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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6월, 여름이다, 불쾌지수를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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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6월, 여름이다, 불쾌지수를 조심하자
  • 오시영
  • 승인 2019.06.0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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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죽음은 모두에게 찾아온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느냐는 죽음의 의미를 가른다. 유월이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현충일은 국가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6‧25 참전용사들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정된 국가기념일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숭실대학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시간이 날 때마다 학교 뒷산 산책로를 따라 현충원까지 종종 걷는다. 두 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데, 걷다보면 정신이 맑아진다. 건강을 위해서도 종종 산속 둘레길을 걸어 현충원 안으로 들어가 한 바퀴 돌아 다시 학교로 오고는 한다. 지방자치 실시 이후 간단한 등산로를 잘 개발하여 걷기가 아주 좋다. 숲속 맑은 공기를 마시고 새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도시 한 복판에 이렇게 좋은 산책로가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현충원에 이르면 대통령 묘역에서부터 무명용사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잠들어 있다. 수많은 묘비를 지나치며 “국가란 우리에게 무엇일까?”라는 생각에서부터 “어떻게 살다가 죽어야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까지 깊은 상념에 잠기게 된다.

입으로 떠드는 애국자들, 여야 가릴 것 없이 수많은 정치인들은 입만 열만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사실 국가와 국민이라는 개념은 명확한 것 같지만 애매모호하다. 보수주의자들은 국민이라는 말을 좋아하고, 진보주의자들은 시민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자유를 최고의 가치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철저하게 국가에 종속되어 있는 국민으로서의 자유를 전제로 한다. 반면에 진보주의자들은 개체인 시민으로서의 자유를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 같이 자유를 소중한 가치로 여기지만 그 방향성이 다른 것이다. 다시 말해 진보주의자들은 인간 개인이 국가의 구성원으로서의 국민보다 우선적 존재라는 것이다. 극단적으로는 시민이 국가를 선택하는 것이지, 국가가 시민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한다. 우리 국적법의 취지도 어찌 보면 타국의 국적을 취득할 수 있고, 자국의 국적을 포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음에 비추어(물론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 한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따른다) 그러한 주장은 한편으로 타당한 면도 있다.

하지만 국가라는 울타리가 배제되어 버리면 무정부상태가 되어 혼란이 가중되기 때문에 진보가 진정 추구하고자 하는 자유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약육강식,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겪게 될 것이다. 반면에 국가지상주의가 강화되면 세계는 전쟁을 치러야 하는 비극적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이나, 제2차 세계대전이 그러하다. 사실 이러한 세계대전이 일어나 수백만 명의 생명이 학살된 것은 국가 우선주의가 빚어낸 비극이기도 하다. 자기 국가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자국의 정치적 신념을 위해서 약소국을 침탈하고 살육할 수 있다는 논리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예사롭지 않다. 힘의 논리를 맹신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무역정책이 종전의 세계질서의 한 축으로 기능한 자유주의무역정책을 역행하고 있다. 진실로 들여다보면, 자유무역이라는 것도 사실은 강대국의 일방적 논리였을 뿐 약소국에는 언제든지 무역 장벽이 쳐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서 강대국은 자유주의무역정책을 취한다고 하여 약소국의 손발을 묶어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다가, 자국에게 불리하면 언제든지 관세정책을 비롯하여 무역 총량 규제나 환율 압박 정책 등을 통해 약소국의 불이익을 강제한다. 여전히 약자는 서럽다.

