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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사‧기소권 가진 공수처 설치는 검찰개혁 방향과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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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사‧기소권 가진 공수처 설치는 검찰개혁 방향과 배치
  • 법률저널
  • 승인 2019.10.17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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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과 관련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문제가 ‘포스트 조국 정국’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개월간 ‘조국 사태’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 것은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독선과 불통의 패착 때문이었다. 문 대통령이 내세운 공정과 정의 가치를 조국 사태에서 스스로 훼손한 게 국민의 공분을 샀다. 결국 조국 법무장관은 한 달 만에 물러났지만 국민적 통합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검찰개혁과 관련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최우선 입법 과제로 속도전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법 개정안 선(先) 처리’라는 여야 4당(한국당 제외)의 패스트트랙 합의를 깨고 이달 말부터 검찰개혁을 우선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우자 야 3당은 합의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공수처는 ‘옥상옥’(屋上屋) 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서면서 또 한 차례 정치권은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바른미래당이 여권의 공수처 안에 반대하며 자당의 권은희 의원 안을 중심으로 합의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복잡한 대치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4월 말 선거제 개혁안과 검찰개혁 방안을 담은 사법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싸고 여야가 물리적 충돌을 빚은 지 6개월 만에 ‘패스트트랙 대전 시즌 2’가 시작되는 양상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에도 ‘조국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 총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여야가 검찰개혁 패스트트랙 법안의 처리를 놓고 더욱 격렬하게 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는 검찰개혁은 크게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나뉜다. 이 중 검경수사권 조정에는 각 당의 견해차가 크지 않다. 하지만 공수처 설치에 관해서는 각 당의 입장이 다르다. 여당은 공수처 설치가 불발되면 검찰개혁의 의미가 크게 퇴색된다는 점에서 공수처법 처리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자면서 공수처라는 또 다른 괴물을 탄생시키는 것은 모순이고 자가당착이라며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도 검찰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공수처가 야당 탄압에 활용될 여지가 다분하다고 보고 ‘공수처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은 “공수처 설치는 전 세계적으로 입법례가 없고, 검찰의 옥상옥 구조라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검찰 개혁의 본령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검찰의 직접 수사 영역 축소, 인권 강화, 검찰에 대한 감찰 강화 등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일이지만, 이 부분도 기본 전제는 대통령 권력으로부터 검찰 독립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또 다른 수사기관을 만드는 것은 옥상옥에 불과하다. 여당이 지금 검찰의 힘이 너무 세다고 하면서 공수처라는 또 다른 괴물을 탄생 시켜 수사권·기소권을 주자는 것은 자가당착이자 자기모순이다. 검사의 수사권을 일부 축소하고 경찰에 넘기려는 사법개혁안과도 상호 모순된다. 권력기관이 권한을 지나치게 가지고 있는 한 정치권력이 활용하려 들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년 넘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애써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못 낸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공수처 도입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대통령 권한을 더 강화할 경우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역사적 교훈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수사권 조정도 국민의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방편으로 권력기관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검찰의 권한 남용을 막고 권력으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와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더는 검찰이 정권의 사냥개 노릇을 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확고히 해야 한다. 이번 수사권 조정도 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정권의 권력기관에서 국민의 권력기관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핵심 요지는 대통령의 권력기관에 대한 인사권 문제가 핵심이다. 근본적인 문제에 관한 진단과 처방 없는 검찰개혁은 소리 나는 꽹과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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