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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47) : 노력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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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47) : 노력을 하지 않았다
  • 정명재
  • 승인 2019.07.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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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7관왕 강사)

노력하지 않고 노력을 말하는 이들이 많다. 수험생들과 함께 생활한 지도 5년, 그동안 많은 수험생들과 합격에 관한 고민을 나누고 합격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다. 시험이 다가오면 너나 할 것 없이 공부를 해야 한다고 공부를 하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그렇지만 시험이 끝난 7월의 노량진은 아무도 없다. 나의 서재에도 노량진 공부공간에도 아무도 없다. 오직 나만이 존재하며 나만이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1년을 하루처럼 지금의 일을 하고 있다. 시험에 관련된 기사를 보고, 시험에 관한 과목을 정리하며, 시험에 관한 노하우를 집대성하는 일, 교재를 만들고 기출문제를 분석하며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서재를 지키는 일, 이것이 나의 직업이라 여겼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주린 배를 채우고 다시 책상 앞에 앉아 서둘러 작업을 이어간다.‘내가 왜? 이렇게 치열하게 왜?’ 가끔은 불현 듯 이런 생각이 많아진다.

많은 수험생들을 합격생으로 인도하는 일이었다. 방황하고 아파하는 젊음을 신나고 화려한 합격자로 만든 일이었다. 그렇지만 내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오늘과 같은 내일을 견디라 했다. 노량진 서재에서 책을 만들고 책이 완성되면 강의를 했으며, 다시 개정된 부분을 정리하는 일이 매일 반복된다. 그렇게 밤을 친구로 여기며 가사 없는 클래식 음악을 낭만으로 켠 채 책을 쓰고 공부를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토록 원하는 합격이라 떠들지만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나와 함께 밤을 친구로 여기지도 않으면서 시간을 좀 먹는 일에만 몰두한다. 그러면서도 합격을 꿈꾸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을 잊은 것처럼 어제와 같은 나태와 안일함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그들에게 공부의 비법을 단기간에 손쉽게 알려주려 시작한 이 일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의구심이 드는 순간이다. 어제도 새벽을 보냈고 다시 하루의 새벽을 맞이한다. 나의 밤샘 작업장을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다. 아무도 찾아와서 보려하지 않고, 아무도 관심 가지려 하지도 않는다. 간간이 들르는 오래된 수험생 몇 명만이 나를 힐끗 쳐다보고 다시 그들의 자리로 재빨리 돌아갈 뿐이다. 노량진의 서재에서 공부를 하는 것은 나인데 그들이 합격하는 것이다. 고통은 필요 없다. 오직 합격만이 유일한 바람이었으니까.

수험생은 이렇게 생활하고 저렇게 생각해야 하는 규정은 없다. 나 역시 수험생으로 살아가니 나처럼 해야 하고, 그대처럼 생각해야 하는 건 없는 것이다. 공부방법에 정답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밤샘 작업으로 나온 교재였고 밤샘 공부로 나온 강의 솜씨였다. 노력하지 않고 된 일은 하나도 없었다. 국어 교재를 만들 때면 오타가 없어야 했고, 한국사 교재를 쓸 때면 역사적 오류가 없어야 했다. 실무법 과목인 행정법 교재의 경우, 관련 판례와 연관 논점을 찾느라 눈이 아플 정도로 책을 들여다봐야 했다. 그래야 좋은 교재가 나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게 360일을 세 번 지냈다. 그렇게 7번의 합격을 하였고 200여 명의 합격생을 노량진 서재에서 만들었다.

돌아보니 나만이 이곳에 있다. 노량진 서재는 공부하는 수험생의 놀이터로 그들의 꿈을 키우는 장소라고 늘 생각했지만 아무도 없는 공간이 되어 간다. 매번 시험에 응시하는 이유가 합격을 꿈꾸는 이들의 코치가 되고 싶어 시작한 일인 것을, 나도 이렇게 치열하고 고독하게 책을 보는데 그대는 너무 적은 노력으로 너무 큰 것을 바라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공부를 하는데 있어 진지한 열정과 노력을 빼고는 과정을 논할 순 없을 것이다. 지금은 토요일 자정이 넘어 일요일로 향하는 시간, 노량진 거리는 적막하고 노량진 독서실은 수험생의 온기가 없으니 통탄하지 아니할 수 없다.

7월이면 합격자 발표가 있기에 누구나 노심초사(勞心焦思)할 것을 안다. 그렇지만 마냥 기다리는 일에만 몰두하지는 마라. 이번에도 실패했다고 이번에는 성공했다고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는 마라. 우리가 꿈꾸는 것은 공무원 합격이기 이전에 각자가 꿈꾸는 세상에 도달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기억하자. 공무원이 된 후에 펼쳐질 인생을 꿈꾸며 시작한 일이었다. 시험은 그곳으로 가기 위한 여정에 불과하다. 우리가 인내할 수 있고 아픔을 견딜 수 있는 힘은 바로 나중이 있다고 믿는 것이었다. 공부를 시작하라. 재미있는 공부는 아닐지라도 그대의 목표가 원대한 만큼, 딱 그만큼만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월에는 해양경찰직 추가채용 시험이 있다. 영어, 한국사, 국어, 해양경찰학, 해사법규 이렇게 5과목의 시험이다. 오래된 수험생 몇 명에게 권장한 시험이기도 하다. 해양경찰학과 해사법규는 실무과목으로 공부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내가 직접 공부해보고 책을 쓰고 강의를 하였기에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올 봄, 8명을 가르쳐 2명의 단기합격생이 나오기도 하였다. 이번 지방직 합격자 발표에 망연자실(茫然自失)하고 있다면 바로 다음 기회를 노려라. 해양경찰직 합격이 그대의 최종목표가 아닐지라도 공무원의 직렬을 알고 업무를 이해한다면 단지 공직으로의 관문인 것을 알기 바란다. 필기 합격을 단 한번이라도 해 보았다면 안다. 내가 왜 공부해야 하는지와 노력하면 된다는 확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이다.

노력하지 않고도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기대할 것이 없음도 같다. ‘노력하지 않으면서 합격을 꿈꾸는가? 그대!’ 일장춘몽(一場春夢)을 꿈꾸는 바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생의 시련이 나를 덮치기 전에 먼저 대비하고 노력하라. 책상 앞에서 열정과 용기를 가진 그대를 다시 만나고 싶은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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