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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41)-이제 대한민국도 ‘대통령’을 버릴 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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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41)-이제 대한민국도 ‘대통령’을 버릴 때 됐다
  • 강신업
  • 승인 2019.12.1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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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1987년 6·29선언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형성된 현재의 정치체제를 우리는 흔히 ‘87년 체제’라고 부른다. 87년 체제는 노태우와 3김 즉, 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대통령 직선제 등을 담은 헌법 개정에 합의하면서 구축되었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대통령 간선제를 유지하겠다는 4·13 호헌(護憲)조치를 발표하자, 이에 반발한 국민의 분노가 6월 민주화항쟁으로 이어졌고,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가 대통령 직선제 등을 담은 6·29선언을 발표하면서 대통령 5년 단임제를 골자로 한 9차 헌법 개정이 이뤄졌었다.

87년 체제는 1961년 이후 사실상 계속되어 오던 군사 정권을 종식시켰다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 민주주의 발전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87년 체제는 임시적이고 과도기적인 것이었다. 가령 대통령제를 택하면서도 시대적 과제인 장기집권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5년 단임제를 도입한 것 등이 그 예다.

사실, 5년 단임제는 대통령의 임기가 절대 짧지 않음에도 대통령의 책임정치를 약화시켰다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임기 4년의 국회의원과 달리 대통령의 임기를 비대칭적으로 늘린 것도 문제지만 단임제를 택함으로써 국민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심판할 기회가 봉쇄돼 버렸다. 현직 대통령이 다음 선거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국민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견제할 기회나 방법을 상실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것은 현행 대통령제를 바꿔야 할 첫 번째 이유다.

현행 대통령제를 바꿔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대통령 선거가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극단적 투쟁을 부르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에 질 때 각 정파는 사실상 정치적으로 모든 것을 잃기 때문에 ‘모두 걸기’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선거가 지나치게 과열되고 혼탁해진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국민을 속이는 선거공약을 내걸어서라도 당선되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때문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고, 심지어 민주주의의 천적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선거 부정이 자행되기도 한다.

현행 대통령제를 바꿔야 하는 세 번째 이유는 현행 제도가 대통령의 ‘권력 취득’이라는 점에서는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지만 ‘권력 행사’라는 점에서는 사실상 민주적 통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탄핵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대통령이 여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상태에선 그것은 실제 가능하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도 따지고 보면 집권 여당이 분열되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다.

현행 대통령제를 바꾸어야 하는 네 번째 이유는 대통령 측근들의 권력 농단을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통령 권력이 지나치게 크다 보니 내각은 대통령의 하명을 집행하는 기관에 불과하고 대통령의 비서들이 내각을 이리저리 휘두르게 된다. 21세기 대낮에 청와대가 경찰을 동원해 대놓고 ‘선거 공작’을 벌였다는 ‘김기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도 결국은 과잉충성을 하는 대통령 측근들의 농간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사실 현행 대통령제는 ‘청와대 적폐’와 ‘국정 농단’의 온상이다. 대통령이 구중궁궐에 들어 앉아 제왕처럼 통치하며 적폐를 쌓고 국정을 농단하는 시대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 집권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 하고, 내각이 청와대 비서실에 쩔쩔매는 정치를 이제는 반드시 종식해야 한다. 87년 체제는 이미 그 수명을 다했다. 벌써 오래전에 바꿨어야 했다.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우리 국민을 후진적 정치로부터 해방하기 위해서는 헌법을 바꾸고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 더구나 의회에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마당에 현행 대통령제를 계속해서 유지한다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 현행 한국 대통령제는 너무도 후진적인 정치체제이며 대통령만 한 사람만 좋고 만인이 고통받는 제도다.

그래서 2019년 을해(乙亥)년 말 필자의 고언은 ‘2020년에는 반드시 헌법 개정을 통해 현행 대통령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이원집정부제나 의원내각제가 바람직하다. 이제는 대한민국도 ‘대통령’을 버릴 때가 되었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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