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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69) : 꼴찌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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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69) : 꼴찌 탈출
  • 정명재
  • 승인 2019.12.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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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흐르지 않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살펴보면 자연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늘 하던 대로 일상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면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한 해를 보내는 시간 12월이다. 무덤덤하게 보내려 해도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이 눈에 거슬린다. 무엇을 했고 무엇을 이루었는지를 생각해 본다. 최근에는 군무원 준비 수험생들이 몇 명 있어 그들과 함께 행정법과 행정학에 몰두하였다. 군무원 시험과 지방직 추가채용 시험이 지난 토요일에 있었다. 문제가 어려워 울상인 수험생도 있었으며, 홀가분하게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음에 안도의 한숨을 쉬는 수험생도 있었다. 누구나 합격을 바라고 공부에 매진했을 숱한 고뇌의 밤을 지낸 그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이제 2019년을 보내야 한다.

지난 것은 돌아보되 후회를 하거나 자책(自責)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한 것이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수밖에 없다. 합격이 모든 것의 완성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기의 문제이지 누구나 합격을 할 것이고 이번에는 자신의 차례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 마음속에 품은 독기(毒氣)는 어느 정도 풀릴 것이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인간만이 지난 일을 반추하고 곱씹으며 고통의 시간을 만들어 낸다. 새처럼 살아가라는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앞으로 나아가는 일에 더 신경을 쓰고 계획을 세우는데 더 몰두해야 한다.

지난 5년을 노량진에서 지내며 한 가지 들던 의문점이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처지와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모든 이들이 합격하리란 기대감으로만 수험생활로 뛰어든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지, 무엇이 그들을 수험생활로 끌어당기는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수험 생기초인 사람도 대략 6개월이면 합격을 하리란 기대를 하고 덤비는 경우가 많았다. 시험에 문외한(門外漢)인 사람도 공직에 합격하리란 기대감으로만 공무원 시험을 바라보는 것이다.

식당을 개업(開業)한 적이 있었다. 할 일이 생각보다 많았다. 음식 종류를 결정해야 했고, 음식을 만들 기구를 준비하기 위해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하고자 동대문 상가를 돌아다녔다. 간판이며 실내 인테리어 작업을 하기 위해 분주했으며, 함께 일할 주방식구를 찾기 위해 수소문을 해야 했다. 그러고 나서 개업을 하면 매일 사들이는 음식 재료를 구하기 위해 영등포 시장을 새벽부터 찾아 다녀야 했다. 식사시간이 되면 손님들에게 제공할 음식을 나르고 다시 설거지를 해야 했으며, 배달이 들어오면 부리나케 음식을 포장해야 했다. 어떤가? 음식점 하나 하는 것도 이렇게 복잡한 과정의 연속이고 매일 부딪치는 삶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손에 쥐는 수입은 거의 없었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견뎌도 성공 확률은 1%에 가깝다. 업력이 10년, 20년 돼도 먹고만 살 정도의 수입으로만 살아가는 식당은 생각보다 많다. 우리나라의 음식점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현실을 안다면 공부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만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음식점을 6개월 정도 해 보니, 답이 나왔다. 손님이 많아도 음식재료를 후하게 쓰면 남는 게 없고 음식재료를 아끼니 손님이 먼저 알아보고 등을 돌린다. 공부를 6개월 정도 해 보고 승산이 없으면 그만 둘 생각으로 맛보기용으로 시작하려 한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세상에 쉽게 오는 것은 많지 않다. 쉽게 온 것은 또 쉽게 사라지기 마련이다.

대학입시에는 수험상담가가 많다. 모의고사를 보고 자신의 성적에 맞게 대학과 학과를 설정해 합격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그렇지만 공무원 시험에서는 이러한 배치상담이 전무(全無)하다. 시작한 것이 일반행정직렬이었다면 끝까지 이 직렬에서 합격을 도모하려 한다. 이유는 없다. 시작한 것이 일반행정직이었으니 여기서 승부수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반행정직 커트라인은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향연(饗宴)이다. 국어, 영어, 한국사 만점도 많다. 행정법, 행정학의 경우를 예를 들면 90점대 이상의 수험생들이 많다. 결국 90점대 이상의 점수가 합격의 바로미터(barometer)가 된다. 그렇지만 70~80점대의 수험생들도 일반행정직에서 계속 맴돌며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시험이 어려운 경우 커트라인이 내려가는 경우가 있지만 상대적인 분석일 뿐이다. 일정한 고득점이 확보되어야 경쟁에서 살아남는 직렬임에도 언젠가는 점수가 올라가겠지 생각하며 같은 패턴의 공부를 유지한다면 오히려 실패의 늪에 빠질 확률이 훨씬 높다. 생각의 전환과 시험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자신을 바라볼 시간이다.

