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진짜 개인신상 배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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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진짜 개인신상 배제되나?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9.02.11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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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걱정, 지난해 표본조사 결과 학벌 없어져

정부, 공무원·공기업 등 블라인드 지침사항 제시

[법률저널=김민수 기자] 비영리 교육 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이 기획재정부가 지정한 공기업 중 13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채용공고와 입사지원서를 분석한 결과 지원서에 출신학교와 학력 기재란이 100% 사라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정부가 2017년 발표한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력서에 학벌이나 학력‧출신지‧신체조건 등 차별적 요인은 일절 기재하지 않도록 추진 ▲공공부문(공무원·공공기관) 블라인드 선발 ▲공공기관‧지방공기업의 입사지원서‧면접에서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인적사항 삭제 ▲공정한 실력(직무능력) 평가 실시 등의 사항을 의무적으로 이행할 것을 제시했다.
 

▲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방침에 따라 공공부문 면접 시 지원자의 신상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이름도 알 수 없다. 호명할 수 없기 때문에 1번, 2번 지원자 등 숫자를 붙인다. 사진은 올해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에서 진행된 국민건강보험공단 공개모의면접 모습 / 법률저널 자료사진

사교육걱정은 이러한 정부 방침 이후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는지를 검토했고 △한국전력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가스공사 △한국수자원공사 △인천항만공사 △부산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투자공사 등을 조사한 결과 블라인드 채용 지침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다만 공공기관이 현재는 ▲어학성적 ▲자격증 ▲교육사항 ▲직무 관련 경력과 경험 등의 스펙을 요구하고 지원자의 직무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를 강화하고 있으나 몇 가지 보완해야 할 것을 지적했다.

자기소개서는 △문제해결경험 △조직 내 본인의 역할과 수행과정 등을 추가해 조직에서 일할 때 요구되는 공통 역량을 더욱 정밀히 측정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지원자 직무와 관련된 역량을 측정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직무 능력과 무관한 학력 및 과도한 스펙의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앞서 사교육걱정이 2016년 10여 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복수응답)에서는 △입사지원서 학력 기재 필요 80% △출신학교명 요구 60% △학교의 소재지 요구 70% 등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 측은 “블라인드 채용 시행 이후 학력과 출신학교 등 개인의 신상파악이 가능한 항목이 사라진 것은 당연한 조치”라면서도 “블라인드 채용 외에도 긍정적 요소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과거 공공부문 이력서에는 △학력 △학점 △자격증 △공인어학성적 △경력 △수상경력 △대내외봉사활동 △해외경험 등의 8대 스펙이 필요했으나 현재는 △어학성적 △직무 관련 자격증 △교육사항 △직무관련 경력 등 4개 요소로 경량화됐다.

다만 실무에 불필요한 어학성적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업 중 과반수가 어학성적을 요구했지만 외국어 실력이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분명히 설명하지 못했다.

사교육걱정 측은 “막연한 이유로 어학능력을 요구한 것이라면 불필요한 어학 관련 취업 사교육을 유발하는 것이기에 즉시 개선되어야 한다”며 “직무 수행에 불필요하거나 직무 연관성이 떨어지는 어학성적 요구는 취업 준비를 위한 또 다른 추가비용을 강요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무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외국어 능력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고 그 관련성을 충분히 적시해야 불필요한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한국 서부발전과 한국 중부발전은 아예 공인어학성적을 요구하지 않았던바, 이는 매우 고무적인 사례이며 이와 같은 추세는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무와 관련 없는 자격증 기재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직무수행에 자격증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는 합리적이지만 직무와 관련이 없음에도 분별없이 자격증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사교육걱정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사례를 우수한 사례로 소개하면서 직무와 관련성 있는 자격증 중 가장 가점이 높은 1개만 우대해 취업준비생들의 과잉 자격증 수요를 줄이면서 합리적 취업대비를 돕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기업은 서류평가 시 교육사항을 중요요소로 평가한다. 사교육걱정이 2016년 조사 당시 교육사항 항목이 80%에 그쳤다면 2018년에는 모든 기업이 이를 평가한다.

사교육걱정 측은 “직무와 관련해 지원자가 어떤 교육을 그동안 충실히 배웠는가를 평가하는 것은 기업들이 결과 못지않게 과정도 중시하겠다는 것이다”며 “실제 업무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양호한 잣대로 볼 수 있기에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편 사교육걱정은 이번 조사뿐만 아니라 기업의 바람직한 채용 사례를 계속 분석하는 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교육걱정 측은 “정부도 블라인드 채용에만 머물지 않고 공기업의 모범 채용 사례를 널리 알리는 등 바람직한 블라인드 채용 프로세스와 노하우를 민간영역에 전파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조사대상 공기업 13곳 입사지원서 스펙 기재란 유무 / 자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사명

어학

성적

자격증

교육

사항

(학교,직업)

직무

관련

(경력,경험)

학점

수상

경력

봉사

활동

해외

경험

한국전력

×

×

×

×

한국중부발전

×

×

×

×

×

한국서부발전

×

×

×

×

×

×

한국토지주택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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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지역난방공사

×

×

×

×

한국가스공사

×

×

×

×

한국수자원공사

×

×

×

×

한국투자공사

×

×

×

×

한국공항공사

×

×

×

×

인천항만공사

×

×

×

×

부산항만공사

×

×

×

×

울산항만공사

×

×

×

×

여수광양항만공사

×

×

×

×

총계

9곳

12곳

13곳

13곳

0

0

0

0

비율

69%

92%

100%

100%

0%

0%

0%

0%

*한국지역난방공사: 지원조건. 어학성적과 지정자격증 중 한 가지 충족

**한국토지주택공사: 어학성적 제한 없음. 그러나 일정점수 이상시 가점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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