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20)-한국독립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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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20)-한국독립의 길
  • 강신업
  • 승인 2019.07.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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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우리는 구한말 일본에 나라를 잃었다. 그리고 오랜 식민통치를 받은 후에야 나라를 되찾았다. 나라를 잃었던 것이 원인이 되어 나라가 두 동강나기도 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3.1 운동이나 광복절 등 일제에 항거하거나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날은 국경일로 기념하고 이리 저리 입에 올리면서도 정작 우리가 나라를 잃었던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좀처럼 말하지 않는다. 다만 일본을 탓할 뿐이다.

그러나 부끄러운 일이다. 솔직하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나라를 잃은 것은 위정자들이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눈감고 귀 막고 안에서 싸움질이나 하다가 내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 군대를 불러들인 때문이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의 왕을 비롯한 위정자들이 권력과 권세를 잃을까 하여 파쟁을 일삼다가 국력을 쇠잔시키고 급기야 군대조차 없는 국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조선멸망에 대해 양계초(梁啓超 1873~1929 청말민초의 사상가, 교육가, 정치가)는 “조선 멸망의 원인은 궁중과 공무원인 양반이다. 일본당과 중국당으로 나뉘어 외국 군대를 불러들여 서로 죽이고 싸웠으며, 저 양반이라는 자들은 공무원 하는 것을 유일한 직업으로 삼았다. 다른 나라에서 공무원을 두는 것은 국사를 다스리기 위함인데, 조선에서 공무원을 두는 것은 오직 양반을 봉양하기 위함이었다. 조선 사회에서는 음험하고 부끄러움이 없는 자가 번성하고, 정결하고 자애하는 자는 쇠멸한다. 중·러·일이 조선을 망하게 한 것이 아니다. 조선이 스스로 망한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헤세 바르텍(Ernst Von Hesse Wartegg 1851~1918, 독일 출신의 여행가, 작가)은 [조선, 1894년의 여름]이라는 여행기에서 조선에 대해 “백성들은 비참함과 가난 속에 허덕이는데, 공무원들은 백성들로부터 착취한 부를 탕진하고 있다. 조선의 백성들은 가난하고 무지하며 게으르고 미신을 신봉하지만, 이러한 속성들은 지조 없고 탐욕스러운 정부 탓에 생긴 불행한 결과이다. 조선의 정부는 수백 년 동안 백성들에게 더 나은 것에 대한 충동이 일어나는 것을 조장하기는커녕 방해해왔다. 왜냐하면 조선의 양반지배층이 봉건적인 질서로 자신들이 물려받은 노비들을 거느리고 마음대로 부리고 파는 노예와 몸종제도를 유지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에는 있고 조선에 없는 것은 충성심과 애국심과 자기희생의 높은 이상을 가진 학자와 문화적 집단이다”라고 기술했다.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1835~1901, 에도·메이지 시대의 계몽 사상가)는 “조선의 민중이 크게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은 오히려 조선의 멸망이다. 조선은 사지가 마비되어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병자와 같다. 진보의 길을 모르고 도덕이 땅에 떨어진데다가 잔혹함과 몰염치는 극에 달하고 오만방자하다. 조선 민중을 위하여 조선 왕국의 멸망을 기원한다. 인민의 생명도, 재산도, 자존심도 지켜주지 않는 그런 나라는 오히려 망해 버리는 것이 민중을 구제하는 길이다. 조선 정부는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며, 지배층은 국민의 권익 보호에 관심이 없고 일반 백성들조차도 부패와 탐욕, 위법 행위를 자행하는 등 도덕적으로 타락했다. 부패하고 무능한 지배층의 세습과 부정부패판인 조선의 멸망은 당연한 것이므로 머지않아 조선이 멸망할 것임을 예견하며 조선 민중을 위해서 그 나라의 멸망을 축하한다. 인간 사바세계(裟婆世界)의 지옥이 조선의 한양에 출현했다”라고 했다.

우리는 독립을 논하기 전에 우리가 일본의 속국이 된 이유를 먼저 논해야 한다. 그것이 다시 속국이 되지 않는 길이다. 요즘 일본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위정자들이 시시때때로 한일 갈등을 야기하는 이유도 생각해 봐야 한다. 위정자들의 논리가 국민의 논리일 수는 없다.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 1828~ 1910)는 “도대체 왜 그 사람은 종교적, 정치적, 학문적으로 그토록 괴상하고 불합리한 입장을 옹호하는 것일까 하고 참으로 이상하게 여겨질 때가 종종 있지만, 잘 살펴보면 그저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는 호신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위정자들의 논리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냉정해질 때다. 그것이 진정한 한국 독립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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