그런데 이번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이 예전에 상대하던 약소국 중 가장 강대국이어서 미국에게 호락호락 굴복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이다. 대부분의 다른 국가들은 미국의 강압적 무역정책에 너무 쉽게 항복하고 만 것에 비해 중국은 역으로 보복 정책을 강구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노브렉시트(EU 회원 국가들과의 개별 협정 없는 상태에서의 일방적 EU 탈퇴)를 적극 지지하며 EU(유럽연합)에서 영국이 탈퇴하더라도 미국이 영국을 적극 지원할 것이므로 염려하지 말라고 호언하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를 통해 EU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것이 미국의 EU에 대한 무역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경제는 크게 보면 EU를 중심으로 한 유럽 연합,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 BRICs(Brazil, Russia, India, China)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특히 EU의 강력한 단결은 독일과 프랑스 및 영국 중심의 경제력으로 미국의 기축통화를 위협하고, 중국 역시 위완화의 기축통화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달러 기축통화 기조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까닭에 미국으로서는 EU의 단합된 힘을 약화시킬 필요가 있고, 그 중 가장 미국에 우호적인 영국을 EU로부터 탈퇴시켜 EU를 흔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의 2018년 기준 GDP 지수 발표를 보면 미국(20조 5천억 달러), 중국(13조 5천억 달러), 일본(5조 달러), 독일(4조 달러), 영국(2조 8천억 달러), 프랑스(2조 8천억 달러), 인도(2조 7천억 달러), 이탈리아(2조 1천억 달러), 브라질(1조 9천억 달라), 캐나다(1조 7천억 달러), 대한민국(1조 6500억 달러), 러시아(1조 6천억 달러) 순으로 되어 있다. 이러다 보니 턱 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브릭스 국가와 독불 중심의 EU 국가들을 견제할 필요가 급박해 진 미국으로서는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을 중국을 향해 내쏟고 있다. 결국 고율의 관세정책을 통해 중국의 경제를 압박하는 한편 특허권 등의 기술사용 등을 앞세운 중국 최대의 스마트폰 공급업체인 화웨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맞서 화웨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아닌 중국 고유의 OS(운영체제)로 구동되는 스마트폰을 다음 달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내년에는 세계 시장에도 이 제품을 내어 놓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렇게 되면 당장은 화웨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우리나라의 삼성전자가 이익을 보게 되겠지만, 내년에 화웨이의 저가 스마트폰이 공급되면 더 큰 불이익을 보게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트럼프의 고관세정책은 결국 수입단가를 올려 미국 소비자 가격 인상을 가져오게 되어 미국 시민들이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다. 제 살 깎아먹는 잘못된 정책임에도 기축통화인 달러(미국에게는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국 화폐인 달러를 무한정 찍어내어 무역 적자액을 보충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을 가지고 있다)의 힘을 믿고 거의 행패 수준의 무역전쟁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맞서 현대사회의 다이아몬드라 할 수 있는 희토류의 대미 수출 금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미국내 지지세력인 곡물시장을 위협하기 위하여 미국산 대두(콩)의 수입을 금지시키고, 여행 및 유학 정책의 다양화, 문화수입 금지뿐만 아니라, 현재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의 처분 등까지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시사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트럼프의 좌충우돌의 정책이 성공할 것인지는 미국 내부 경제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지난 1/4분기 미국 경제는 전년 대비 동기 3.2% 정도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당히 높은 성장률이다. 그 주요 이유는 개인의 소비지출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재고가 감소하여 추가생산이 증가하고, 또한 수출이 증가한 것 등을 꼽을 수 있는데, 또 다른 이유로 무역 수입 감소를 들 수 있다. 고관세정책을 쓰다 보니 국내 물가가 올라가고,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경쟁력이 생겼다는 아이러니가 성립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는 수입품 가격 인상과 국내 제품 가격 인상으로 결국 미국민들의 소비지출이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팽창 정책이 결국에는 미국민들의 보유 유동성 악화(예금 및 보유현금의 감소)로 확장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세상은 시끄럽다. 국제관계도 시끄럽고, 국내 정치도 시끄럽다. 일명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친 기독교인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현장은 지옥과 같았고 시민들은 살려 달라고 절규했다.”라고 주장함으로써 가장 극단적 단어인 “지옥”이 현실정치에 마침내 등장하고 말았다. 기독교인인 필자가 성경을 통해 수없이 들어온 지옥이라는 심판적 단어가 정치판에 나타났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옥은 절대자의 마지막 심판이 이루어진 형옥(刑獄)이다. 지옥에서의 구원은 영원히 없다는 것이 기독교리이다. 다시 말해 지옥에 떨어지면 어떤 경우에도 천국으로 올라갈 수 없다. 그렇다면 황교안 대표의 의식은 대한민국에 구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극단적 상황을 가정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지옥이 아니다. 모두들 밖을 한 번 나가보라, 아니 집에서라도 창문을 열고 밖을 한 번 내다보라. 모두들 천국에 살고 있는 듯이 활보 중이다. 세상 풍경은 초하로 접어들어 아름답고, 사회체제는 질서 있게 유지되고 있다. 식당이나 영화관, 관광지마다 나름 사람이 차고 넘친다. 물론 개별적으로 일부 망해가는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톱니바퀴 세상에서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개별 현상이다. 개별 현상을 일반화하는 것은 오류이다. 참 행복한 지옥이구나 싶을 뿐이다.

