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 JUSTICE] 법전문가 취미열전 ④- 서원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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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 JUSTICE] 법전문가 취미열전 ④- 서원경 변호사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8.10.23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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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행복한 경험,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 인생의 모토”

※ 이 글은 법조매거진 <LAW & JUSTICE> 11월호에 실리는 글입니다 ※

지난 7월 1일부터 52시간 단축근무제가 시행됐다. 퇴근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퇴근 후 딱히 할 일이 없어 고민인 사람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부쩍 직장인들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 ‘원데이 취미클래스’다. 최근 들어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 문화가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양한 사람들의 기호와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취미 클래스는 한층 각양각색으로 마련되기 시작했다.

서원경 변호사도 원데이 클래스 위주로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하고 있다. 최대한 새롭고 행복한 경험을 많이 해보는 걸 인생의 모토로 하고 있다는 그녀는, 여러 취미생활을 누리면서 삶의 신선한 활력소와 긍정적인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평소 오랜 시간 업무에 집중해야 할 때가 많아요. 육체적,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쉽게 소진되곤 하죠. 언제부턴가 복잡해진 머리를 식히고 힐링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가생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취미활동을 통해 감성적인 뇌를 자극하고 감수성을 풍부하게 쌓으니 확실히 기분전환도 되고 창의적인 사고력도 키워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 삶의 질이 높아지니 업무 효율성도 높아지고, 여유롭고 따뜻한 마음으로 주위 사람들을 대할 수 있는 에너지도 생겼다. 단조롭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신선한 활력소로 작용하는 취미활동 덕에, 때때로 찾아오던 하루의 무료함이 날아간 것은 물론이다.

서원경 변호사에 따르면 취미생활 클래스는 금요일 저녁이나 공휴일 오전‧오후에 주로 개설되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든 편하게 즐길 수 있다. 그녀는 주중 퇴근 후 저녁 시간이나 주말 오후 시간을 주로 이용했다고. 이 중 특히 서 변호사가 경험한 캘리그라피, 여행드로잉, 가죽 공예 취미활동에 대해 소개를 부탁했다.

- 캘리그라피 (Calligraphy)

“캘리그라피란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 혹은 아름다운 서체라는 뜻의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전문적인 핸드레터링 기술이죠. 광고나 간판, 책 표지, 제품 패키지 디자인, 영화포스터, 방송프로그램 타이틀 등에 캘리그라피가 점차 많이 활용되고 있어요. 서예와 비슷하긴 한데, 단순히 의미전달 수단이라는 것에서 벗어나 독특한 번짐, 스치는 효과, 여백의 균형미를 살리는 등 디자인이 가미된 글자이죠.
 

 

클래스에서는 화선지에 붓펜으로 계속 연습을 해보게 하다가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글씨체가 완성되면 액자에 넣을 엽서에 평소 좋아했던 글귀를 적도록 해요. 저는 지극히 평범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실천은 어려운 말인 '살며 사랑하고 감사하며'라는 문구에 감흥을 받아 그 문구를 적었죠. 한 글자 한 글자 화선지에 적어 가다 보니 힐링되는 느낌까지 받아서 더없이 좋았어요. 거실에 액자로 걸어 놓고 지나갈 때마다 제가 만든 캘리그라피 작품을 보며 ‘살며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좌우명이나 마음에 드는 글귀가 있을 텐데, 과거에는 서예작품으로 남기는 게 대세였다면, 이제는 자신만의 디자인까지 가미한 캘리그라피로 적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문구를 써 보는 서원경 변호사

- 여행드로잉

“여행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드로잉 펜, 수채 물감, 스케치북 등 간단한 도구만을 챙겨서 드로잉 여행을 떠나곤 하잖아요? 저는 최근 강릉에 다녀온 후 여행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여행드로잉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했죠.
여행지에서 찍어 온 몇 장의 사진들을 클래스 선생님께 전송하면 그 중 안정적인 구도와 조화로운 색감이 돋보이는 사진을 하나 선택해 주시는데요. 제 경우 강릉의 멋진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진들을 모두 제치고 선교장의 운치 있는 사진이 낙점되었습니다. 시작 전에는 한옥을 세밀하게 그리기가 어려워 보여 다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사실화나 정밀화 수준으로 사물을 묘사할 필요는 없고 여행지의 느낌만 살리면 된다’고 하여 마음 편하게 시작하게 되었죠.

