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52) : 시험공부 압축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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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52) : 시험공부 압축의 기술
  • 정명재
  • 승인 2019.08.2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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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하루도 쉬지 않고 노량진에서 수험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덧 5년이 되어간다. 시험공부란 것이 때론 지겨울 때도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고독감과 싸우며 이겨내려 애쓰는 순간에도 하나의 비결은 있다. 나의 지난날을 떠올리며 인생을 반추해 보는 것이다. 때론 고등학교 시절을, 때론 대학시절을 연상해 보는 것도 좋다. 공부가 즐거운 적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시험공부는 하기 싫고 어렵기만 한 것으로 자리매김하기 일쑤다. 누구나 재미있어 하는 과목 한두 개는 있지 않았던가? 누구나 좋아하는 과목 하나는 있었을 것이다. 나는 수학을 좋아했고 화학은 싫어했다. 수학은 과정을 줄여가는 풀이를 혼자서 생각해내는 것이 즐거웠다. 새벽까지 문제를 연구하다 잠이 들면 꿈에서도 수학을 풀고 있었고 다시 깨서 풀이를 완성했던 일도 있었다. 원리를 알고 이를 응용하는 것은 혼자서 해야 할 몫이라 생각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예정된 인생을 사는 경우는 흔치 않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나이가 들었고, 어쩌다 보니 노량진에 터를 잡았고, 그렇게 수험생을 가르치는 일과 수험서를 쓰는 일을 하는 것도 인생의 인연(因緣)을 따라 흘러온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문득 찬바람이 불어오는 밤하늘을 보며 또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하루도 쉰 적은 없다. 몸이 잠시 쉬는 날에도 머리는 공부를 했던 치열한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음을.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그곳이 어디였건 그 시간이 언제였건 늘 아름다웠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저녁에 식구들 모두가 둘러앉아 선풍기 바람에 라면으로 푸짐한 식사를 한 날도 가난이 준 선물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그때는 아버지가 곁에 있었고 어린 동생이 해맑게 웃고 있었으니.... 모든 게 지나고 있고 모든 것이 스치듯 지나고 있는 지금이 가장 소중한 것임을 깨닫고 있다.

가장의 무게를 안고 수험공부를 하는 40대 수험생,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 피해를 호소하며 가난의 무게를 안고 수험공부를 하는 5년차 수험생, 오랜 수험생활에 지쳐 노량진을 떠나 마을버스 기사로 방향을 튼 수험생이 내 곁에 있다. 나는 늘 수험생들과 눈을 마주하며 하루를 시작했고 그들의 고단한 일과를 함께 했다. 누구나 겪는 아픔처럼 공부란 외로움의 싸움이었고 고독과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오로지 외곬으로 하나의 주어진 길을 제시받는 경우이니 식견이 짧고 생각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 무엇이 문제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자각하며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늘 제자리에서 맴도는 경우도 많다. 시험이란 결과의 또 다른 이름이다. 통과하지 못한 자를 불합격자로 부르며 불합격이 불가능으로 오인(誤認)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 불합격이란 합격의 또 다른 이름이어야 한다. 도전하다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정신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내가 8관왕을 이루는 동안 힘들고 어려운 일은 무수히 많았다. 도저히 시험공부를 할 상황도 아니었고 시험장에 갈 여유조차 없던 날들도 참 많았다. 원서사진을 찍을 돈 만원이 아쉬운 적도 있었고 점심 한 끼를 걱정해야 할 날들도 있었다. 그래도 한 발을 앞으로 내딛으려 노력하였다. 현실의 고통에 절치부심(切齒腐心)하는 시간에도 한 발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 움직였다. 시간이 흘러 8관왕의 결실을 맺었어도 노력은 쉬지 않고 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생각해 보면, 고통과 행복은 늘 붙어 다녔던 것 같다. 빈곤하고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찾아 지펴라. 그리고 그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행복을 찾으라.

시험공부란 지식의 축적에 불과하다. 누구는 암기가 중요하다고 누구는 이해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지식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요소를 나열한 것이라 생각한다. 지식이란 지혜와 달라서 생각하고 숙성하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짧고 간결하다. 김부식(金富軾, 1075~1151)의 「삼국사기」와 일연(一然, 1206~1289)의 「삼국유사」를 비교해 보라. 전자는 고려 중기에 문벌귀족으로서 유교적 합리주의 역사서를 후자는 고려 원 간섭기에 민족의 자주성을 표방한 역사서를 각각 집필하였다. 시대를 알고 시험문제의 논점을 알면 공부가 쉽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행정법에서 기간문제로 자주 출제되는 행정상 입법예고는 40일 이상이며, 행정예고는 20일 이상이다. 빈출되는 지문에서 숫자를 암기해야 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암기하는 방법이 있다. 행정(상)을 제외하면 음절의 개수(個數)가 암기사항과 일치됨을 알 수 있다. 입법예고 네 글자 40일, 예고 두 글자 20일 이렇게 암기하면 절대로 잊히지 않는다. 지식이란 단순한 훈련이고 시험이란 이러한 기술을 연습하면 합격으로 다가갈 수 있다. 누구나 예외 없이 이러한 시험의 기술만 터득하고 연습하면 합격생이 될 수 있다. 누군가 내게 묻는다. 어떻게 25과목의 내용을 모두 암기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 내가 답한다. 바다와 같이 넓게 보이는 지식의 양이라도 그 원리를 알고 개념을 득하면 실제 공부하고 암기할 분량은 한 줌에 불과하다. 스토리텔링, 글자연상, 숫자와 지문의 키워드 찾는 방법으로 분량은 더 줄일 수도 있다.

오늘도 나는 노량진 서재에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책을 보고 수험서를 집필한다. 작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 하나면 공간은 평화롭게 변한다. 재미없을 것 같던 지식의 양을 줄이는 과정은 오래 전 수학문제 풀이를 압축하는 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공부재미를 알게 된 순간부터는 책상 앞에 앉는 것이 즐겁다. 시험에 합격하고 싶은가? 공부재미를 먼저 찾아라. 공부를 잘 하고 싶은가? 공부의 즐거움을 먼저 찾아라. 행복한 공부 즐거운 합격이란 하나의 기술에 불과하다. 어렵지 않고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공부이야기를 전하려 노력하였다. 이러한 공부법으로 많은 수험생들을 합격생으로 인도하였으니 나는 이 방법을 믿으려 한다. 공부가 재미있으면 밤을 새워도 좋다. 그러나 하기 싫고 재미없는 공부라면 절대로 하지 마라. 시작하지도 마라. 무턱대고 공부를 시작한 것이 5년 그리고 10년이 돼서도 합격을 못하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보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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