로마제국의 탄압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감추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종교의 자유가 헌법상 보장되고 있어 정상적인 종교인이라면 자신의 종교를 감추거나 숨길 필요가 전혀 없는데도, 위와 같이 밀행성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대부분 사이비 또는 이단이라는 평가를 받는 종교단체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그리스어 익투스(ΙΧΘΥΣ)는 한 단어로는 물고기라는 뜻이지만, 그리이스어로 “Ιησους Χριστος Θεου Υιος Σωτηρ(이에수스 크리스토스 테우 휘오스 소테르, 이이소이스 크리스토스 쎄오이 이이오스 소티르)”라는 말의 첫머리 글자를 딴 조립어로 “하나님의 아들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로 번역되거나 “주님은 저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신약성경 마태복음 16장 16절의 축약어로 알려져 있다.

신약성경(요한복음 21장)의 기록에 의하면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가 부활한 후 두려움에 도망친 제자 베드로가 어부로 돌아가 밤새 물고기를 잡으려 하였으나 한 마리도 잡지 못해 낙심해 있을 때 그를 데리고 갈릴리 호수 깊은 곳으로 데려가 그물을 던지라 하자 물고기 153마리가 잡았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처럼 기독교는 물고기를 구원의 상징어(예수가 처형되던 날 새벽 세 번이나 예수를 부인했다가 닭울음소리를 듣고 자신의 배신행위를 회개한 베드로를 부활 후 찾아가 많은 물고기를 잡게 하는 이적을 통해 용서하였다는 의미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저 익투스라는 말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신천지교회의 교인들이 이번 코로나19 감염사태를 통해 자신들이 신천지 교도임을 숨긴 채 간호사로, 방역업무담당공무원 등으로 재직하여 더욱 사태를 악화시켰다거나 부모에게조차 알리지 않아 접촉한 부모에게 감염을 시키는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 있다. 특이한 것은 신천지교회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개별 교회가 전체적으로 하나의 신천지교회라는 개념으로 묶여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특정지역에 소재한 교회에서 전국적인 행사를 할 때가 많고, 그럴 경우 전국에 있는 교인들이 대표 등을 보내 행사에 참가시켜 교육을 받은 후 이를 다시 개별 교회로 전파하는 경우도 자주 있는데, 이번 사태 역시 전국에서 참여한 많은 교인들이 예배 후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로 출석하는 과정에서 전국적인 방역체계가 뚫리는 문제를 야기한 것이다.

특히 이만희 교주가 교인들을 하나로 결속시키는 교리로 사용하고 있는 개념이 십사만사천명의 구원자 개념이다. 즉 마지막 인류 심판날에 예수님과 함께 하늘나라에 있게 될 구원자가 십사만사천명인데, 교주 자신이 현재 유일한 구원자로서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부름을 받았기 때문에 나머지 십사만사천명이 채워질 때까지 구원활동(포교활동)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숫자가 금방 찰 것이기 때문에 서둘러 신천지교회로 나와야 하고, 신천지교인 서로간에도 서로 경쟁하여 십사만사천명 중의 한 명으로 택함을 받아야 하므로 전도도 많이 하고 헌금도 많이 해서 “점수를 많이 따야 하늘나라에서 상”을 받게 되고, 그 상을 통해 십사만사천명에 들어갈 수 있다는 허황된 교리를 집중적으로 세뇌시켜 온 것이다.

