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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43)-정경심 교수 ‘표창장위조’ 사건의 공소장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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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의 '시사와 법' (43)-정경심 교수 ‘표창장위조’ 사건의 공소장변경
  • 신종범
  • 승인 2019.12.1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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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범 변호사
신종범 변호사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표창장 위조’와 관련된 사건(사문서위조 등)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의 공소장변경 신청을 불허했다. 기존 공소장과 검찰이 변경 허가를 요청한 공소장을 비교할 때 “사건 공범과 범행 일시, 장소, 범행 방법, 행사 목적 모두 동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검찰은 ① 범행 일시(2012. 9. 7. → 2013. 6.), ② 범행 장소(동양대학교 → 서울 서초구 자택), ③ 공범(성명불상자 → 딸), ④ 범행 방법(컴퓨터 파일로 표창장을 출력해 직인을 임의로 날인하는 방식 → 캡처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인을 위조), ⑤ 범행 목적(유명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서 →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서류 제출과 관련해서) 등 다섯 항목의 변경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어느 하나라도 동일하면 공소장 변경이 가능하지만, 다섯가지 항목이 모두 중대하게 변경된 이상 공소장의 동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때 공소장을 법원에 제출해야 하고, 공소장에 기재되는 공소사실은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특정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54조). 이처럼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이유는 이중기소를 방지하고, 법원의 심판범위를 특정하며, 공소시효정지 효력이 미치는 범위와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 등을 명백히 하기 위함이다.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행사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검찰은 ‘표창장 위조’ 혐의에 대하여 정경심 교수를 사문서위조 등으로 기소하면서 ‘2012. 9. 7.’(일시), ‘동양대학교에서’(장소), ‘자녀를 유명 대학원에 진학시키기 위하여’(목적), ‘성명불상자와 공모하여’(공범) ‘컴퓨터 파일로 표창장을 출력해 직인을 임의로 날인하는 방식으로’(방법)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하였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특정하였는바, 법원은 위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서 심판을 하여야 하고, 피고인인 정경심 교수는 위 공소사실 범위 내에서 방어권을 행사하면 된다.

그런데, 검찰은 기소 후 추가 수사를 통하여 이미 제출된 공소사실과 다른 사실들을 확인했고, 공소유지를 위하여는 확인된 새로운 사실들로 공소장을 변경해야만 했다. 검사는 기소 후에도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 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다.다만, 법원의 허가를 얻어야 하고,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만 허가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98조).

결국, 공소장변경은 ‘공소사실의 동일성’ 범위 내에서 가능한데, 판례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나,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범죄의 일시를 달리하는 변경 전후 공소사실 사이의 동일성 여부는 두 공소사실의 양립 가능성 등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인 사실관계와 규범적 요소를 종합하여 구체적 사실관계 하에서 판단하되, 공소장변경제도의 취지가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 확보 및 피고인의 방어권보장에 있음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경심 교수 사건에서 검찰은 무려 다섯 항목에 해당하는 사실에 대하여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 공소장을 다시 써야 할 정도의 대부분의 변경이다. 단순한 일시, 장소만의 변경이 아니라 범죄 구성의 핵심인 범행 목적, 범행 수단, 공범 등이 변경되었다. 법원의 판단처럼 처음 공소장과 변경하고자 하는 공소장을 비교해 보면 전혀 다른 사실로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공소장변경제도의 취지가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 확보 및 피고인의 방어권보장에 있음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렇다.

공소장변경이 불허되었고, 기존 공소사실로는 공소유지가 어려우니 검찰이 공소를 취소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검찰이 공소취소를 결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소취소를 하게 되면 검찰 스스로 잘못된 기소임을 인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공소취소가 있으면 법원이 공소기각결정을 하게 되는데, 이 경우 다시 기소를 하려면 공소취소 후 다른 중요한 증거가 발견된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공소취소를 하지 않으면, 기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죄판결이 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이 변경하려고 했던 공소사실을 가지고 추가로 기소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 경우에도 기존의 수사자료를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지, 투망식 기소에 따른 공소권 남용은 아닌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동안 검찰은 공소장 변경이 허용될 것이라고 자신해 왔지만, 법원의 불허결정으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고 말았다. 검찰은 법원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며 법정 내에서 강하게 반발하다 퇴정 경고까지 받았다고 한다. 당시 재판부는 “검사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라며 질책하였다고 한다. 검사는 기소를 독점하고 있다. 막대한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따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신종범 변호사
법률사무소 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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