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 높이는 '고위공무원단'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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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 높이는 '고위공무원단' 제도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5.10.0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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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현·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세계 4강에 오르자 당시 국가대표 감독이었던 히딩크에 대한 칭송과 함께 그의 리더십에 대한 연구가 한동안 유행됐다. 그 여파일까? 그 후 2006년 독일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한국 축구는 코엘류와 본프레레, 두 명의 감독을 경질하였다. 최근 한국 축구의 부진이 어찌 감독만의 잘못이겠는가마는 분명한 것은 2002 월드컵 이후 관리자와 리더십의 중요성이 우리 사회에 확실히 각인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관리자 역할의 중요성은 정부라고 예외일 수가 없다. 고위 관리직 공무원은 정부의 주요정책 결정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산하 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을 통해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우리나라 중앙부처의 경우 실·국장급 공무원들이 이러한 위치에 있으며, 이들은 상위 약 1%에 해당하는 소수 집단이다. 이들 고위공무원들은 효율적 관리가 가능한 규모이면서도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인사정책적으로 매우 중요한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영국·호주 등 OECD 국가들이 정부개혁 차원에서 고위공무원단(團) 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으며 지금 우리나라도 그 제도가 현안이 되어 있다.


정부가 도입하고자 하는 고위공무원단 제도의 핵심은 '개방과 경쟁' '성과와 책임'이다. 계급이라는 신분적인 수직적 장벽과 부처라는 수평적 칸막이를 과감하게 개방하여 폭넓은 대상자들 간의 경쟁을 통해 최적격자를 선임함으로써 적재적소 인사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위직의 위상에 걸맞은 엄격한 성과 관리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고위직의 역량을 키우고 정부의 경쟁력을 제고하고자 하는 데 고위공무원단제도의 도입 취지가 있다.
사실 우리 정부의 고위직 인사혁신 시도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에서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할 무렵인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 정부도 꾸준히 고위직 인사혁신 방안을 검토하고 추진해 왔다. 그러나 계급제의 전통 등을 표방한 시기상조론에 밀려 제도화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른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과거의 경험을 거울삼아 이번에는 2년에 걸친 직무분석으로 기초를 다지고 선진국의 운영사례를 참고하는 한편 공청회와 공직설명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쳤다. 그 결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신분보장 등 직업공무원 제도의 토대 위에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설계하였다. 공개경쟁을 통해 적격자를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정실(情實) 인사 소지를 차단하였고 직위별 자격 요건을 설정하게 하여 전문성 문제도 보완하였다.


좋은 취지로 신중히 접근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각에서는 고위공무원단 제도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남아 있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불안과 우려가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마냥 걱정하고 망설이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여유롭지만은 않은 것 같다. 2005년 IMD 보고서의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29위이고, 이 중 정부 행정의 효율성은 31위다. 지난 8월 현재 FIFA 랭킹 23위인 한국 축구도 독일 월드컵에서 다시 한 번 도약해 보고자 애쓰고 있지 않은가? 정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고위직의 인사 혁신을 서두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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