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초원에 멈춰버린 시간들…” 몽골 여행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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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초원에 멈춰버린 시간들…” 몽골 여행기(4)
  • 제임스리
  • 승인 2018.12.1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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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1980 화악산’ (꿈과 비전 발간, 2018)
‘소소하지만 확실한 세계사 상식’ (시커뮤니케이션 발간, 2018)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전편에 이어...

마지막 일정으로,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멀리 가지는 못하지만 서울의 교외선처럼 근교를 운행하는 기차를 타보려고 ‘울란바토르 역’ 매표소를 찾아갔다.

숙소를 떠나기 전 가려고 하는 목적지 지명을 현지어로 받아 적었는데, 그 종이쪽지를 매표소에 들이미니깐 직원이 몽골 화폐로 얼마를 달라고 했다.

나는 그 금액을 그 직원에게 지불하고 나서는 대기실에서 약 30분간 기차 출발시간을 기다렸다.

▲ 울란바토르 중앙역 전경

참고로 잠깐 시간이 있어서 “몽골 횡단철도(The Trans-Mongolian Railway)가 어디까지 연결이 됩니까?”하고 궁금해서 역무원에게 물어보았다.

“‘몽골 횡단철도’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되는 시베리아의 ‘울란우데’에서 ‘울란바토르’를 거쳐 중국의 ‘얼롄하오터’까지 이어지며, ‘얼롄하오터’에서는 선로가 바뀌며 베이징까지 연결됩니다”라고 역무원이 설명했다.

그는 덧붙여, “‘처이발상 철도’ 역시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되어 있기에, 몽골정부는 이 두 철도를 서로 연결하는 노선을 건설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디어 ‘구 소련시대’에 만들었을 법한 기차가 플랫 홈에 들어왔는데, 배정 받은 1등 침대칸으로 들어가니 아무도 없어서 나 혼자 4인용 객실을 쓰게 되었다.

▲ 열차 한 구석에서는 석탄을 열심히 때우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보니 옆에 있는 2등 기차 객실이 살짝 보였다.

이곳은 1등 객실과는 다르게 오픈 형태의 객실로서, 차비가 저렴해서 그런지 이곳에는 많은 현지인들이 타고 있었다.

기차가 달리면서 기차 내부에서 석탄을 땔 때 나오는 매캐한 연기가 코를 자극했다.

기관실 쪽을 바라보니 현지 남자직원이 비지땀을 흘리며 열심히 석탄을 화로에 집어넣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복도식으로 되어있는 객실에서 나와서 차창을 통해 펼쳐지는 몽골의 초원을 한참이나 감상하고 있었다.

▲ 멀리 설산이 보인다...

이 때 갑자기 옆 객실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서 가서보니, 현지 경찰관이 한 범죄인을 수갑을 채우고 호송하는 중에 구타를 하고 있는 듯 보였다.

내가 가서 살피니, 현지 경찰관이 계면쩍은지 객실 문을 이내 닫아 버려서 더 이상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길이 없었다.

계속되는 설산, 초원, 말. 양 떼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마침 반대편 객실에서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동양인 여성 관광객들이 우르르 나와서는 내 앞을 지나갔다.

그 중 한 여성이 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봐서 나는 그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이 여성들은 “대만에서 온 관광객들”이라고 했다.

나에게 말을 건넨 여성은 제법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였는데, “일본어와 중국어도 좀 한다”고 하면서, 그녀는 “현재 세계 웬만한 나라는 다 다녀봤다”라고 자랑을 했다.

▲ 역무원끼리 잡담을 하고 있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기차가 약 한 시간여를 달리니 조그만 팻말만 덩그러니 서있는 아담한 역이 나타났다.

나는 역무원에게 다시 수도 울란바토르로 가는 기차시간을 확인하고는, 무작정 이 역에 내렸다.

한국 오지의 시골역과 같은 정겨운 풍경이 엄마 품처럼 다정하게 나에게 다가왔다.

내가 내린 기차가 저 멀리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니 갑자기 내 스스로가 ‘철저한 이방인’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이곳에서 몇 시간 동안 이곳저곳을 방문하고 나니깐, 몇 시간 전에 내가 타고 내렸던 기차가 반대방향에서 다시 역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 시내 한 복판에 있는 서울의 거리 모습

나는 이 기차를 타고 ‘울란바토르 역’에 내렸다.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다가 시내 중심가로 들어가니, 시내 한복판에 ‘서울의 거리’라는 한글 팻말이 눈에 띄었다.

항공기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마지막 일정으로 “시내에서 외국인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다”는 ‘아이리쉬 펍(Irish Pub)’인 ‘그랜드 칸’을 찾았다.

나는 출발시간까지 남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차를 마시면서 열심히 여행일지를 적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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