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인도양의 숨은 진주” 몰디브여행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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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리의 여행칼럼> 밖으로 나가면 세계가 보인다-“인도양의 숨은 진주” 몰디브여행기(2)
  • 제임스리
  • 승인 2018.10.1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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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리(Rhee James)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1980 화악산’ (꿈과 비전 발간, 2018)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전편에 이어...

여행 둘째 날

오늘 밤에는 이곳 몰디브에서 스리랑카와 태국 방콕을 거쳐 한국으로 가야하기에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부지런히 움직였다.

일단 어제 갔었던 ‘말레 섬’으로 다시 페리를 타고 가서 오전 내내 섬 전체를 찬찬히 둘러봤다.

선착장으로 돌아와서는 행선지도 모르는 이웃 섬을 가봐야겠다고 결정한 후 시간대가 제일 빠른 페리를 발길 닿는 데로 잡아탔다.

▲ 숙소 뒤에 위치한 해변 전경

페리를 타고 약 20분 걸려 도착한 이름 모를 섬은 온통 공장지대였는데, 여기저기 산업시설물 밖에는 보이지 않았고 섬 전체를 집어삼킬 듯이 매연이 코를 찔렀다.

나는 “이 섬에서 갈만한 곳이 있느냐?”라고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물어봤으나 언어 소통이 잘 안되어 그냥 나 혼자서 섬 가운데로 나있는 길을 따라 무작정 걸어 들어갔다.

길거리는 온통 비포장도로라서 얼마가지 못해 신발이 온통 진흙으로 뒤범벅되어 더 이상 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포기하고 다시 페리 선착장으로 되돌아왔다.

▲ 말레 섬 해변공원 모습

마침 선착장에는 페리를 기다리는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현지 남성이 있었는데, 동양인이 혼자서 배낭 하나만 달랑 들고 온 내 모습을 보고 신기했던지 제법 유창한 영어로 먼저 말을 건넸다.

그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몰디브에는 사진에 나오는 그러한 에메랄드빛 바닷가 풍경을 끼고 있는 관광 리조트가 약 90개 정도 되지만, 그 밖에는 다른 나라 사람들 사는 것처럼 섬마다 각자의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 ‘말레’가 있는 ‘말레 섬’, 공항이 있는 ‘훌룰레 섬’을 비롯하여 농업을 주로 하는 섬, 교도소 등 교화시설이 있는 섬, 공장 등 산업시설이 있는 섬, 무인도 등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나에게 알려주었다.

▲ 이름 모를 인근 섬 전경

나는 페리를 타고 다시 ‘말레 섬’으로 돌아와서 공항으로 가는 페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신사복을 입고 서류가방을 들고 페리를 기다리는 점잖게 생긴 40대 후반의 인도인 남성을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었다.

그는 “사업차 몰디브를 한 달에 한 두 차례 방문하는데, 이번에도 사업차 왔다가 출국 차 지금 공항으로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게이’이기에 그런 이유로 아직 이성과 결혼을 하지 못했는데, 아직도 사회적 편견이 심해서 사회생활이 남보다 몇 배는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이 살짝 짠해졌다.

▲ 말레 섬으로 가는 페리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 보이는 빌딩 모습

드디어 공항으로 가는 페리가 선착장에 다가오자 항공사 제복을 잘 차려입은 몇몇 조종사들이 여승무원들과 함께 페리에 올라탔다.

이 작은 보트형태의 페리에 약 20 명 정도가 탔는데, 내가 앉은 좌석 건너편에는 20대 후반의 몰디브 여성 두 명이 ‘히잡’을 둘러쓰고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느 덧 페리는 공항이 있는 ‘훌룰레 섬’에 가까이 다가갔다.

문제는 내 건너편에 앉아있던 한 몰디브 여성이 넘실거리는 파도 때문에 배 멀미가 심했는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먹은 것을 페리 바닥에 다 토해내고 말았다.

▲ 학교 담벼락 벽화모습

덕분에 그녀 바로 옆에 앉아있던 항공사 제복을 입은 젊은 조종사 옷에 구토물이 튀겨 나가면서 순식간에 페리 안은 아수라장이 되면서 주위에 있던 승객들도 여기저기서 아우성을 쳤다.

나는 마침 배낭에 있는 물티슈가 생각이 나서 얼른 꺼내어 어쩔 줄 몰라 하는 그 여성에게 건네주자 그녀는 고마워하는 눈빛으로 나에게 답례를 해왔다.

몰디브를 떠나면서 몰디브의 ‘에메랄드 빛 환상’은 이렇게 무참히 깨져버렸다.

그러나 몰디브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에서 창문을 통해 내려다 본 몰디브의 그림엽서 같은 산호섬들은 다시 내 가슴 속 깊이 들어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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