십사만사천명은 기독교 교리 중 마지막 심판날의 정황을 요한 사도가 환상 중에 보고 기록한 것으로 요한계시록(묵시록, 신약성경 27권 중 마지막 권)에 나오는 개념이다. 이처럼 십사만사천명은 요한계시록 14장에 기록되어 있는데, 십사만사천명 이외는 하늘나라의 노래를 배울 자가 없다며 요한 사도가 이를 환상 중에 본 것을 그대로 기록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의 과학수준에서는 요한계시록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 보니, 현재 기독교계에서도 요한계시록 부분에 대한 설교를 목사들이 제일 힘들어하고 있고, 실재 교회에서 설교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그러다 보니 일반 교인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단 종파에서 이러한 기독교계의 약점을 파고들어 자신들의 교세를 확장하는데 요한계시록의 종말론 내지 묵시적 심판론을 집중 설교함으로써 교인들을 공포분위기로 몰아넣고(심판받아 지옥 간다는 말을 집중적으로 세뇌시킴으로써), 자기들에게 엮이게 만드는 전도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위 십사만사천명이라는 숫자는 사도 요한이 환상 중에 보았다고 스스로 요한계시록에 기록하고 있고, 이처럼 상징적 의미로 사용되는 숫자에 불과한데도 이만희 신천주 교주는 이를 확정된 고정 숫자로 못 박은 뒤 이 십사만사천명에 포함되려면 현세에서 헌금을 많이 하고, 전도도 많이 해서 높은 점수를 따서 하늘나라로부터 택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할당된 전도 숫자를 채우지 못하면 일정 금액의 헌금을 전도 대신 추가로 냄으로써 용서를 받을 수 있고, 점수를 딸 수 있다는 황당한 교리를 내세워, 사실상 교인들로부터 겁박된 헌금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십사만사천명의 구원자 교리는 1950년대 이후 난립한 일부 기독교 교파 중에서 주장된 교리이다. 사도 요한이 죽기 직전 발모아 섬에서 기도하던 중 하나님이 환상을 통해 보여준 것을 기록한 요한계시록 14장에 의하면 십사만사천명의 구원자가 이스라엘 열두지파에서 나온다는 것으로, 이만희 교주는 이스라엘 민족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써 하나님 구원의 뿔이 이스라엘에서 동방의 나라 대한민국으로 옮겨왔고, 그 구원자 중 첫 번째가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열두지파는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으로 일컬어지는 아브라함의 손자인 야곱이 열 두 명의 자식을 두었는데, 그 자식(다만 아들 레위와 요셉이 빠지고, 요셉의 아들 즉 손자인 므나쎄와 에브라임이 지파의 족장이 된다)마다 하나의 지파의 조상이 되었다(우리나라의 문중이나 종중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리하여 신천지교회는 교인을 열두지파로 나누어 전국을 열두개로 나누어 한 지파로 하여금 한 지역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고, 자체적인 행사를 치룰 때는 지파에서 참가하는 교인들의 옷 색깔을 구분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부분 조직과 전체 조직을 운용하고 있다.

신천지교회는 이처럼 십사만사천명에 들어가면 된다면서 구원을 강조하다 보니 현실사회의 가족개념이나 직장개념을 무력화시키고 신천지교회우선주의를 내세움으로써 무단가출이나 부부관계 파탄, 지나친 헌금으로 인한 경제적 갈등 등 많은 사회적 문제를 양산해 왔고, 무엇보다도 교리의 비정통성으로 인해 기성 교단으로부터 이단종파라는 비판을 받게 됨에 따라 자신들이 신천지 교회 소속이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밝히기를 꺼리게 되고, 문화활동이나 성경공부 등의 다른 명목을 내세워 기존 교회 교인들을 포섭하는 전도활동을 벌이는 소위 추수꾼이라는 특이한 명칭의 전도대를 운영하여, 기성 교회의 교인들을 빼내가거나, 작은 규모의 교회의 경우 그 교회를 아예 접수해 버리거나(교회는 3분의 2 이상의 교인이 찬성하면 교단을 바꿀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작은 교회의 경우 신천지 교회 소속 교인들이 대거 유입되면 3분의 2를 장악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장기적 분쟁을 유발하여 기존 교인들이 떨어져 나가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모든 정상적인 교회는 어느 교회를 막론하지 않고 교회 출입문 쪽에 “신천지 교회의 추수꾼의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팻말을 붙여놓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러한 교단이 정치세력과 결탁할 경우 혹세무민의 잘못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신천지교회는 이만희 교주의 출신 고향인 경북 청도를 중심 성지로 생각하여 집중 투자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상당수의 교인을 확보하고 있는 신천지교회의 지지를 받지 않고서는 그 지역에서 선출직 공무원인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되지 못하게 되어 청도 인근의 대구, 경북 출신 국회의원들, 대구시장이나 경북도지사 등이 신천지교회를 홀대할 수 없는 역학구조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해관계가 없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번 코로나19사태에 대해 신속히 대응함으로써 방역활동에 주력할 수 있는 반면, 정치적 이해관계가 끈끈한 대구나 경북 출신의 국회의원들이나 대구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신천지교회가 코로나19의 확대에 엄청난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비판하거나 대응하지 못하는 엉거주춤의 비합리적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북, 대구지역을 정치적 지지세력으로 삼고 있는 미래통합당(전 자유한국당이 주축이 된 통합 신당)의 황교안 대표 역시 신천지 교회에 대해 제대로 언급조차 못하고 있다. 특히 정통 예수교장로회 소속 교회에서 전도사로 불리고 있는 황교안 대표가 신천지교회를 명시하여 비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코로나19사태를 통해 그 동안 비밀리에 운영되던 신천지교회의 조직이나 구성원들이 밝혀져 방역대책수립이 가능하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종교탄압인지, 정당한 방역활동을 위한 합법적 통제인지, 지켜 볼 일이다. 감염병 공포 심리로 인해 위축된 경제활동으로 지방경제가 너무 엉망이 되어 버렸다. 이럴 때 우리 모두 소비활동 진작에 나서 내일 쓸 물건일지라도 오늘 사서 비축하거나, 동네 근처의 식당에서 외식을 하거나 등등 사소한 경제진작에 모두 발벗고 나서는 것이 우리 소시민들이 할 작은 애국이지 않겠는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학장 / 변호사 / 시인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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