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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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꿈꾼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9.09.06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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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올해 봄이었던 것 같다. 붐비는 지하철안에서 ‘저 취업했고 이렇게 당당히 사원증을 걸었습니다’ 자랑하듯,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듯 해 보이는 한 여성이 사원증을 목에 걸고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곁눈질로 사원증 아래 회사이름을 살폈는데 처음 접하는 중소기업이었던 것 같다.

남들 다 가는 대학을 포기하고 곧바로 사회로 진출한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부모님들도 얼마나 기뻐할까’ 라는 생각에 괜스레 기자도 기분이 좋았다. 얼마나 스스로에게도 뿌듯했으면 저렇게 사원증을 열차안에서도 폼 나게 착용했을까, 또 갓 취업한 심정이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고 설레는 일일까 싶어, 속으로나마 엄청 응원했던 기억이다.

대한민국 청춘들 중 한 해 30여만명이 각종 공무원시험에 응시하고 또 갑절이 또 다른 취업시장에서 문을 두드린다. 누군 이루고 싶은 이상을 좇아 수년간 낙방을 해 가며 열의를 불태우는 반면 또 누군 ‘저녁이 있는 삶’의 소박한 꿈을 선택하기도 한다. 청년취업난 탓에 어느 누구랄 것 없이, 그 꿈이 크든 작든, 그것을 이루는 것이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이 각고의 노력과 실천을 통해서만 그나마 일부만이 소망을 이룬다.

취업문은 누구나 평등하게 두드릴 수 있어야 하고 선발과정도 공정하고 선발결과도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고 청춘들은 말한다. 어떤 사다리를 타고 오르든 그 과정과 결과가 올곧이 실력에 따른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외침이다.

결코 그렇지 않기에 모두가 분노하며 절망하고 있다. 가진 자들은 그것을 대물림하려 불법을 서슴지 않고 각종 편법과 탈법으로 교묘히 정의로움에서 빠져 나간다. 각종 제도와 규제도 개천에서 용이 되길 포기하게 하고 미꾸라지나 개구리로 살라며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청춘들은 노심초사다.

조국 교수가 법무부장관으로 내정되면서 우리 사회는 발칵 뒤집힌 모습이다. 사안에 따라서는 진실인 듯하면서도 가짜인 듯한 각종 의혹들이 숱하게 쏟아지고 있고 진실 공방과 임명 가부의 격론은 사회를 갈기갈기 찢고 있는 정국이다.

각종 의혹의 진위 여부를 떠나, 원론으로 돌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할 듯하다. 용이 되고자 하는데 방해나마 하지 말라며, 미꾸라지로 살터이니 웅덩이의 물마저 빼지나 말라며 대한민국 청춘들이 분노를 머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사회가 되돌아 볼 시점인 듯하다.

‘나’와 ‘실력’이 아닌 ‘부모’와 ‘위세’가 더 크게 작동하는 사회는 미래가 없는 법이다. 아무리 노력한들, 그 꿈을 이룰 수 없다면 죽은 사회다. 나무 사다리를 타든, 돌 사다리를 타든, 고무 사다리를 타든, 심지어 썩은 사다리를 타든, 개개인의 능력에 따른 선택, 과정, 결과여야 한다. 또 먼저 오른 이가 힘겹게 오르는 이를 끌고 서로가 땀을 닦아 주는 사회, 갑자기 끼어드는 엘리베이터는 용납하지 않는 사회, 그것이 건전한 국가이자 공동체가 아닐까.

용, 미꾸라지, 개구리든 그 선택권은 오로지 개개인 선택의 문제이지 강요를 한다면 신분사회로의 회귀가 되는 셈이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 얼마나 멋진 지향점인가. 기회가 평등하지 않으면 결과는 절대 정의로울 수 없다. 설령 기회가 평등하더라도 과정이 공정하지 않으면 역시 마찬가지 이치다. 평등하고 공정할 때만 정의가 이뤄진다.

너도나도 공무원시험, 자격시험과 같은 공개경쟁시험에 매달리는 이유가 뭘까. 안정적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선발제도여서다. 기성세대가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며 일말의 희망을 안고 오늘도 책과 씨름하는 전국의 모든 수험생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내년 한가위에는 금의환향들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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