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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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
  • 법률저널
  • 승인 2006.07.2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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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세계의 깡패 지도자들

 

참다운 德將을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일본 소설 大望을 읽다보면 일본 정국이 소용돌이치던 16세기에 당대의 고승으로 추앙받던 셋사이 도사가 적국에 볼모로 잡혀 와 곤궁한 처지에 있는 일곱 살짜리 어린 다케찌요, 훗날 일본을 통일하여 도쿠가와 막부 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앞에 앉히고 이런 질문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너에게 槍과 빵과 信이 있는데 그 중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버리겠느냐고 묻자 어린 다케찌요가 생각 끝에 창을 버리겠다고 답하자, 그렇다면 그 다음에는 하고 질문을 하니 볼모 생활을 하며 어려서부터 굶주림에 시달려온 다케찌요가 고민하다가 빵을 택하고 信을 버리겠다고 답하자, 셋사이 도사는 다케찌요의 배고픈 시동들이 빵 한 조각을 앞에 두고서도 다케찌요가 먹을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은 주인인 다케찌요가 그 빵을 혼자 먹지 않고 나누어 줄 것을 믿었기 때문이라는 가르침으로 어린 다케찌요에게 식(빵)을 버릴지언정 마지막까지 信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는 장면이다. 작가는 그러한 훈육을 통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덕을 쌓는 훈련을 받았고, 끝내는 오다 나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뒤를 이어 임진왜란에서 패전한 춘추전국의 일본을 통일하고 정국을 안정시켜 300년이 넘는 동안 유지될 수 있는 강력한 막부정치를 건설할 수 있었음을 표현하려고 하고 있다. 참을 忍의 덕을 갖춘 장군이야말로 진정한 장군이라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오늘날 세계 주요 국가 지도자들의 면면이 난장판의 싸움패들 같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라크를 침공하여 현재까지 미군만도 2,600명 가까이 전사자를 양산해 낼 정도니 부상자는 또 몇 명일 것이며, 죽어나간 이라크 군인들과 국민들은 몇 십만 명에 이를지 그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부시의 푸들이라는 명예스럽지 못한 닉네임으로 불리듯 안정감을 찾기 힘들고 미군과 함께 영국군을 전투병으로 파견하고 있고,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도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비롯하여 독불장군처럼 안하무인의 외교정책을 펼쳐 한국과 중국 등 인접국가와 외교마찰을 끊임없이 일으키고 있고,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정보국 출신으로 전형적인 권모술수에 능할 뿐만 아니라 체첸반군에 대한 무자비한 처형을 자행하고 있고, 이스라엘 에후드 엘메르트 총리도 레바논에 미사일 및 전투기 공격을 통해 무자비하게 양민들을 학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세계 주요국가들의 대통령이나 총리들이 싸움을 못해서 안달이 난 깡패들처럼 좌충우돌, 천방지축으로 날뛰고들 있으니, 세계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고, 세상이 어찌 죽 끓듯 들썩이지 않겠는가? 거기에 여기저기에서 화산 폭발, 지진해일, 태풍, 하리케인, 폭우 등의 천재지변이 일어나 인간들의 경거망동을 경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런 현상에 대하여 아랑곳하지 않고, 이라크 전쟁을 선두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 대한 전쟁, 체첸반군에 대한 전쟁, 이란과 북한에 대한 미국적 시각에 입각한 맹목적이고 강압적인 압박외교의 전개,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한 레바논에 대한 공격으로 죄 없는 양민들을 대량학살하고 있으니, 진정으로 덕장이 그립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자는 경천애인의 사상이 최소한의 밑바탕 인격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 사람의 생명을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하고, 인류가 최고의 선으로 삼아야 할 덕목이 평화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보편적 인류애가 있어야 하고, 작은 일을 결정할 때도 심사숙고하는 지혜와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소위 지도자라는 자들이 엉덩이에 뿔난 망아지마냥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자기 감정과 잘못된 고집을 강조하며 무분별하게 날뛸 뿐만 아니라, 밤새 잠 안자고 궁리한다는 것이 어떻게 하면 자국에 반대하는 나라를 무자비하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여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재물을 파괴할까 하는 것과 어떻게 하면 목숨을 끊을 치명타를 가하여 두 손 두 발 다 들고 항복하게 만들까 하는 생각에 골몰하고 있으니, 그들의 생각과 하는 짓을 돌이켜보면 소름이 끼칠 뿐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타국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그들이야말로 인류보편적 가치인 상부상조와 우호선린의 기본철학을 철저하게 배신하는 것 아니고 그 무엇이겠는가? 그들은 역사에 살인자로 기록될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정치가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 헌신노력한 정치지도자로 자국의 역사책에 기록될지언정, 하나님이 바라보는 보편적 가치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이라고 명령한 살인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들을 향해 분노하지 않는 자들도 암암리의 공범이다. 수많은 사람을 죽이라고 명령하고, 그 명령을 수행한 자들이 직접 자신들의 행위에 의하여 죽어 나가자빠지는 사람들을 보며 평생 정신적 고통에 시달릴 것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철면피한들, 그들은 그 명령을 내려 상대국의 사람들이 죄 없이 죽어나가는 그 참혹한 순간에 가족들과 둘러앉아 얼굴에 웃음 가득 띠운 채 오손도손 행복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이 믿는 신에게 한 끼 일용할 양식 주심을 감사하는 기도를 드릴 것이다. 후안무치의 극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알라신이든 하나님이든 그들이 믿는 신은 결국 같은 뿌리이다. 언어의 차이일 뿐 그들이 생각하는 신은 역사적으로 구약성서 이래 같은 신이다. 유태인이 믿는 신도 여호와 하나님이고 이슬람교도들이 믿는 알라신도 하나님이고 침례교도인 부시가 믿는 신도 하나님이다. 같은 신을 달리 표현하고 있을 뿐이면서 자기들의 신만이 유일신이라는 언어 환각에 빠져 있다. 신약성경 고린도전서 10장 24절과 33절은 이렇게 가르치니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은 새겨들을 지어다,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 나와 같이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그들로 구원을 받게 하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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