시험과목당 20문제에는 일정한 난이도가 있다. 쉬운 문제와 난이도 중(中) 정도의 문제를 맞히면 확보할 수 있는 점수는 70~80점대이다. 그렇지만 난도가 높은 문제의 경우 귀퉁이에서 출제하거나 정답률이 낮은 문제를 출제하기에, 맞힐 확률은 급격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려운 문제 한두 개를 더 맞히는 과정은 70~80점대를 맞히기 위해 노력한 시간과 같다. 고작 1~2개 차이로 떨어졌다고 해서 합격의 벽을 낮게 얕봐서는 안 된다. 어려운 문제 한두 개를 맞히기 위해 흘린 땀과 눈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수험생들 가운데 대체로 50점대 점수 내외(內外)에서 공부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助言)은 많지 않다. 실력이 출중하지도 않으며 공부머리가 있는 것도 아닌, 오로지 노력과 끈기로 밀어붙이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아주 높고 견고함을 알았을 것이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꼴찌들을 위한 책도 많지 않다. 학원의 강의는 중급 이상의 실력으로 들을 수 있는 과정이고 실력자들을 위한 배려는 많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는 꼴찌들을 위한 배려는 취약해 보인다. 내가 지난 시간 만난 이들은 대부분 꼴찌들이었다. 공부한 경험도 많지 않았으며, 공부를 했다 해도 늘 제자리에서 맴도는 실력을 유지할 뿐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지금 서울시청, 국가부처, 지자체 등 각 부처에서 9급·7급 공무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7년이 넘는 장수생들도, 생기초 수험생들도 모두 합격하여 공무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방법은 이러했다. 눈높이를 맞춰 그들을 이해시켜야 했고, 실력에 걸맞은 시험과 직렬(직류)을 찾아내야 했다. 이러한 작업이 지난 5년이었으며,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이것을 연구한 것이다. 50점대의 점수가 꼴찌는 맞다. 하지만 이 점수부터 시작해서 꼴찌 탈출을 통해 들어갈 직렬(직류)은 아주 다양하고 많다는 것을 알았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직렬(직류)은 정보의 부재(不在)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익 창출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무시된 것뿐이지, 좋고 나쁜 직렬(직류)은 없는 것이다. 아직도 무궁무진(無窮無盡)한 기회가 내 눈에는 보인다. 관심이 적은 직렬(직류)의 경우 경쟁자가 적고 혹여 경쟁자가 있더라도 걸출한 고수(高手)가 들어올 확률은 많지 않다. 내가 만난 이들이 수험가에서는 꼴찌들이었고 떨어지고 실패만 할 줄 아는 이들이었지만, 나는 이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이후 그들은 2관왕, 3관왕, 4관왕의 합격을 하였으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저력을 보여 주었다.

기분 좋은 상상을 해 보라. 머리 좋고, 학벌 좋고, 돈 많은 이들이 합격을 쉽게 하는 것은 신나는 이야기의 결말이 아니다. 나와 그들처럼 꼴찌의 타이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인생(人生)이 반전 드라마처럼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 낼 때, 우리의 이야기는 기분 좋은 해피엔딩으로 기억될 것이다. 나 역시 늘 꼴찌의 인생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러하다. 아웃사이더 인생처럼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기에 내 스스로는 꼴찌라고 생각한 적 없지만, 세상의 잣대로는 나는 꼴찌였다. 꼴찌라고 영원히 꼴찌는 되지 말자. 내가 가 보았고 내가 이룬 것을 본다면 나를 꼴찌라고 함부로 이야기 할 수는 없게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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