손흥민 선수가 속한 토트넘팀이 유럽축구챔피언전에서 준우승을 하면서 손흥민 선수의 실력이 크게 부각되었다. 미국 엘에이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9승째를 올리며 미국 메이저 야구에서 승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이강인 선수가 속한 20세 이하 국가대표팀이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일본팀을 1대 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하였다. 텍사스팀 소속의 추신수 선수가 메이저리그 아시아선수로서는 최초로 200홈런을 지난 5일 달성하였다. ‘six’로 불리는 이정은6 선수가 프랑스오픈 LPGA에서 지난 3일 우승하였다. 한 마디로 대단하다. 정치권에서 막말(이종명ㆍ김순례 의원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비하 발언,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 대한 막말, 한선교 의원의 기자들에 대한 걸레질 막말, 정용기 의원의 김정은 막말 논란 등)이 쏟아지고, 국제무역분쟁이 심화되고, 남북관계가 잘 안 풀려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정정당당한 스포츠를 통해 우승을 비롯하여 좋은 성적을 쏟아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열정과 헌신을 보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싶다. 만일 이런 청량제마저 없었다면 얼마나 우리 마음이 답답해지겠는가?

특히 부상으로 인하여 몇 년 동안 찬밥 신세였던 류현진 선수가 재활에 성공하여 현재까지 9승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고, 평균자책점도 1.35로 1위이고, 삼진과 볼넷 비율도 14.2로 1위에 오른 것은 놀랍다. 5년 전 미국에 연구하러 갔을 때 시카고에 머물면서 5시간이나 걸리는 디트로이트까지 달려가 시즌 9승 중이던 류현진 선수가 열 번째 승리를 올리도록 응원하였으나 2회까지 7점을 내주고 강판당하여 패전투수가 되었던 경기가 생각난다. 승패의 세계는 냉정해서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 하지만 승자도 패자도 모두 경기 룰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얻어진 결과이기 때문에 감동이 있다. 앞서 언급한 한일전 경기도 후반 5분경 일본의 고케 유타 선수가 먼저 골을 넣었지만 VAR(Video Assistant Referee)이라 불리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통해 오프사이드임이 밝혀져 득점이 취소된 뒤 한국의 오세훈 선수가 후반 39분경 멋진 헤딩골로 득점함으로써 1:0으로 승리하였다. 비디오판독시스템이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싶지만, 이 역시 잘못된 인간의 판단을 기계의 조력을 받아서라도 시정하겠다는 인간 의지의 실현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대회부터 도입되어 효과를 보고 있다.

유월은 조국 산하가 푸르게 녹음이 우거진다. 그 푸름이 맑음과 정의가 되어 우리의 영혼을 순화시켜 주었으면 한다. 며칠 전 헝가리 여행 중 해상관광을 즐기다 해난사고를 당해 사망하거나 실종된 여행객이 26명에 이른다. 여전히 상당수 여행객이 실종 상태에 있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분들의 죽음 앞에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골든타임은 3분일뿐이라며, 이 해난사태 해결에 제일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신속하게 모든 조치를 취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막말로 유족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역시 평생 동안 말조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세상은 복잡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정말 모르겠다. 함께 더불어 사는 당신의 진면목을......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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