선정된 사진을 스케치했다.

미술용 대형 캔버스가 아니라 A4 사이즈의 머메이드지에 수채화용 색연필로 아기자기하게 색감을 표현하는 클래스였습니다. 자신만의 감성과 마음을 담아 여행의 서정적 풍경을 부담 없이 표현하도록 도와주신 선생님 덕분에 2시간 만에 제 작품을 만들게 됐어요.

 

무더위가 계속되는 한여름 주말에 좋은 음악이 흐르는 속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그림을 그리는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는지요. 다음 여행지에서는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그 자리에서 직접 멋진 작품을 남겨 보려고 해요.”

- 가죽공예

“소위 ‘명품’이라는 물건들을 지니면 세련미와 품위가 올라가고 클래스가 달라 보일 것 같은 착각을 할 때가 있는데요. 물질이란 것이 사람의 마음을 채워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가치를 대변할 수도 없다는 것을 느껴요. ‘명품’이 사전적 정의 그대로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이라고 한다면, 오히려 자신만의 아이덴티티와 오리지널리티를 보여주는 작품이 곧 명품 아닐까요.
그래서 저만의 명품을 만들겠다고 마음먹고는 가죽공예 클래스를 신청하여 가죽백, 지갑, 여권케이스, 파우치, 열쇠고리 등을 손수 제작해 보았습니다. 바느질은 초보 수준이라 꾸역꾸역 겨우 완성했는데, 가죽에 바늘구멍을 내기 위해 목타를 힘껏 내리칠 때는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가는 듯 했죠.

 

가죽 재단과 바느질 작업을 하기 위한 사람들의 재빠른 손놀림, 요란한 작업 소리들, 현란한 색상의 가죽들, 부산한 수강생들의 움직임 등 클래스의 분위기가 정적이지 않고 다이나믹 해서 더욱 저랑 잘 맞았어요.
하지만 제가 완성한 작품의 삐뚤빼뚤한 바느질을 보니 ‘그래도 명인은 따로 있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웃음). 초보인지라 저의 핸드메이드 창작물의 품질은 담보할 수 없지만, 이것이 저만의 명품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가죽공예 클래스에서는 오래 남는 나만의 가죽 작품과 가죽 디자인 자격증까지 손에 쥐게 되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았어요. 자신이 만든 유일무이한 작품을 특별한 날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면 정말 특별한 선물이 될 거예요.”

서원경 변호사가 손수 만든 작품

100세 시대에 접어든 이후, 제2의 인생 설계도 이제는 필수가 되었다. 서원경 변호사도 이런저런 취미 생활을 해보다가 적성과 흥미에 맞는 활동을 발견하면, 은퇴 이후 제2의 직업으로 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캘리그라피 클래스를 수강하신 분 중 자신이 운영하는 상점 간판과 광고에 자신의 캘리그라피 작품을 활용하거나 제품 디자인에 접목시키고서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분들이 있어요. 가죽공예 클래스에서 자격증을 취득하고서 직접 가죽공방을 창업하여 운영하시는 분들도 있죠. 이렇게 스스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제2의 직업으로 삼는다면, 은퇴 이후가 오히려 기다려질 지도 모르겠어요(웃음).”

서원경 변호사는 앞으로 ‘바리스타’ 클래스를 수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소에 커피를 즐겨 마시는 그녀이지만 커피의 진정한 맛과 향을 제대로 알고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전문적인 커피 이론을 배우고, 커피 추출과 메뉴 개발과 같은 실습 과정까지 소화하겠다는 포부다.

또한 미술 관련 클래스가 한층 다양해진 것을 기화로 북유럽 감성을 담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보태니컬 아트 글래스, 매스미디어의 이미지를 살린 대중예술로서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팝아트 초상화 클래스, 밥 로스 아저씨 덕분에 누구나 쉽고 즐겁게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 유화 클래스 등 여러 심도 있는 미술 클래스도 꾸준히 수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녀에게 취미생활은 더 이상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일부분이 된 듯 보였다.

정리 김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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